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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순 "레고랜드 협약서 일부 삭제해 도의회 열람 직접 지시"

연합뉴스

"비밀 유지 지키기 위한 조치…법적 공개 의무 없는 내용 제외" "법률 자문으로 배임 우려 해소…매몰 비용 커 중단 고려 안 해"

최문순 "레고랜드 협약서 일부 삭제해 도의회 열람 직접 지시"
"비밀 유지 지키기 위한 조치…법적 공개 의무 없는 내용 제외"
"법률 자문으로 배임 우려 해소…매몰 비용 커 중단 고려 안 해"

2022년 3월 춘천 레고랜드 리조트 준공식 (출처=연합뉴스)
2022년 3월 춘천 레고랜드 리조트 준공식 (출처=연합뉴스)

(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가 춘천 레고랜드 조성 사업과 관련해 2018년 영국 멀린사와 맺은 총괄개발협약(MDA)의 일부를 삭제한 문서를 강원도의회에 열람용으로 제공하도록 직접 지시했다고 법정에서 밝혔다.

최 전 지사는 27일 춘천지법 형사2부(김성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국고 등 손실 등 혐의 사건 속행 공판에서 공동 피고인인 전 강원도청 글로벌통상국장 A씨의 공소사실에 관한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검사가 도의회 열람용 MDA에서 일부 내용을 삭제하도록 누가 지시했는지 묻자 "제가 명확히 지시했다"고 답했다.

최 전 지사는 "멀린사와 비밀유지협약을 맺었기 때문에 협약 내용 중 법적으로 공개할 의무가 없는 사항을 삭제하도록 한 것"이라며 "비밀유지조항을 지키지 않으면 민형사상 책임을 져야 했다"고 설명했다.

강원도와 멀린사, 엘엘개발(현 강원중도개발공사·GJC)은 2018년 5월 레고랜드 사업 주체를 엘엘개발에서 멀린사로 바꿔 사업을 추진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총괄개발협약'을 맺었다.

그러나 2020년 멀린사가 도에 지급하기로 한 임대수익률이 최초 알려진 30.8%가 아닌 3%로 대폭 삭감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도의회 보고 누락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도의원들은 협약의 타당성을 재검증하고자 MDA 원본 열람을 추진했으나 도가 비밀유지서약서 서명을 요구하면서 열람이 무산된 바 있다.

이에 검사는 임대수익률 삭감 등 도에 불리한 내용이 열람용 MDA에서 빠진 경위를 따져 물었다.

최 전 지사는 "임대수익률 변동은 주주총회 보고사항이고, 강원중도개발공사의 수익으로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의회에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할 사항이 아니었다"고 진술했다.

최문순, 반갑습니다 (출처=연합뉴스)
최문순, 반갑습니다 (출처=연합뉴스)

이날 공판에서는 MDA 체결에 따른 GJC의 멀린사 800억원 지급 문제를 놓고 최 전 지사와 A씨 사이에 '배임 가능성'에 관한 이견이 있었던 구체적인 정황도 밝혀졌다.

최 전 지사는 "당시 A씨가 '멀린사는 투자금을 내지 않았는데 우리만 800억원을 내면 배임 소지가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며 "이에 멀린사와 같은 시기에 투자금을 분할해서 지급하는 방식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법무법인에 세 차례 자문했는데, 처음 두 차례는 배임 소지가 있다는 의견이었지만 3차 자문에서는 배임이 되지 않는다는 확정적인 자문 결과를 받았다"고 부연했다.

검사가 법률 자문 이후에도 A씨가 명예퇴직한 경위를 따져 묻자 "800억원 지급과 관련해 법적인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강한 의견을 제시했고, 그 문제로 저에게 퇴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A씨가 자문 결과와 관계없이 퇴직 의사를 굳혔다는 점을 강조했다.

당시 사업 중단을 고려하지는 않았느냐는 물음에는 "문화재를 4년 넘게 발굴하고 있었고, 매몰 비용이 워낙 컸기 때문에 중단할 수 없었다"고 했다.

최 전 지사는 2014년 도의회 의결을 얻지 않고 채무보증 규모를 210억원에서 2천50억원으로 늘리는 등의 과정에서 도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현 공소청)은 영국 멀린사의 요구를 충족시키고자 도의회 의결 없이 대출금 한도액을 늘려 결과적으로 1천840억원의 손해를 끼쳤다고 판단했다.

최 전 지사는 또 2018년 도의회에 허위 정보를 제공해 동의를 얻은 후 총괄개발협약을 맺고, 그 협약에 따라 GJC가 멀린사에 800억원을 지원하도록 지시함으로써 GJC에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최 전 지사와 함께 전 글로벌통상국장 A씨도 기소했다. 한때 GJC 대표를 겸임했던 A씨는 레고랜드 사업 진행과 관련해 도 지휘부와 이견을 보이다 2019년 8월 명예퇴직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10일과 24일, 12월 15일 공판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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