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중국 증시 5월 이후 3200조원 증발....美 기술 통제 속 주가 폭락[이석우의 차이나24]

이석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시험대 오른 中 'AI 굴기'…AI 관련주, 시총 40% 넘어
국가 지원에도 내수·수익성 부진…시진핑 4연임 앞두고 부양책 부담
NYT 매도세 중국 경제 불안과 당국 대응에 대한 의구심 반영

중국의 인공지능(AI) 관련주가 최근 폭락하고 있는 가운데 베이징의 한 객장에서 투자자가 지수들을 쳐다보고 있다. 뉴시스
중국의 인공지능(AI) 관련주가 최근 폭락하고 있는 가운데 베이징의 한 객장에서 투자자가 지수들을 쳐다보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중국 증시의 시가총액이 5월 이후 2조4000억달러(약 3200조원) 증발했다.

인공지능(AI) 관련 주가 폭락하면서 중국 정부의 야심 찬 'AI 굴기'가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첨단기술 통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중국의 내부 수요 부족이 위기를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7일(현지시간) 미국과 패권 경쟁을 하고 있는 중국에서 AI 붐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가디언은 AI의 발전 전망을 둘러싼 우려 속에 최근 반년 새 중국 증시에서 수천조원이 증발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런 상황에서도 중국 지도부가 당장 새로운 부양책을 내놓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중국 상하이증시에서 기술·혁신기업주를 주로 추종하는 '커촹반(STAR)50' 지수는 지난 6월 이후 40% 급락했다.

중국 본토와 홍콩 증시에서 AI 관련주는 이미 시총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AI 관련주가 하락하면 그 충격은 중국 증시 전반으로 번질 수밖에 없다.

CSI300 지난주까지 11주 연속 하락... 약세장 진입

중국 본토 대표지수인 CSI300은 지난주까지 11주 연속 하락했다. 지난 22일에는 최근 고점 대비 낙폭이 20%를 넘어 통상적인 약세장 기준에 들어섰다. 상하이종합지수는 27일에도 1.33% 하락했다.

가디언은 급락 상황이 중국 정부가 미국과의 AI 패권 레이스에서 앞서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는 있으나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내수의 힘이 부족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AI 산업 육성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왔다. 이달에는 600억위안(약 12조원) 규모의 AI 투자펀드가 자극 개발업체들에 자금을 투자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오랫동안 이어져 온 경기 침체 속 중국 일반 소비자들의 지갑은 열리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가 AI의 주요 응용 분야인 휴머노이드 로봇에도 전폭적인 지원을 하면서 관련 산업이 커지고는 있으나 기업들은 수출은 막히고 내수는 부족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컨설팅기업인 유라시아그룹의 댄 왕은 "올해 이익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은 금리를 올리고 있고, 중국의 내수는 매우 부진하다"고 평가했다.

이로 인해 기술 기업들 사이에 전반적으로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로이터통신 지난 26일 "중국에서는 AI 거품이 이미 터졌다"라는 제목의 분석 기사를 내놓고 AI 관련주의 추가 하락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서 AI 거품 터졌다"... CXMT 한 달 새 25% 하락

로이터는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2년동안 이어진 주가 상승세에 급제동이 걸렸다며, AI 수요와 수출 제약에 대한 우려로 기술주의 높은 기업가치 평가가 무너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상장 당시 개인투자자 청약 경쟁률이 8000대 1에 달했던 유니트리와 같이 정부 차원에서 밀어주는 것처럼 보였던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급락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은 커졌고 자연히 투자 열풍도 식었다.

D램 반도체 산업에 도전하고 있는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주가도 한 달 새 25% 넘게 하락했다.
이에 따라 기술 기업들의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 조달도 둔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콩 로터스자산운용의 홍하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금 벌어지는 상황 때문에 많은 기업이 상장 추진 계획을 멈출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즈(NYT)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이번 매도세가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과 당국의 대응이 충분한지에 대한 의구심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email protected] 이석우 국제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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