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조정 기준 명확하게"...금융위, 부실채권 관리체계 전면 개편
장기연체채무 신속 정리 및 재기 지원 체계 마련
금융공공기관 부실채권 관리체계 개편..연체자 보호
[파이낸셜뉴스] 금융당국이 금융공공기관의 부실채권 관리체계를 개편·통일해 장기 연체자를 보호한다. 상환 능력이 없는 데도 연체 채권의 소멸시효를 끝없이 부활시켜 '빚의 굴레'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게 하는 현황을 개선하는 것이다. 금융 당국은 포용금융 종합평가체계도 마련해 은행권이 어려워서 미뤄왔던 각종 과제들을 적극적으로 시도하도록 유인한다.
28일 금융위원회가 서울 강남구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양재타워에서 제7차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서는 포용금융 종합평가체계 도입과 채무조정 정책 현황, 금융공공기관 부실채권 관리 개선, IBK기업은행의 포용금융 추진방안 등이 논의됐다.
금융당국은 보다 신속하고 원활한 채무조정을 위해 금융공공기관의 연체채권 소멸 기준을 재정비한다. 상환능력 중심의 시효관리를 통해 빚을 갚을 능력이 없는 이들의 재기를 지원하는 것이다. 연체가 5년이 넘어 최초 소멸시효가 도래하는 시점에 상환능력 평가를 진행해 상환능력이 없다면 소멸시효가 완성된 것으로 본다. 특히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연금수급자, 국가유공자로서 생계지원금 수급자는 연체 금액과 관계없이 별도 심사 없이 시효를 완성해 더 이상의 추심을 막는다. 이후 시효가 연장된 경우에도 연체 15년이 지나 2차 소멸시효가 도래한 채권은 재산 은닉 등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소각한다. 금융당국은 이같은 방식으로 금융기관별 채권 관리기준을 통일한다.
이 밖에도 골든타임 내 신속한 채무조정, 인센티브 제고와 인프라 정비가 추진된다. 연체 15년 이상 장기 부실채권은 내년 하반기까지 단계적으로 정리된다. 5년 이상 7년 이하 5천만원 이하 부실채권도 심사를 거쳐 소각 또는 매각된다. 또한, 대위변제 전 채무조정 신청 허용, 상각 전 원금 감면 허용 등이 도입될 예정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1년간 성실상환자 신용회복 지원, 새도약기금 및 새출발기금 운영을 통해 연체채무를 정리해 왔다. 5대 금융지주의 자체 채무조정 실적은 2025년 상반기 1조6500억원, 하반기 2조6600억원에서 2026년 상반기 2조2700억원으로 증가했다. 소각 실적도 같은 기간 4073억원, 4708억원, 1조5211억원으로 늘었다.
금융위는 금융회사가 포용금융을 경영체계에 내재화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포용금융 종합평가체계 도입방안'도 발표됐다. 17개 국내은행을 대상으로 지배구조(10%), 자금공급(35%), 채무조정(35%), 사회적배려(10%), 비금융서비스(10%) 등 5개 부문에서 평가가 이뤄진다. 평가 결과는 S·A·B·C 등급으로 구분해 대외 공개되며, 서민금융진흥원 출연금 가중·감경(최대 20%), 금융소비자보호법상 과징금 감경, 경영실태평가 반영 등 인센티브와 페널티를 통해 실효성을 높인다. 2026년도 평가는 시범운영으로 우수기관만 발표되고, 차년도부터 인센티브가 적용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금융권이 단순히 정부 요청에 응답하는 수준을 넘어 자발적으로 포용금융에 나서야 한다"면서 "포용적 금융으로의 대전환은 금융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찾아가는 과정이자 금융 패러다임을 재설계하는 체질 개선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간담회에서는 이규복 금융연구원 박사는 "연체자도 고객임을 인식하고 고객이익최선의 원칙에 따라 연체관리와 추심업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순덕 롤링주빌리 이사도 "상환능력과 회수실익 중심 심사, 소각 요건 충족 채권의 신속 종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IBK기업은행은 2030년까지 30조원 이상을 지원하는 '희망On-IBK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IBK형 개인 신용 재도약 프로그램, 1조원 규모의 착한금리 포용금융 대출(연 4.9% 단일 고정금리, 최대 2000만원, 10년간), IBK미소금융재단에 최대 1000억원 출연, IBK미래준비대출 출시 등이 포함된다. 기존 포용금융 지원도 확대되어 희망On 안심고정금리 대출(1조원), IBK 소상공인 더드림 패키지(8조5000억원) 등 다양한 상품이 공급된다.
[email protected] 박문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