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웠던 폐철길 환해졌다"… 도시숲·정원 문화공간 변신
국가철도공단, 전국 8개 사업 선정
578억원 투입해 녹지공간 등 조성
철도부지 내 통로박스에 벽화 그려
관광자원 개발 등 지역경제 활성화
열차가 더 이상 다니지 않는 폐선부지와 교량 하부 등 철도 유휴부지가 도시숲과 정원,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철도 수송 기능을 잃은 국가 소유 부지를 주민 생활공간으로 되살려 지역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관광 수요가 기대되는 부지에는 민간 개발 아이디어를 모집하고, 노후 철도 시설에는 예술을 입힌다.
국가철도공단은 지난달 29일 '2026년 철도 유휴부지 활용 사업' 선정 심의를 거쳐 전국 8개 사업을 최종 선정했다고 28일 밝혔다. 공단은 지난 6월까지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했다. 내·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심의위원회가 사업 계획의 적정성과 주민 의견 등을 종합 평가해 대상을 가렸다.
올해 선정된 사업은 영남과 호남 7개 지자체에 분포하며, 경북이 4곳으로 가장 많았다. 경주시 금장낙안 도시생태숲, 포항시 무궁화동산 조성관리, 영천시 신녕역 폐철도 탄소저감 도시숲과 금호읍 황정리 실외정원 조성 사업이 선정됐다. 영천시는 2개 사업이 동시에 뽑혔다.
이 밖에 부산 기장군의 기장 오션블루레일 구축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화순군의 화순 철길숲 조성 사업도 포함됐다. 경남에서는 진주시의 내동 참 이야기길 조성과 하동군의 하동 폐철도 생태철길 조성 사업이 이름을 올렸다.
선정된 지자체는 올해 말부터 총 578억원을 투입해 32만2000㎡ 규모의 철도 유휴부지에 녹지공간과 실외 정원, 문화시설 등 주민 편의시설을 조성한다. 국토교통부와 공단은 기부채납 절차를 거쳐 지자체가 해당 부지를 최대 20년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지자체는 부지 매입 부담 없이 주민 편의시설을 확충할 수 있게 된다.
공단은 관광 잠재력이 큰 부지를 대상으로 민간 개발 아이디어도 모집한다. 강원 양양군 현남면 지경리 9의 6 일대 약 3만2603㎡(약 9862평) 규모 철도 유휴부지에 대한 민간 제안 공모를 오는 12월 31일까지 진행한다. 대상지는 지경해수욕장과 가깝고 남양양IC와 국도 7호선을 통한 교통 접근성이 우수하다.
인근에서 LF복합리조트 개발도 추진되고 있어 관광 수요와 연계한 개발 잠재력이 높은 입지로 평가된다. 공단은 자연환경과 주변 관광자원, 교통 여건을 살린 민간의 창의적인 개발 아이디어를 받을 계획이다. 정진혁 국가철도공단 이사장은 "민간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지역 활성화와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노후 철도 시설을 문화공간으로 바꾸는 작업도 이뤄졌다. 공단 호남본부는 광주특별시 남구 송하동 철도부지 내 통로박스에 지역 예술인과 함께 벽화를 조성했다. 주민 통행이 잦은 통로박스의 낡은 벽면을 개선해 밝고 쾌적한 보행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다.
벽화에는 공단 캐릭터 '레일로'와 철길을 활용한 디자인으로 송하동의 이야기를 담았다. 지역 예술인과 공공기관을 연계하는 '예술로 지역사업' 참여 작가들이 디자인을 기획했고 광주벽화조형연구소도 참여했다.
호남본부 임직원 20여명도 직접 채색에 힘을 보탰다. 민병균 공단 호남본부장은 "앞으로도 철도자산을 활용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공단은 2015년부터 매년 철도 유휴부지 활용 사업 공모를 통해 49개 지자체와 81개 사업을 추진해 왔다. 앞으로도 국토부와 함께 철도 유휴부지를 주민 편의 증진과 관광자원 개발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공간으로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정 이사장은 "철도 교통 수송의 역할을 다한 유휴부지가 지역에 필요한 생활·문화공간으로 새롭게 활용될 수 있어 매우 뜻깊다"며 "앞으로도 지자체와 긴밀히 협력해 철도 유휴부지의 활용 가치를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정경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