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에서 1만까지…내년 코스피 전망, 증권사별 '천차만별'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한때 일제히 '1만피(코스피 1만 포인트)'를 외치던 증권가의 내년 코스피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코스피 하단 전망치는 5000까지 내려갔고, 상단은 1만 포인트까지 나온다. 상반기에 증시가 강할지, 하반기에 강할지에 대한 전망도 갈린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년 코스피 전망치를 내놓은 6개 증권사(키움·신한·대신·한화·유안타·iM증권)의 예상 밴드는 최저 5000에서 최고 1만 포인트로 집계됐다.
가장 보수적으로 전망한 곳은 신한투자증권이다. 내년 코스피 예상 밴드를 5000~8000으로 제시하고, 연말 적정 지수는 7000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기업들의 높은 이익이 이어지더라도 주가가 이를 얼마나 반영할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판단이다. 반도체 업황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여전해서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가 인정하는 반도체 초과이익은 약 1.9년 치"라며 "2027년 고이익 실현과 2028년 이익 급감이 없다는 점이 확인되면 시장이 인정하는 초과이익 기간은 2.5년 치로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스피는 2026년 말까지 횡보한 뒤 2027년 1분기 분할 매수, 2분기 200일선 하락으로 추세 회복 문턱이 낮아지는 경로"라며 "하반기 지수 수준이 더 높아도 공급 논쟁과 매물대로 기대수익률은 상반기가 높다"고 덧붙였다.
가장 낙관적으로 전망한 곳은 유안타증권이다. 코스피 예상 밴드를 6000~1만으로 제시했다. 인공지능(AI)·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성장과 외국인 수급 개선이 지수 상승을 이끌 것으로 봤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27년 코스피는 AI·반도체 대표주의 실적 추가 도약과 점진적인 밸류에이션(평가가치), 수급 정상화에 발맞춰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최선의 시나리오에서는 지수가 1만 2000선까지 추가 도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장권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내년 코스피는 기업들의 주당순자산(BPS) 증가에 힘입어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상반기에는 반도체·IT하드웨어가 상승을 주도하고, 2분기부터는 금리 상승 압력 완화와 원화 강세에 힘입어 은행·철강·운송·유틸리티 등으로 상승세가 확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신증권은 한화투자증권, 유안타증권과 달리 상반기 반등 이후 하반기 상승세가 둔화하는 '상고하저'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3분기부터는 주식 투자 비중을 줄일 것을 조언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반기는 이익에 비해 과도하게 낮아진 주가가 제자리를 찾는 구간"이라며 "하반기에는 수출·이익 증가율이 낮아지는 반면 유가와 곡물가격 상승이 물가 부담을 가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증시를 이끌 주도주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반도체의 이익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2차전지와 금융, 조선 등 다른 업종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확산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2027년은 업종 선택지를 다변화해야 하는 시기"라며 "상반기 미국 장기금리 부담과 AI 투자 확대에 따른 현금흐름 악화, 반도체 이익 증가율 둔화 우려 등으로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추천 업종으로는 반도체·IT하드웨어·기계·은행 및 지주사를 꼽았다. 건설·조선·바이오·자동차 등도 투자 대안으로 제시했다.
대신증권 역시 상반기에는 반도체와 AI 관련주가 반등을 이끌겠지만, 하반기에는 실적 둔화와 비용 상승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험·배당주·필수소비재 등 방어적 업종의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성장 전망 자체가 꺾인 것은 아니다. 증권사들은 반도체 기업들의 높은 이익 수준이 이어질 것으로 보면서도 주가가 이를 반영하는 속도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한 연구원은 "내년 증시에선 높은 이익 수준을 얼마나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을지가 중요한 변수로 부상할 수 있다"며 "향후 이익 증가율의 둔화 속도가 시장 예상보다 완만하게 나타난다면 최근의 밸류에이션 불신 현상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