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금융위기發 부실 이전' 사전 차단…'금융사 신속정리제도' 도입 추진

뉴스1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내 금융위원회 모습. 2026.10.13 ⓒ 뉴스1 이종덕 기자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내 금융위원회 모습. 2026.10.13 ⓒ 뉴스1 이종덕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금융당국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3년 실리콘밸리은행(SVB)발 디지털 뱅크런 등에 따른 금융사 부실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신속 정리 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공익상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인허가 취소 등 다양한 정리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각종 절차 면제로 정리 전 과정에 신속성도 확보할 방침이다.

금융위, 내달 '금산법·예보법 개정안' 입법예고

금융위원회는 29일 이런 내용을 담은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 및 예금자보호법(예보법) 개정안을 다음 달 2일부터 12월 14일까지 입법예고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관계 부처 협의와 규제개혁위원회·법제처 심사, 금융위 및 차관회의·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국회에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7월 금융위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금융사 신속정리제도 도입 추진 계획을 보고한 바 있다.

미국·영국 등 해외 주요국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뱅크런 등 부실 시 신속한 정리를 할 수 있도록 정리 제도를 정비해 왔지만, 우리나라는 그간 사전 위기대응체계 및 유동성 지원 중심으로 제도를 정비해 현행 제도로는 위기 시 해외 주요국 수준의 신속한 대응이 어려운 측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행 금산법상 정리 제도는 부실(우려) 금융사에 대한 적기시정조치 이후 금융사가 이를 이행하지 못하는 경우에 한해 정리 처분을 할 수 있다. 상법상 이해관계가 보호 절차와 국가계약법상 입찰 절차 등을 거쳐야 해 부실 포착 시점부터 계약이전까지 통상 약 150일이 소요된다.

그사이 부실 금융회사의 정리가 지연되면 정리 비용이 상승하고 예금인출 정지가 장기화해 시장 불안이 확산할 우려가 있다. 이에 금융위는 지난 2023년부터 관계기관 및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TF를 통해 정리 제도 방안을 논의해 왔으며, 올해 상반기부터 최종 논의를 거쳐 도입 방안과 관련 법률 개정안을 확정했다.

시스템 리스크 선제 차단…발동 요건은 '예외적 상황'으로 한정

개정안 핵심은 부실 확산에 따른 시스템 리스크에 신속·선제적 대응, 권리 제한 등을 보완하기 위한 안전장치 마련 등이다.

우선 정리 대상은 금산법상 금융기관 중 예금보험기금 자금 지원을 할 수 있는 금융사로 한정했다.

여전사·자산운용사·신탁사 등은 예보법이 적용되지 않아 활용할 수 있는 처분이 제한적일 뿐만 아니라 예·적금과 같은 수신 기능이 없고 투자자 자금이 별도 수탁기관에 보관돼 있어 뱅크런 가능성이 작아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농·수협은행 및 상호금융은 개별법에 따른 감독·정리 체계를 갖춰,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발동 요건은 예외적 상황으로 한정했다. 금융기관이 △부실 또는 부실 우려 금융기관에 해당 △해당 금융기관으로 인해 중대한 금융위기가 초래되거나 금융시장의 안정이 현저히 저해될 우려가 있을 경우 △적기시정조치 등 금산법상 다른 처분으로는 이를 방지할 수 없는 긴급한 필요가 있어 공익상 필요한 경우 등에 한해 금융위가 신속 정리 대상 금융기관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지정은 재정경제부·금융감독원·예금보험공사·한국은행이 참여하는 금융위에서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토록 해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했다.

정리 수단 확대…인허가 취소 등 다양한 조치 구비

정리 수단은 확대한다. 영업정지 및 임원 직무 정지·관리인 선임을 비롯해 △계약이전 △제삼자 인수 △감자(주식 소각·병합) △인허가 취소 등을 마련한다.

현행 금산법상 적기시정조치 및 정리 처분에 상응하는 모든 정리 조치 중 영업양도·합병을 제외하고 모두 할 수 있게 된다. 위기 상황, 인수자 존재 여부, 자산 규모 등을 고려해 최적의 정리 방식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정리 전 과정은 크게 단축한다. 국가계약법·행정절차법·상법·금산법·공정거래법 등 관련법의 각종 절차 면제를 할 수 있도록 한다.

예금보험공사가 계약이전·제삼자 인수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국가계약법에 따른 경쟁입찰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신속 정리의 경우 수의계약을 할 수 있도록 한다.

또 △행정절차법상 사전통지(청문 10일 전) 및 의견 청취·의견제출(10일 이상) 의무 △상법·금산법상 이사회 및 주주총회 결의 및 반대주주 주식매수 청구·채권자 이의 제출 절차 △공정거래법상 기업결합심사(최대 90일)를 생략할 수 있도록 했다. 자산·부채 실사는 예금보험공사가 1~2일 내 잠정평가로 실시한 후 사후 확정 실사를 하도록 한다.

이를 통해 현행 약 150일이 소요되는 기간을 주말을 포함해 3~4일 이내에 완료할 수 있게 된다.

안전장치도 마련한다. 주주·채권자의 손실이 청산·파산 절차를 거쳤을 경우 부담했을 손실보다 크지 않도록 보전해 정리 종료 후 금융위에서 선정한 외부 전문기관의 정산 실사를 통해 청산 기준 손실을 산정해 그 차액이 있는 경우 예금보험기금에서 보전하도록 한다.

아울러 금융위는 처분 이후 6개월 내 정리 관련 내용과 이유 및 결과 등을 국회 정무위원회에 사후 보고해야 한다.

금융위는 "개정안이 제도화된다면 금융사의 급격한 부실이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되는 것을 차단하고 위기 시 신속한 정리를 통해 금융시장 안정과 금융소비자 보호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