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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HBM 승부수 통했다…"내년 물량도 '완판'"

뉴스1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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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를 앞세워 인공지능(AI) 메모리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HBM4 매출이 급증하며 시장 점유율 목표를 조기에 달성한 데 이어 내년 공급 물량까지 모두 판매했다. AI 투자 확대로 메모리 공급 부족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장기공급계약(LTA)도 확대하고 있어 향후 실적의 안정성까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HBM4 비중 60% 수준…삼성의 승부수 적중

2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HBM4 매출은 전 분기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전체 HBM 매출에서 HBM4가 차지하는 비중도 60% 수준으로 높아졌다.

이는 삼성전자가 HBM4를 본격적인 실적 성장 동력으로 확보했다는 의미다. 이전 세대 제품보다 성능과 전력 효율이 중요한 HBM4 시장에서 판매를 빠르게 확대하면서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삼성전자가 제시했던 목표를 실제로 달성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이날 오전 열린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HBM4 매출 비중 확대는 지난 실적발표에서 제시한 판매 목표에 부합하는 결과"라며 "전체 D램 시장 점유율과 동등한 수준의 HBM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도 3분기에 이미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BM4는 기존 HBM보다 높은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요구하는 차세대 AI 반도체에 탑재되는 핵심 메모리다. 삼성전자는 1c(10나노급 6세대) D램과 자체 4나노 파운드리 공정으로 생산한 베이스다이를 적용해 제품 경쟁력을 강화했다.

이 같은 전략은 실적에도 반영됐다. 3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영업이익 106조 5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HBM4 판매 확대와 서버용 D램·SSD 수요 증가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증권가에서도 HBM4를 삼성전자의 경쟁력 회복을 이끌 핵심 제품으로 평가한다. 한화투자증권은 전날 보고서에서 삼성전자가 HBM4를 통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HBM4를 기점으로 경쟁력 회복과 기업가치 재평가가 본격화될 것으로 판단"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 HBM4E 양산을 시작하고 하반기 생산량을 본격 확대해 기술 경쟁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2028년까지 공급 부족…'장기계약'이 실적 체질 바꾼다

삼성전자가 내년 HBM 공급 물량을 이미 '완판'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AI 반도체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공급자에게 유리한 시장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 부사장은 "2027년 HBM 공급 물량은 제품 경쟁력을 감안한 목표 수준의 가격으로 협상을 완료해 이미 솔드아웃된 상태"라며 "주요 고객사들의 추가 공급 요청도 지속해서 접수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공급 부족은 2028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 업체들이 설비투자를 늘리더라도 신규 공장 건설과 장비 도입, 실제 생산까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HBM 자체의 생산 특성도 공급 확대를 제약하는 요인이다. 차세대 HBM4E와 HBM5는 칩 면적이 커지고 공정 단계도 증가해 기존 D램보다 생산능력을 더 많이 필요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설비투자 규모가 늘어나는 만큼 실제 생산량이 증가하기는 어려운 구조다.

이러한 환경에서 삼성전자가 추진하는 LTA 확대는 단순한 물량 확보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삼성전자는 현재 대형 고객사 10곳과 다년 메모리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추가로 10개 주요 고객사와도 협상 중이다. 계약 대상도 하이퍼스케일러와 서버 제조업체에서 모바일, 자동차, 네트워크 업체 등으로 넓어지고 있다.

2030년까지 메모리 생산능력의 60~70%를 장기계약으로 확보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그동안 메모리 반도체는 수요와 공급에 따른 가격 변동이 커 호황기와 불황기 사이 실적 격차가 컸다. 그러나 장기계약 비중이 높아지면 생산 물량과 판매처를 미리 확보할 수 있어 실적 예측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고객사가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장기계약을 요구하는 상황은 삼성전자에 유리한 협상 여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공급 부족기에 확보한 계약이 향후 업황 둔화 시기에도 실적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기존 5년 중심의 장기계약이 10년 단위로 확대될 경우 삼성전자의 판매 가시성과 가격 협상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특히 10년 초장기 공급계약은 메모리 산업의 변동성을 완화하고 장기 이익 가시성을 높이는 구조적 변화"라고 평가했다.

다만 장기계약 확대가 반드시 수익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이에 삼성전자가 HBM4에서 회복한 경쟁력을 차세대 제품까지 이어가면서 장기계약을 얼마나 유리한 조건으로 확보하느냐가 향후 성장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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