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돌봄 국가책임 강화하라"…국회에 처우개선 예산 증액 촉구
민주노총, 국회 본관 앞서 200명 이상 결의대회
노정협의 합의사항 정부 예산안 미반영 비판
국공립 시설 확충·사회서비스원 설립 의무화 요구
[파이낸셜뉴스] '국제 돌봄과 지원의 날'을 맞아 노동계가 돌봄의 국가책임 강화와 현장 노동자 처우 개선을 촉구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29일 오후 1시께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돌봄노동자 권리 보장·처우 개선 예산 쟁취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민주노총은 △내년도 돌봄노동자 처우 개선 예산 확대 △국공립 돌봄시설 확충 △지방자치단체별 사회서비스원 설립과 직접 운영 의무화 등을 요구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전종덕 진보당 의원과 공공연대노조·공공운수노조·전국돌봄서비스노조·다같이유니온·보건의료노조 등 민주노총 산하 조직 관계자와 돌봄노동자 등 200명 이상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돌봄 국가책임'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천년만년 최저임금, 돌봄노동자 처우 개선하라"고 구호를 외쳤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돌봄노동자 약 130만명 중 대다수가 최저임금 수준의 시급제 일자리에 종사 중이며, 경력을 인정받지 못하거나 단시간·기간제 계약에 묶여 있는 상태다.
전호일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지난 5월부터 정부와 돌봄노동자 처우 개선을 위해 노정협의를 진행했고 기본급과 교통비 등 수당 인상에 합의했다"며 "그러나 전년 대비 12.8%나 증가한 820조9000억원 규모의 정부 예산안에는 노정이 합의한 처우 개선안 중 반영된 것이 없다. 입으로만 돌봄 국가책임을 말하는 이재명 정부를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어 "돌봄 현장은 이미 붕괴 직전에 몰려 있다. 월 59.5시간 쪼개기 계약과 숙련도를 전혀 인정하지 않는 만년 최저임금 속에서 돌봄노동자들은 값싼 소모품 취급을 받으며 일터를 떠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민주노총은 오늘을 시작으로 예결위, 보건복지위 소속 의원 면담 투쟁을 진행하겠다. 정부가 외면한 돌봄노동자 처우 개선 예산을 국회가 증액 편성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공공 돌봄시설과 인력을 확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민주노총은 전체 복지시설의 90% 이상이 민간에 맡겨져 있고 국공립 장기요양기관은 2% 미만에 그친다며 국가와 지자체가 책임지는 공급 체계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대진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사회서비스지부장은 "정부는 재정을 지원하지만 서비스 제공과 고용의 책임은 개별 기관에 떠넘기는 구조"라며 "그 결과 돌봄기관들은 한정된 수가와 보조금 속에서 운영비를 줄여야 하고, 결국 돌봄노동자의 저임금과 불안정한 고용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박 지부장은 국공립 어린이집과 공공 요양시설을 비롯해 장애인 돌봄 분야의 공공기관도 대폭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공공기관이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고 종사자를 안정적으로 고용할 수 있도록 사회서비스원과 종합재가센터 설립도 의무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결의대회를 마친 뒤 "국회는 돌봄노동자 처우 개선 예산을 확대 편성하라"고 연호하며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당사로 행진했다.
앞서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도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참여연대, 한국여성노동자회 등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이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돌봄의 공공성 강화를 주문했다.
참여 단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초저출생과 급속한 고령화 속에서도 돌봄을 영리·민간 시장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며 "경력을 인정하지 않는 저임금 구조를 방치하는 한 '양질의 돌봄'은 허구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헌법에 돌봄권 명시 및 돌봄기본법 제정 △돌봄이용자의 자기결정권 보장 △종사자의 노동권 보장과 정당한 가치 인정 △유급병가·상병수당 확대 △다양한 가족구성권 보장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email protected] 박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