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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컵에도 쓰이는 플라스틱인데"…폐 염증 유발, 디젤 매연보다 더하네[헬스LAB]

연지안 기자
파이낸셜뉴스
PE·PP 나노플라스틱의 호흡기 흡입경로와 폐 손상 유발과정.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PE·PP 나노플라스틱의 호흡기 흡입경로와 폐 손상 유발과정.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생수병, 일회용 컵, 플라스틱 포장재 등은 시간이 지나면서 아주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잘게 쪼개져 '나노플라스틱'이 된다. 머리카락 굵기의 수만 분의 1보다도 작은 이 미세한 플라스틱 조각들은 공기 중에 떠다니다가 우리가 숨을 쉴 때 코나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 깊숙한 곳까지 파고들게 된다. 이들이 폐에 미치는 영향이 밝혀졌다.

30일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 따르면 생명연 환경질환연구센터 정진영 박사 연구팀(동아대학교 조완섭 교수 공동연구팀)은 일상생활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대표적 플라스틱인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 나노입자가 호흡기를 통해 폐포 깊숙이 침투했을 때 유발되는 폐 독성과 분자 수준의 염증 반응기전을 정밀 비교·규명했다.

연구팀은 일상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재질인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의 나노플라스틱을 직접 제작하고, 디젤 연소 매연과 비교해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두 플라스틱 모두 호흡기를 통해 폐로 들어갔을 때 급성 폐 염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물질의 무게를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는 폴리에틸렌(PE)이 디젤 매연 입자보다 더 강한 염증을 일으켰으며, 입자가 몸에 닿는 실질적인 면적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는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 모두 디젤 입자보다 훨씬 강력한 염증 유발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나노플라스틱이 폐에 들어오면 폐를 지키는 청소부 역할의 면역세포(폐포 대식세포) 안에서 유해한 물질인 '활성산소(ROS)'가 대량으로 만들어진다. 이 활성산소가 주변의 면역세포를 끊임없이 불러 모으고, 폐 조직에 상처를 입히며 심한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주범임을 확인했다.

또 유전자 분석을 통해 플라스틱이 몸속에 들어오면 면역 조절과 염증을 담당하는 유전자들의 활동에 변화가 생긴다는 점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우리가 매일 숨 쉬는 공기 속에 포함된 나노플라스틱이 단순한 이물질을 넘어, 폐 속 면역 체계를 흔들고 심각한 염증을 부르는 위험 요소임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특히 현재의 미세먼지 및 대기질 규제는 오직 '질량(무게)' 중심의 기준에만 머물러 있어, 대기 중 떠다니는 나노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실제 위험을 크게 낮춰 평가할 우려가 있다.

연구책임자인 정진영 박사는 "이번 연구는 일상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플라스틱인 폴리에틸렌과 폴리프로필렌의 나노입자가 호흡으로 폐에 유입됐을 때 활성산소 생성 및 표면 반응성을 중심으로 폐 염증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며 "기존의 질량 기준 대기 유해물질 평가의 한계를 극복하고, 나노입자의 특성을 고려한 보다 입체적인 환경·보건 기준을 마련하는 데 유용한 과학적 근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유해물질 분야 국제학술지 Jounal of Hazardous Materials Advances (IF 9.6) 9월 30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mail protected]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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