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수도권 10만호 택지 모두 공개, 그래도 부족하다
김포 등 경기권 6곳에 신규 택지
서울 도심 공급 확대도 서둘러야
정부가 서울 인접 경기지역 6곳에 7만6700가구를 공급하는 신규 공공택지 계획을 29일 발표했다. 지난 8·13 공급대책에서 우선 공개했던 2만7200가구와 합치면 전체 규모는 10만3900가구다. 정부가 당초 약속한 수도권 신규택지 10만호의 입지가 비로소 모두 공개된 것이다. 추가 후보지는 김포, 구리, 하남, 의정부, 고양시 소재 지역이다. 서울 경계 5㎞ 이내라 도심 접근성이 양호하다.
그렇지만 후보지를 정했다고 바로 집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서울 아파트값은 정부의 잇단 규제에도 90주 연속 상승했다. 강남권은 조정을 받고 있지만 강북·외곽 지역의 오름세는 여전하다. 전셋값도 덩달아 요동치고 있다. 불안을 덜어낼 근본적인 해법은 정부도 강조했듯이 '닥치고 공급(닥공)'이다. 공급 속도를 지금보다 두배, 세배 더 높여야 한다.
신규택지에 최단기 착공 모델을 적용해 사업 기간을 단축하겠다고 재차 강조한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68개월에서 37개월로 줄이겠다는 계획은 제도 개선이 뒷받침돼야 가능한 목표다. 더욱이 2030년까지 착공할 구체적인 물량도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정부 설명대로라면 2030년 착공분의 첫 입주는 이르면 2033년이다. 이렇듯 공급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계획만으로 당장의 시장 불안을 잠재울 수 있겠나. 정부는 지구별 보상과 착공, 분양·입주 일정을 서둘러 확정하고 추진 실적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토지 보상과 인허가 지연이 더 이상 반복돼선 안 될 것이다. 3기 신도시 가운데 가장 빠른 인천 계양조차 올해 12월이 첫 입주다. 2018년 첫 발표 이후 무려 8년이나 걸린 셈이다. 공급이 늦어지면 아무리 입지가 좋아도 정책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기존 주민과 기업의 이주대책을 조기에 마련하고 각종 심사도 신속히 완료해야 한다. 광역교통망 확충도 주택 공급 일정에 맞춰 추진해야 한다.
이번에 발표한 물량의 절반가량이 김포 아라지구에 있다. 3만7000가구가 여기에 들어선다. 김포는 이미 출퇴근 교통난이 심각한 지역이다. 대규모 주택단지만 먼저 들어서면 교통혼잡은 더 심각해질 것이다. 하남과 고양 등 다른 지역도 철도 연장과 도로 확충 사업이 계획대로 시행될지 불확실하다. 여러 신도시에서 겪었던 입주 후 교통난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인프라 대책을 철저히 세워야 한다.
서울 도심 공급 확대도 계속 늦어져선 곤란하다. 이번에 추가 발표한 6곳은 모두 경기도에 있다. 전체 10만3900가구 가운데 서울 물량은 강서구 1000가구뿐이다. 서울에 집중된 주택 수요를 경기권 택지만으로 감당하기는 어렵다. 추가 공급 후보지로 거론됐던 서울의 탄천물재생센터와 수서차량기지 등은 이번 발표에서 빠졌다.
정부와 서울시는 부지를 최대한 발굴하고 이견은 좁혀야 한다. 민간 재개발·재건축의 인허가 단축과 사업성 개선에도 힘을 모아야 한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신규택지 개발에만 의존하면 전월세 불안에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
주택시장은 공급 청사진보다 실제 입주할 수 있는 주택의 규모와 시기가 구체화돼야 안정을 찾을 수 있다. 수도권 10만호의 큰 그림은 이제 정해졌다. '닥공'의 성패는 착공과 입주 속도에 달렸다. 시장 폭락 가능성 같은 섣부른 전망은 자제하고 공급 실행력을 높이는 데 팔을 걷어붙여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