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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엔 있는데 한국엔 없다?"...애플 신제품서 사라진 '이 손가락'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애플이 신형 '아이패드 미니' 이미지를 국가별로 다르게 사용했다. 사진=애플 공식 홈페이지 캡처, 뉴스1
애플이 신형 '아이패드 미니' 이미지를 국가별로 다르게 사용했다. 사진=애플 공식 홈페이지 캡처, 뉴스1

[파이낸셜뉴스] 애플이 신형 아이패드 미니를 공개하면서 유독 한국 공식 홈페이지에서만 엄지와 검지로 제품을 집어 든 손가락 이미지를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수년간 반복돼 온 이른바 '남성 비하 집게손 논란'을 의식해 글로벌 기업이 선제적인 이미지 수정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7일(현지 시각) 오스트리아 IT 전문 매체 '노트북체크' 등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공개한 신형 아이패드 미니의 홍보 이미지를 국가별로 다르게 게재했다.

미국, 중국 등 대다수 국가의 공식 홈페이지에는 엄지와 검지손가락으로 기기 측면을 얇게 집어 든 손이 등장한다. 5.4㎜에 불과한 얇은 두께와 가벼운 무게를 직관적으로 강조하기 위한 연출이다. 반면 한국 공식 홈페이지에 게시된 동일한 구도의 홍보물에는 제품을 쥐고 있던 손이 통째로 지워진 채 기기의 측면 단면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

외신은 이 같은 차이가 한국 사회 내 특정 손동작을 둘러싼 갈등과 연관이 있다고 짚었다. 엄지와 검지를 좁게 모아 물건을 집는 손동작이 국내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극단적 페미니즘 진영의 남성 혐오 표현(특정 신체 부위 비하)으로 지목되며 잦은 마찰을 빚어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산업계에서는 유사한 논란으로 몸살을 앓은 사례가 적지 않다. 지난 2023년 넥슨의 게임 '메이플스토리' 애니메이션 홍보 영상 속 캐릭터 손동작이 남성 혐오 의혹에 휩싸이며 게임사 측이 사과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당시 온라인상에서는 외주 제작사 소속 여성 작업자가 의도적으로 해당 동작을 넣었다는 표적 공격과 신상 털기가 이어졌으나, 이후 해당 콘티의 원작업자가 40대 남성 애니메이터였던 것으로 밝혀지는 등 과도한 마녀사냥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애플의 이 같은 '한국 맞춤형 수정'은 처음이 아니다. 애플은 앞서 슬림형 스마트폰 모델 홍보 당시에도 전 세계 100여 개국 도메인에는 두 손가락으로 기기를 쥔 사진을 게재했으나, 한국 홈페이지에서만 해당 손동작을 지운 채 노출한 바 있다.

이를 두고 글로벌 기업이 불필요한 노이즈와 사과, 불매 운동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을 내렸다는 시각이 나온다.

한편에서는 일상적인 동작이나 제품 특징을 보여주는 디자인 요소까지 혐오 논란의 프레임에 갇혀 사전 검열되는 한국 특유의 젠더 갈등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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