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화력 붕괴, 기둥 과다 절단이 원인…구조검토 오류 겹쳤다
울산화력 해체사고 조사…작년 11월 7명 사망 실제 15㎜ 기둥을 24㎜로 계산·중량도 과소평가 국부좌굴 검토·안전여유 누락…시공·감독 미흡 국토부, 해체공사 제도 개선·행정처분·수사 협조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7명이 숨진 울산화력발전소 해체공사 붕괴사고는 기둥을 버틸 수 있는 한계 이상으로 잘라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둥의 두께는 실제보다 두껍게, 구조물 무게는 가볍게 계산한 데다 절단 후 기둥이 꺾일 가능성도 검토하지 않았다. 시공사와 발주자의 관리·감독 역시 이러한 오류를 걸러내지 못했다.
30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사고조사위원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전 취약화 작업에서 과도하게 절단된 기둥이 상부 무게를 견디지 못해 전체 구조물이 연쇄 붕괴했다. 잘못된 현황 자료와 미흡한 구조검토로 안전하게 잘라낼 수 있는 양을 잘못 산정한 것이 핵심 원인으로 지목됐다.
사고는 지난해 11월 6일 오후 2시 7분 울산 남구 울산화력발전소 4~6호기 해체공사 현장에서 발생했다. 보일러타워 5호기의 사전 취약화 작업 중 구조물이 무너지면서 7명이 사망하고 2명이 다쳤다.
사전 취약화는 발파 때 구조물이 의도한 방향으로 넘어지도록 기둥과 보 등 일부를 미리 잘라내는 작업이다. 사조위는 절단된 기둥의 철판이 누르는 힘을 버티지 못해 구부러지며 꺾이는 '국부좌굴'이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보일러타워는 위로 갈수록 기둥 철판이 얇아지는 구조였지만, 지상층 한 곳에서 측정한 두께를 상부 기둥 전체에 적용했다. 최초 붕괴 지점인 높이 26.2~27.2m의 실제 철판 두께는 15㎜였으나 구조검토에는 24㎜를 적용해 하중을 버티는 능력을 과대평가했다.
구조물 무게도 실제보다 작게 계산했다. 잔해물 계측으로 확인한 실중량은 3525.8t이었지만 구조검토에는 3005.8t을 적용했다. 기둥이 지탱해야 하는 무게를 520t 적게 반영한 것이다.
절단 후 남은 기둥 단면에서 국부좌굴이 발생할 가능성도 검토하지 않았다. 장기간 사용으로 누적된 변형이나 절단 중 발생할 수 있는 손상 등에 대비한 안전여유도 확보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조위는 재료시험과 현장 실측, 준공도면 검토로 확인한 실제 정보를 반영해 정밀 구조해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실제 붕괴가 시작된 높이의 기둥에서 국부좌굴 파괴가 예측됐고, 해석상 변형 형태도 사고 당시와 일치했다.
시공·사업관리 과정의 허점도 확인됐다. 원도급사는 취약화·발파 작업을 전문업체 판단에 의존한 채 최종 시공상세도와 현장 조건의 일치 여부를 면밀히 확인하지 않았다. 별도 건설사업관리자 없이 직접 감독한 발주자도 참여 주체들의 업무를 체계적으로 총괄하지 못했다.
사조위는 재발방지책으로 △현장조사 강화 △해체공사 기술기준 마련 △고위험 해체공사의 설계·시공 관리 강화 △발주자의 역할·책임 강화를 제안했다.
국토부는 이번 결과와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서소문고가 철거공사 붕괴사고 결과를 종합해 해체공사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한다. 조사 결과는 관계기관에 통보해 법령 위반에 대한 행정처분과 수사 등 후속 조치가 이뤄지도록 협조할 계획이다.
이경구 사조위원장은 "사고 조사 결과가 유사 사고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조사 결과를 정리·보완해 11월 중에 국토교통부에 최종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최가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