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방배동에 7억짜리 '아파트'가 있다 [권준호의 요·아·정]
방배역서 4분 걸리는 단지
가본 아파트 중 최소 규모
6가구 '줍줍'에 관심 쏠려
중개업자 "입지 최고지만"
10월 마지막주 소개할 아파트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방배더유엘포레'입니다. 한개 동의 '나홀로 아파트'로 지하 2층~지상 7층, 총 34가구가 살 수 있는 조그마한 규모입니다. 건설부동산을 출입한 지 어느새 1년이 다 돼 가지만 처음 들은 아파트 단지명이기도 합니다.
이 단지는 1주일 동안 조회수 2만5000회를 넘어서며 요즘 '핫'한 '디에이치반포124'를 4000회 이상 앞섰습니다. 한 블럭만 건너면 먹자골목이 있는 곳, 최근 있엇던 '줍줍'(임의공급)에서 평균 경쟁률 60대 1을 넘어선 곳, 장단점이 분명한 이곳을 직접 다녀왔습니다.
30일 2호선 방배역 3번 출구.
입구를 나와 성인 남성 기준 4분여를 걸어가자 혼자 서 있는 오늘의 주인공이 눈에 들어옵니다.
단지를 보자마자 떠오른 것은 '정말 작다'입니다. 연재를 하면서 다양한 아파트를 봤지만 이렇게 작은 아파트는 처음입니다.
거두절미하고 한바퀴 돌아봤습니다. 1~2분 정도 걸립니다. 앞서 1만가구 넘게 살던 '올림픽파크포레온' 단지를 도는 데 1시간 정도 걸렸으니 그 차이가 실감이 납니다.
단지 바로 앞에는 노후 주택 단지들이 그대로 서 있습니다. 일부 지역은 대규모 재개발이 어려운 노후된 저층 주거지를 정비하기 위해 서울시가 도입한 '모아주택'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차라리 모아주택을 통해 200~300가구 이상 단지로 재개발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입지'라는 큰 장점도 있습니다. 방배역에서 단지까지 90% 이상이 평지였고, 주변에 편의시설이 다양하게 있어 실거주하기에는 안성맞춤 이었습니다. 특히 강남권에 출퇴근을 해야 하는 신혼부부가 거주하기 알맞아 보였습니다.
블럭 하나 사이에 먹자골목을 끼고 있는 점도 눈에 띕니다. 접근성이 좋으면서도 주거 편의성까지 어느 정도 챙긴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반대편 먹자골목 도로에 도시형생활주택이 하나 서 있었는데, 아파트 위치가 그곳이었다면 밤 늦게까지 소음이 이어졌을 수도 있습니다.
이번주 이 단지가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임의공급 물량이 나왔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해당 아파트 모집공고문에 따르면 줍줍으로 공급되는 물량은 전용 39㎡ 4가구, 62㎡ 1가구, 78㎡ 1가구 등 6가구입니다. 구체적인 일정은 22일 청약접수, 28일 당첨자 발표, 29일 계약입니다.
단지 규모에 비해 경쟁률은 상당합니다. 이번 2차 청약에 접수된 건수는 384건입니다. 6가구 모집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평균 경쟁률이 64대 1이라는 뜻입니다. 62㎡와 78㎡에 각각 66명씩 몰리며 같은 경쟁률을 나타냈고, 39㎡ 경쟁률은 63대 1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경쟁률이 높다고 무조건 계약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해당 아파트는 총 일반분양이 10가구로 다른 단지 대비 매우 적습니다. 따라서 30가구 이상 적용 받는 '주택법에 따른 사업계획 승인 및 공개청약 대상'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임의공급만 하기 때문에 만 19세 이상이기만 하면 청약통장 없이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집이 있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제 지난 1차 청약에서는 10가구 모집에 372건이 몰리며 평균 경쟁률 37.2대 1을 기록했지만 계약은 4가구에 그쳤습니다. 2차에서도 '일단 넣어보자'는 수요가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단지를 가장 많이 조회한 연령대는 투기보다 실거주가 급한 30대입니다. 조회 인원 3명 중 1명은 이 연령대에 속했습니다.
주변 중개사들은 '가격 메리트와 입지만은 최고'라고 입을 모읍니다.
단지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방배 어딜 가서 아파트를 7억원대에 살 수 있나"라고 반문했습니다. 2차 임의공급으로 나온 물량 가격은 39㎡가 7억7910만~8억4653만원, 62㎡ 14억9900만원, 78㎡ 16억1456만원 등입니다.
반대편에 있는 도시형생활주택과 비교해도 가격이 비싸지는 않습니다. 방배더유엘포레 바로 앞에 있는 '엘루크방배서리풀'의 경우 전용 32㎡가 호가 9억5000만~10억원에 올라와 있습니다. 방배더유엘포레 39㎡보다 크기는 작은데 가격은 2억원가량(분양가 기준) 비쌉니다.
입지가 좋다는 점에도 대부분 동의했습니다. 2호선과 7호선 '더블 역세권'인 데다 학교도 가깝고 편의시설도 많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나홀로 아파트인 점을 한계로 꼽는 목소리가 많았습니다. 한 공인중개사는 "한 아파트에 영원히 살 계획이 아니라면 환금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임차 수요는 있겠지만 팔고 싶을 때 팔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인근 대규모 개발 가능성도 사실상 높지 않다고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단지 옆 한 공인중개사는 "구역 개발을 위해서는 소유주들의 동의가 필요한데, 현재 여기 사는 사람들 대부분은 굳이 재개발을 원하지 않는다"며 "이 근처는 건물 소유자들이 많고 이들은 이미 각 층마다 세를 받으며 여유롭게 사는 중"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재개발을 해서 겨우 아파트 한 채를 받느니 그냥 하던 거 하면서 살겠다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라며 "차라리 소규모라도 개발 동의를 받고 있는 빌라에 몸테크하는 게 낫다"고 부연했습니다.
권준호의 '요·아·정', 어떻게 보셨나요? 추가로 알고 싶은 정보가 있다면 언제든 댓글로 적어주세요. 피드백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email protected] 권준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