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참사 후 첫 '주말 핼러윈' 홍대 12만·이태원 3만 인파…선제 통제 속 질서 유지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31일 밤 홍대 최대 12만5000명·이태원 3만4000명 운집…혼잡도 '붐빔'
경찰, 전국 28곳에 7800여명 투입…이태원 차도 조기 통제해 보행 공간 확보
좁은 골목 진입 차단 및 이태원역 출구 한때 분리 운영…시민들 통제 따르며 이동
이색 코스튬 행렬 속 녹사평 광장선 '10·29 참사 4주기' 추모 문화제·행진 열려

핼러윈 당일인 3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인근 세계음식문화거리가 시민들로 붐비는 모습. /사진=뉴시스
핼러윈 당일인 3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인근 세계음식문화거리가 시민들로 붐비는 모습.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10·29 이태원 참사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주말과 핼러윈 데이가 겹친 31일 밤, 서울 이태원과 홍대 등 주요 번화가에 구름 인파가 몰렸다. 경찰과 지자체가 선제적인 도로 통제와 골목 진입 차단에 나선 가운데, 시민들도 안전 안내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며 큰 혼란 없이 질서 속에서 축제를 즐겼다.

■ 밤 깊어지자 불어난 인파…골목 통제·차도 개방으로 병목 차단

서울시 실시간 도시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밤 11시 기준 이태원 관광특구의 실시간 인구는 3만2000~3만4000명으로 추산됐다. 오후 8시(2만4000~2만6000명)보다 인파가 불어나며 혼잡도는 '붐빔' 수준을 나타냈고, 연령대별로는 20대가 절반 이상(밤 10시 기준 50.6%)을 차지했다. 홍대 관광특구(레드로드 일대) 역시 저녁 8시 최대 12만~12만5000명이 몰려 전광판에 '매우 혼잡'이 표시됐으며, 밤 11시에도 11만~11만5000명 수준의 인파가 이어졌다.

밤이 깊어지며 클럽과 주점이 밀집한 이태원 세계음식문화거리와 이태원역 일대에 귀가 인파까지 겹치자 일부 구간에서 병목현상이 빚어졌다. 밤 9시 30분께 전광판에 '혼잡'이 표시되자, 경찰은 거리 한쪽 진입을 막고 중앙분리 펜스에 3~4m 간격으로 서서 일방통행을 유도했다.

특히 참사가 발생했던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을 비롯해 이태원역 인도에서 세계음식문화거리로 이어지는 좁은 골목들의 진입이 밤 9시 이후 순차적으로 차단됐다. 경찰은 비교적 넓은 골목 한 곳에 중앙분리대를 설치해 통제와 개방을 반복했고, 시민들은 서로 밀치지 않고 50m가량 줄을 서서 차례로 이동했다. 이태원역 출구도 한때 1·2번 출구는 진입 전용, 3·4번 출구는 진출 전용으로 분리 통제됐다가 밤 11시께 해제됐다.

선제적인 차도 통제도 인파 분산에 큰 효과를 발휘했다. 경찰은 지난해 현장 혼잡도를 본 뒤 밤늦게 도로를 통제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저녁 6시부터 이태원119안전센터 사거리에서 녹사평 광장까지 차량 통행을 전면 통제해 보행 공간으로 개방했다. 좁은 골목에 몰린 인파가 개방된 차도로 빠져나가면서 위험 상황이 예방됐다.

■ 이색 코스튬 속 "안전요원 많아 안심"…참사 4주기 추모 행진도

차량 통행이 통제된 이태원로와 홍대 거리 곳곳은 다채로운 분장을 한 시민들의 기념 촬영 공간이 됐다. '오징어 게임' 교관이나 '스타워즈', '치이카와', '가필드' 등 인기 캐릭터로 분장한 시민들 주변에는 외국인 관광객 등의 사진 촬영 요청이 줄을 이었다.

바퀴벌레와 방역업체 직원 분장을 하고 이태원을 찾은 30대 직장인 박모씨는 "다른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것 같아 이 복장을 골랐다"며 "사람들과 사진도 찍고 구경도 하며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케첩과 머스터드 복장으로 이태원을 거쳐 홍대를 찾은 30대 이모씨는 "생각보다 안전요원이 많이 배치돼 있어 괜찮은 것 같다"라고 안도했고, 홍대를 찾은 20대 정모씨도 "레드로드 쪽에 사람이 많아 샛길로 빠졌는데 안전요원이 곳곳에 배치돼 다행"이라고 전했다.

한편 축제의 열기 속에서 참사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의 발길도 이어졌다.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이태원을 기억하는 호박랜턴·저항과소음·호레이·시민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9시부터 녹사평 광장에서 '10·29 이태원 참사 4주기 핼러윈 액션: 불빛과 소음이 되어 함께 일렁일 때' 문화제를 열고, 밤 11시까지 퀴논길 일대를 행진하며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경찰은 지난 23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를 핼러윈 특별대책기간으로 정하고, 이날 전국 주요 인파 밀집 지역 28곳에 7800여명의 인력을 배치했다. 이태원 일대에는 지난해보다 80여명 늘어난 370명의 경찰관이 투입됐다. 경찰은 자정 무렵 인파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고 밀집도에 따라 지하철 무정차 통과를 검토하는 한편, 분장을 빙자한 모의 총포·흉기 소지 및 경찰 제복 착용 행위에 대한 검문검색도 강화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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