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익성 회의론', 증시 계속 짓누르나…美중간선거에 촉각
알파벳 등 실적 실망에 뉴욕증시는 하락…S&P 500 1.8%↓·나스닥 2.9%↓ 韓증시 투자심리 지표 급락…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7.20%↓ 전문가 "韓증시는 지난주 일부 선반영…낙폭 크게 확대되진 않을 것"
'AI 수익성 회의론', 증시 계속 짓누르나…美중간선거에 촉각
알파벳 등 실적 실망에 뉴욕증시는 하락…S&P 500 1.8%↓·나스닥 2.9%↓
韓증시 투자심리 지표 급락…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7.20%↓
전문가 "韓증시는 지난주 일부 선반영…낙폭 크게 확대되진 않을 것"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글로벌 빅테크의 인공지능(AI) 투자 출혈경쟁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여전한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은 지난 한 주도 급등락을 반복했다.
주중 한때 이틀 연속 매수 사이드카가 걸리며 급등하기도 했으나, 막판에는 알파벳 등의 실적 미스에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며 상승분을 상당 부분 반납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1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서비스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코스피는 전주보다 180.44포인트(3.25%) 오른 5,730.74로 한 주 거래를 종료했다.
주간 등락폭 기준으로 9월 말 이후 4주 연속으로 이어졌던 하락세가 일단 멈춘 것이다.
지수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10월 27∼28일)와 주요 빅테크 실적발표를 앞둔 경계감 속에 1.46% 내린 5,469.47로 지난주 첫 거래일을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올해 4월 6일(5,450.33) 이후 약 7개월만의 최저치였다.
그러나 코스피는 이튿날인 27일과 28일 각각 3.09%와 6.63% 급등하며 6,000선을 회복, 극적인 반전에 나섰다.
프런티어 AI 모델 개발의 선두주자 중 하나인 미국 앤트로픽의 기업공개(IPO) 신청을 계기로 예상보다 탄탄한 재무구조가 확인되며 그간 팽배했던 AI 투자 수익성 우려가 상당부분 완화됐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예상대로 FOMC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연 3.75∼4.00%로 동결했고, SK하이닉스[000660]와 삼성전자[005930]의 추가 주주환원책에 대한 기대감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실제, SK하이닉스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83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갔고, 28일 장전에는 60조원 규모의 추가 주주환원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AI·반도체 관련주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유가증권시장에선 27일과 28일 이틀 연속으로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피 매수 사이드카 이틀 연속 매수 사이드카 발동은 지난 7월 21∼22일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하지만 좋은 분위기는 계속 이어지지 못했다.
29일 강보합으로 출발했던 코스피는 1.24% 내린 채 장을 마쳤고, 30일에도 3.48% 급락하며 5,700대 초반으로 내려섰다.
삼성전자가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 30조원의 현금배당 등 올해 최대 11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 방침을 밝히면서도 세부 계획을 발표하지 않은데 따른 실망매물이 출회됐고, 뒤이어 나온 알파벳과 인텔 등 빅테크 실적도 시장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까닭이다.
알파벳의 매출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고 AI 관련 현금 소진 속도가 가파르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자 다소 완화되는 듯 했던 AI 수익성 논란이 재점화했다.
미국 경제를 사실상 홀로 지탱해 온 AI 인프라 투자가 멈추거나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미국 기술주 전반에 투매를 유발했고, 이에 국내 시장에서도 외국인을 중심으로 대규모 매물이 출회됐다.
지난주(26∼30일) 유가증권시장 투자자별 매매현황(정규장+애프터마켓)을 보면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3조213억원과 2천703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은 2조5천403억원을 순매수했고, SK하이닉스가 20조원 규모의 자사주 추가 매입에 나선 가운데 기타법인은 7천502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코스피 외국인 주간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SK(4천798억원), 삼성E&A(1천796억원),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974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855억원), 삼성전자(597억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 주간 순매도 상위 종목은 SK스퀘어[402340](3천69억원), 삼성전자우[005935](1천753억원), 삼성SDI[006400](1천491억원), 삼성생명[032830](1천483억원), 대덕전자[353200](1천28억원) 등이다.
코스닥 지수는 전주보다 27.31포인트(3.63%) 내린 724.38로 거래를 종료했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전주보다 0.27포인트(0.52%) 오른 52.32로 마감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0월 30일 뉴욕증시는 AI와 반도체주 투매 속에 3대 주가지수가 동반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09%,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82%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2.86% 급락했다.
알파벳에 이어 아마존와 인텔이 내놓은 실적과 향후 전망 역시 시장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자, AI 인프라 투자가 실질적 수익과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지에 대한 월가의 회의론이 본격화했다.
인텔은 28.58%나 주가가 빠지면서 1970년대 이후 최악의 하루를 보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7.20% 급락했다.
엔비디아(-4.22%), 마이크론(-5.30%), AMD(-10.88%),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7.95%) 등도 큰 폭으로 주가가 내렸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미국 증시는 인텔의 부진한 실적전망과 아마존의 현금흐름 악화에 반도체와 AI 관련주 중심으로 급락 출발했다. 특히 인텔의 PC 수요 둔화 경고에 이어 장전 발표된 키옥시아의 낸드 가격 상승률 둔화 전망, 중국 창신메모리의 실적 증가율 둔화가 반도체 업종 전반의 높아진 실적 기대에 대한 경계심을 자극했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 속도가 둔화되고 있어 향후 실적 기대를 충족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부각됐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IPO 이후 앤트로픽의 투자적격 신용등급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는 블랙스톤의 경고, 중동 불안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도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날 12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보다 2.40% 오른 배럴당 117.64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올해 4월 29일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가격이다. 미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2.08% 오른 104.12달러에 거래를 종료했다.
한국 증시 투자심리를 보여주는 지표도 일제히 급락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증시 지수상장펀드(ETF)는 5.52%, MSCI 신흥 지수 ETF는 2.68%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7.20% 내렸고, 러셀2000지수는 1.66% 밀렸다. 다만, 다우 운송지수는 0.47% 상승했다. 코스피200 야간선물은 2.93% 급락했다.
다만 국내 증시의 경우 지난주 금요일 우려가 일부 선반영된 측면이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낙폭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서 상무는 "한국 증시에 아직 반영되지 않은 키옥시아의 낸드 가격 상승률 둔화 전망과 앤트로픽 신용위험 관련 보도가 월요일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나, 지난 금요일 일부 선반영된 점을 감안하면 낙폭이 크게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중재국 카타르 대표단이 이란 고위 관리들과의 회담을 위해 이란을 방문, 미국과 이란의 협상 재개를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에 지난달 30일 장 후반 들어 국제유가가 상승폭을 축소하는 흐름이 나타난 것이나, 1일 한국 10월 수출입동향 발표가 예정된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반도체 수출 증가세와 물량이 견조한 것으로 확인된다면 메모리 업황에 대한 시장의 불안을 일부 완화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어서다.
특히 이번 주는 미국 중간선거(11월 3일)가 예정돼 있다.
증권가에서는 중간선거 이후 이란 전쟁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대폭 완화될 것으로 기대해 왔다.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와 물가충격은 시중금리를 밀어올리며 빅테크의 AI 설비투자(CapEx) 부담을 확대, 수익성 논란에 불을 붙였다. 하지만 중간선거가 끝나고 전쟁 종식을 위한 합의가 이뤄진다면 이와 관련한 부담이 큰 폭으로 완화될 수 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민주당의 하원 탈환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최근 상원에서도 다수당을 차지할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면서 "상·하원 다수당을 동시에 탈환하는 '블루 웨이브'(Blue Wave)가 현실화할 경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입법 추진이 제약받고 국방비 증액 억제와 복지 예산 확대가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중국 견제는 초당적 기조인 만큼 첨단기술 수출통제 중심의 압박은 지속될 전망"이라며 "이에 따라 한국 반도체 등 기업의 상대적 수혜는 중간선거 이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나 연구원은 덧붙였다.
금주 국내외 경제지표 발표 등 주요 일정은 다음과 같다.
▲ 2일(월) = 중국 10월 레이팅독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 3일(화) = 한국 10월 소비자물가지수,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10월 제조업지수, 미국 중간선거
▲ 4일(수) = 미국 10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 미국 10월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 민간 취업자수 증감, 중국 10월 레이팅독 서비스업 PMI, 유럽 10월 소비자물가지수 예상치
▲ 5일(목) = 미국 10월 ISM 서비스업지수, 미국 3분기 비농업부문 노동생산성
▲ 6일(금) = 미국 10월 비농업취업자수 증감, 미국 10월 실업률, 미국 10월 시간당 평균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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