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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낀 G20 외교장관회의, 단체사진도 공동성명도 '불발'

홍채완 기자
파이낸셜뉴스

美, AI 대신 SI…용어 놓고도 이견

미 애틀랜타에서 이틀 일정으로 열린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가 공동성명 채택 없이 끝났다. 참가국들이 주요 현안 중 어느 것에도 공동성명을 낼만한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미 국무부가 폐막 후 발표한 의장국 성명으로 논의 내용을 정리하는 데 그쳤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싸고 러시아와 타 참가국들 간의 이견이 특히 뚜렷하게 표출되면서 공동성명이 불발됐다.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교장관은 미 AP통신에 "합의 불발이 예상됐던 일"이라며 "전쟁들이 벌어지고 있고, 그 전쟁의 당사국들이 회의 테이블에 함께 앉아 있으니, 공동 입장에 합의하기가 매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전날 회의를 개막하면서 단결을 호소했지만, 결국 그간 관례적으로 진행해 온 외교장관 단체사진 촬영을 취소했다. 유럽 외교관들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촬영 참여에 반대하면서, 촬영에 불참하거나 촬영 도중 자리를 뜨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은 기자들에게 "유럽 파트너들과 라브로프 장관이 함께하는 단체 사진은 어떤 경우에도 없을 것"이라며 "러시아와는 정상적인 관계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루비오 장관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가 G20 논의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미 수장의 결정을 옹호했다. 그는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만으로 그 사람에게 정당성을 부여하거나 그가 하는 모든 행동에 동의하게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모두가 전쟁을 끝낼 합의를 원한다. 상대방을 만나지 않고 어떻게 합의를 이룰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견이 워낙 컸기 때문에 사실 오래전부터 공동성명 대신 의장국 성명을 내는 방안이 예정돼 있었다. 이견을 빚은 사안에는 △우크라전 △이란전 △미 관세 △중국의 남중국해 행보 등이 포함됐다고 알려졌다. 참석자들은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완강한 입장을 보였으며, 폴란드의 G20 가입에도 마찬가지로 반대했다"고 전했다. 이에 더해, "미국 정부가 타 국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G20 회원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이번 회의에 초청하지 않은 것도 반발을 낳았다"고 했다.

G20 안에서 미국과 입장이 비슷한 일부 협력국들 사이에서 AI에 관한 공동성명이 나오긴 했으나, 성명 자체 내에 용어를 둘러싼 이견이 표출되기도 했다. 루비오 장관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외교장관들과 회담한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선 '초지능(SI)' 관련 구절마다 별표(*)가 붙어 있었고, 이 별표는 "호주·인도·일본에서 인공지능(AI)을 가리킨다"고 설명한 각주로 연결됐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9월 유엔총회 연설에서 "AI 대신 SI라는 용어를 쓰기로 했다"며 이 용어를 의무적으로 쓰도록 지시한 바 있다.

[email protected] 홍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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