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야권연합, '델리로 가자' 대규모 시위 물결…선거관리위원장 사퇴 촉구
【뉴델리(인도)=프라갸 아와사티 통신원】인도 야권 연합인 인디아 블록이 1일 수도 뉴델리에서 대규모 거리 시위를 벌이고 선거관리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야권은 선거인 명부 개정 과정에서 유권자들의 이름이 부당하게 삭제되는 등 선거 관련 불공정 행위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정부와 선거관리 당국을 압박했다.
이날 시위는 '찰로 딜리(델리로 가자)'라는 구호 아래 진행됐다. 여러 야당 지지자와 당원들은 뉴델리의 람릴라 마이단에 집결했고, 일부 참가자들은 민토 로드에서 코넛 플레이스 교차로를 거쳐 집회 장소까지 행진했다.
이번 시위에는 소니아 간디 전 인도국민회의(INC) 총재와 라훌 간디 하원 야당 대표를 비롯해 아킬레시 야다브 사회당 대표, 마마타 바네르지 전 서벵골주 총리, 마 아기 CPI(M) 사무총장, D. 라자 인도공산당(CPI) 사무총장 등 주요 야권 인사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말리카르준 카르게 인도국민회의 총재의 자택에 모인 뒤 오픈 버스를 타고 민토 로드로 이동해 람릴라 마이단까지 행진했다. 집회 현장에서는 청년·학생 조직을 포함한 참가자들이 선거인 명부 특별집중개정(SIR)에 반대하는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야권 연합은 기아네시 쿠마르 선거관리위원장의 사퇴를 핵심 요구사항으로 내세웠다. 특히 SIR 과정에서 다수 유권자의 이름이 선거인 명부에서 삭제됐다며 이를 '투표 도둑질'이라고 비판했다. 선거권이 침해되고 있다는 것이 야권의 주장이다.
시위 참가자들은 독특한 방식으로 항의의 뜻을 표현하기도 했다. 삭제된 유권자 명단을 길게 늘어놓은 팻말과 잘린 손가락을 형상화한 상징물 등이 등장했고, 전국 각지에서 모인 것으로 알려진 부족 공동체 구성원들은 전통 의상을 입고 노래와 춤을 선보였다. 한 부족 공동체 참가자는 "우리도 이 나라의 중요한 시민이며, 우리의 전통과 문화를 어디에서나 지켜 나간다"며 "투표할 권리가 사라진다면 부족 공동체는 자신들의 땅마저 빼앗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참가자는 산업계가 부족민들의 토지를 빼앗을 수 있다는 우려도 표명했다. 이번 시위는 전날인 지난달 31일 카르게 총재의 자택에서 열린 쿠마르 선거관리위원장에 대한 이른바 '국민 탄핵' 행사에 이어 진행됐다. 전 하원의장인 메이라 쿠마르가 의장을 맡은 가운데 카르게 총재가 야권의 의혹을 담은 결의안을 제출했고, 라훌 간디가 마무리 발언을 했다. 해당 결의안은 참석자들의 동의를 얻어 채택됐다.
한편 대규모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뉴델리 당국은 강도 높은 안전 대책을 마련했다. 인디아 블록은 최대 100만 명의 참가를 예상했지만 경찰은 약 5만 명이 모일 것으로 전망했다. 경찰과 중앙무장경찰대 소속 인력을 포함해 4000명 이상이 행진 경로와 집회 장소에 배치됐다. 집회 장소는 14개 구역으로 나뉘어 관리되며, 200대 이상의 CCTV와 드론, 경찰관 착용 카메라 등을 활용한 감시도 이뤄진다. 현장에는 대형 삼색 천막으로 덮인 주무대와 야권 각 정당의 주별 대표들을 위한 별도 무대가 설치됐으며, 참가자들의 이동을 통제하기 위한 금속 바리케이드도 마련됐다.
인도 정치권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선거인 명부 개정 논란이 대규모 야권 연합의 거리 행동으로 이어지면서, 향후 선거관리 당국과 야권 사이의 갈등도 한층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email protected] 프라갸 아와사티 통신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