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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배달앱 수수료 규제의 역설

파이낸셜뉴스
장민권 정보미디어부
장민권 정보미디어부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5월, 미국 뉴저지 저지시티는 배달앱이 음식점에 부과하는 수수료를 주문금액의 최대 10%로 제한했다. 당시 배달앱 수수료는 음식점 매출의 15~35%에 달했다. 코로나19로 매장 영업이 위축되고 배달 주문 의존도가 커지자 음식점의 수수료 부담을 낮춰 경영난을 덜어주겠다는 취지였다. 시 정부는 5월 7일 행정명령을 통해 비상사태 기간 수수료 상한을 적용했다.

하지만 배달업체들의 대응은 예상과 달랐다. 우버이츠는 저지시티 음식점에서 주문하는 이용자에게 3달러의 추가요금을 부과했다. 음식점에서 더 이상 받을 수 없게 된 수수료를 이용자에게 별도 청구하는 방식으로 대응한 것이다. 만약 이용자가 저지시티 음식점 대신 다른 지역 음식점에서 주문하면 추가요금을 피할 수 있었다. 음식점의 부담을 덜어주려던 정책이 외려 소비자의 비용 부담을 가중시킨 셈이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국회에는 배달앱 수수료를 주문금액의 15% 이내로 제한하거나 배달비까지 포함해 상한을 두는 법안 3건이 계류 중이다. 여야 모두 입법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연내 처리 가능성이 커졌지만 규제의 파장과 실효성을 충분히 따졌는지는 의문이다.

수수료를 법으로 낮춰도 비용은 사라지지 않는다. 플랫폼은 소비자 배달비를 올리거나 할인 혜택을 줄일 것이다. 특히 배달비까지 수수료 상한에 포함하는 법안은 더 논란의 여지가 크다. 배달비는 플랫폼의 중개 수익이 아니라 라이더의 노동 대가다. 이를 한데 묶어 총액을 제한하면 플랫폼이 상한을 맞추기 위해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배달 단가를 낮출 것이다.

통상 문제도 간과하기 어렵다. 우버가 추진 중인 배달의민족 모회사 독일 딜리버리히어로 인수가 성사되면 배민은 미국 기업이 된다. 쿠팡이츠도 법적으로 미국에 본사를 둔 쿠팡의 자회사다. 해외 기업에도 배달앱 규제가 적용되는 만큼 통상갈등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충분한 검토 없이 추진되는 규제로는 배달 플랫폼 규제의 당위성을 납득시키기 어렵다.

소상공인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데 이견은 없다. 다만 수수료율을 법으로 일률적으로 낮추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다. 이해관계자들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 플랫폼의 운영·개발 비용, 배달 시장의 특성 등을 규제 설계에 촘촘히 반영해야 한다. 그래야 '풍선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배달 서비스 질 저하를 막을 수 있다. 저지시티가 남긴 교훈은 분명하다. 설익은 규제는 소비자 부담만 가중시키는 청구서로 돌아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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