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불길 휩싸인 유럽…프랑스 이어 독일도 폭력 시위

연합뉴스

프랑스 시위대, 경찰 향해 화염병 투척해 '살인미수' 수사 개시 독일 당국, 폭력사태 배후로 '좌파·이주민 난동꾼' 지목…강경대응 예고 포르투갈·알바니아·스위스 등도 시위 이어져…네덜란드도 경계 강화

불길 휩싸인 유럽…프랑스 이어 독일도 폭력 시위
프랑스 시위대, 경찰 향해 화염병 투척해 '살인미수' 수사 개시
독일 당국, 폭력사태 배후로 '좌파·이주민 난동꾼' 지목…강경대응 예고
포르투갈·알바니아·스위스 등도 시위 이어져…네덜란드도 경계 강화

독일 프랑크푸르트서 시위 중 핼러윈 의상 입고 포즈 취한 참가자 (출처=연합뉴스)
독일 프랑크푸르트서 시위 중 핼러윈 의상 입고 포즈 취한 참가자 (출처=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곽민서 기자 = 유럽 전역으로 확산한 청년 세대의 시위가 일부 지역에서 또다시 폭력 사태로 번졌다.

경찰과 시위대의 대치가 이어지며 곳곳에서 화염병과 최루탄이 오갔고, 거리는 불길에 휩싸였다.

1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가디언 등 외신들에 따르면 프랑스에서는 지난 31일 핼러윈을 맞아 대규모 주말 시위가 3주째 이어졌다.

시위 인원은 전국 32만명으로 추산됐다. 참가 인원은 첫 주말 시위가 벌어진 지난달 17일 55만명, 같은 달 24일 41만명보다는 줄었다.

대다수 참가자는 핼러윈 기념 분장을 한 채로 거리에 나섰다. 한 참가자는 프랑스 대혁명 당시 민중의 손에 참수된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 분장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프랑스 당국은 대규모 경찰력을 배치하고 야간 통행을 제한했다. 파리 경찰은 레퓌블리크 광장과 레알 일대에서 주말 오후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통행 금지령을 내렸고, 샹젤리제 주변에서는 보호자를 동반하지 않은 미성년자에게 오후 9시부터 통행금지를 적용했다.

그러나 해질녘 파리와 리옹·툴루즈 등지의 일부 시위대가 경찰을 향해 화염병 등을 던지면서 또다시 폭력 사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한 매체에서는 경찰관의 발치에서 사제 폭발 장치가 터지고, 이 경찰의 하체에 불이 순식간에 옮겨붙는 충격적인 장면이 보도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파리 검찰청은 "경찰관과 군인경찰대 15명을 향해 폭발성 장치가 투척됐다"며 "공권력을 가진 사람에 대한 살인미수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군인경찰대(Gendarmerie Nationale)는 일상적으로 경찰(Police Nationale)과 거의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군과 경찰의 중간 형태의 조직을 말한다.

대선 유력 주자인 프랑스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하원의원은 엑스(X·옛 트위터)에서 화염병 투척 사건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요구했다.

프랑스 내무부는 1일 정오 기준으로 시위대 779명이 체포되고, 경찰과 군인경찰대 등 159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상점 36곳도 기물 파손 및 약탈 피해를 입었다.

시위 대응에 나선 프랑스 경찰 (출처=연합뉴스)
시위 대응에 나선 프랑스 경찰 (출처=연합뉴스)

같은 날 독일에서도 전국 30여개 도시에서 청년단체 '젠지레겔트'(Z세대가 해결한다)가 주도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이들은 프랑스와 마찬가지로 교육환경 개선 및 생활고 경감 등을 요구하며 거리에 나섰다. 독일 정부의 징병제 부활 움직임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잇따랐다.

가디언 등 외신은 이번 시위에 10만명 이상이 참가한 것으로 추산했다.

프랑크푸르트와 베를린, 쾰른, 함부르크 등 일부 지역에서는 폭력 행위도 이어졌다.

독일 헤센주 당국에 따르면 이날 후드를 쓴 일부 시위대가 프랑크푸르트 상점 17곳을 파손하고 5곳을 약탈했으며, 경찰을 향해 화염병을 던졌다.

이 과정에서 13∼29세 청소년·청년 54명이 체포되고, 경찰관 100명 이상이 다쳤다.

베를린에서는 시위대가 병과 폭죽 등으로 경찰을 공격해 56명이 체포됐으며, 경찰관 27명이 다쳤다고 베를린 경찰이 밝혔다.

쾰른에서도 폭력 사태가 발생해 경찰이 물대포를 동원했고, 함부르크에서는 검정 옷을 입은 사람들이 폭죽을 쏘고 바리케이드에 불을 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공영 방송 NDR은 함부르크에서만 120명이 경찰에 연행됐다고 전했다.

독일 당국은 '좌익 극단주의 세력'과 '이주민 출신 난동꾼'을 폭력 사태의 배후로 지목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독일 중도 보수 기독사회당(CSU) 소속 알렉산더 도브린트 내무장관은 현지 대중지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폭력적인 좌파 단체들과 이주민 사회 출신의 말썽꾼들이 평화롭던 시위를 빼앗았다"며 "폭도와 약탈꾼들을 찾아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의 기독민주당(CDU) 소속 로만 포제크 헤센주 내무장관 역시 "좌익 극단주의자들과 대부분 이주민 배경을 가진 폭력적인 젊은이들의 폭력 잠재력이 드러났다"며 "우리는 이 문제를 회피해선 안 된다. (이주민 범죄에 대해) 섣불리 금기시하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시위를 주도한 젠지레겔트 측은 모든 폭력 행위에 선을 긋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시위 도중 깨진 상점 유리창 (출처=연합뉴스)
독일 프랑크푸르트 시위 도중 깨진 상점 유리창 (출처=연합뉴스)

유럽 각국에서도 시위와 진압이 이어졌다.

포르투갈에서는 지난달 31일 주택난에 항의하는 시민 수천 명이 거리로 나섰다.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들도 주거권 보장을 요구하며 행진에 동참했다.

포르투갈 경찰은 1일 오전 4시 30분께 수도 리스본의 호시우 광장에서 농성 중인 시위대를 강제 해산시켰다.

스위스 취리히와 바젤에서는 "스위스도 참을 만큼 참았다"는 구호 아래 수백 명이 시위를 벌였다.

취리히의 일부 시위대는 폭죽과 병, 돌을 던지며 경찰을 공격했고, 거리의 쓰레기통과 전기자전거에 불을 질렀다. 경찰은 최루가스와 물대포로 대응했다.

알바니아 수도 티라나에서는 부패 의혹이 불거진 에디 라마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알바니아 내무부는 최근 이어진 시위로 경찰관 200명을 포함해 350명이 다치고 미성년자 269명이 체포됐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네덜란드 헤이그에서도 지난달 31일 도심 쇼핑가에 대규모 경찰 병력이 배치됐다. 최근 온라인에 시위 참여를 독려하는 글이 퍼지면서 경찰이 선제 대응에 나선 것이다.

지역 상점들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출입문과 창문을 판자로 막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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