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지·상표도 베껴… 식품업계 ‘짝퉁 K푸드’ 맞설 IP 쌓는다
작년 해외 적발 위조 상품 ‘최대’
주요 식품 6개사 보유한 IP 건수
상반기 3만9628건으로 크게늘어
브랜드 상표권 선점해 사업 보호
맛·품질 독자 기술 경쟁력 확보나서
K푸드의 글로벌 위상 강화로 해외에서 한국 식품을 모방한 제품 유통과 상표 무단 사용이 급증하고 있다. 이에 국내 식품 기업들은 상표부터 제조 기술까지 전방위로 공격적인 지식재산권(IP) 확보에 나서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제일제당, 롯데칠성음료, 롯데웰푸드, 농심, 하이트진로, 삼양식품 등 주요 식품 6개사가 올해 상반기 새로 취득한 IP는 총 1518건으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의 전체 IP 보유 건수는 지난해 말 3만8110건에서 올해 상반기 3만9628건으로 반년 새 4.0% 증가한 규모다. 기업별로는 불닭볶음면으로 글로벌 인기를 끌고 있는 삼양식품의 IP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삼양식품은 보유 IP가 지난해 1116건에서 올해 상반기 1222건으로 106건(9.5%) 늘었다.
음료·주류 기업들도 IP 영토를 빠르게 넓히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의 IP 보유 건수는 지난해 3277건에서 올해 상반기 3559건으로 282건(8.6%) 증가했고, 같은 기간 하이트진로는 3226건에서 3314건으로 88건(2.7%) 늘었다.
주요 종합식품 기업들의 IP 축적도 꾸준한 상승세다. CJ제일제당의 IP 보유 건수는 같은 기간 2만3453건에서 2만4300건으로 847건(3.6%) 증가해 업계 최다 수준을 유지했다.
식음료 업계가 이처럼 IP 확보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브랜드 상표권을 선점해 사업을 보호하고 독자적인 기술 경쟁력을 지키기 위해서다. 과거에는 중국 등을 중심으로 인기 K푸드의 포장 디자인만 베낀 단순 위조 제품을 유통하는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에는 동남아시아와 인도 등지에서 현지 브로커가 한국 기업의 상표권을 먼저 등록한 뒤, 정작 원조 기업의 현지 진출을 가로막고 거액의 로열티나 합의금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현행법상 국내에서 상표를 출원하더라도 6개월 이내에 해외 출원을 진행해야 우선권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제도적 허점을 악용한 것이다.
실제 한국지식재산보호원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에서 적발된 한국 식품 상표 무단 선점 및 온라인 위조 상품 차단 건수는 각각 738건, 2884건으로 역대 최대치다. 상표 무단 선점은 지난 2023년 399건에서 2024년 421건으로 소폭 늘어난 뒤 지난해 738건으로 급증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맛과 품질의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원천 기술 보호 필요성이 커진 점도 특허 등 IP 출원을 부추기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IP 확보는 해외에서 자사 브랜드를 보호하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개발한 고유 기술을 경쟁사가 도용하지 못하도록 견제하는 수단"이라며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식품 시장에서 신제품 개발 단계의 특허 취득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박경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