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수 어려운 대출 3兆 넘었다… 4대금융 건전성 관리 '경고등'
3분기 총 추정손실 3조868억
작년보다 14.5% 증가 역대 최대
NPL잔액도 14조3200억 달해
커버리지비율은 일제히 '하락'
충당금 쌓아도 부실채 못 따라가
기준금리 추가 인상 땐 부담 커져
4대 금융그룹이 사실상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한 대출채권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3조원을 넘어섰다. 전체 부실채권은 올해 들어 2조원 넘게 불어난 가운데 부실채권에 대비한 충당금 적립 비율은 4대 금융그룹 모두 하락했다. 주요 금융사가 역대급 실적을 이어가고 있지만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연체 부담이 커지면서 건전성 관리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분석이다.
■추정손실 첫 3조… NPL도 14조 넘어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3·4분기 말 추정손실은 총 3조86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2조6949억원)보다 3919억원(14.5%) 증가한 규모다. 직전 분기(2조9911억원)와 비교해도 957억원(3.2%) 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추정손실은 금융회사가 보유한 여신을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등 5단계로 분류할 때 건전성이 가장 낮은 단계다. 사실상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한 채권으로, 부실채권으로 분류되는 고정이하여신(NPL)의 일부다.
금융지주별로는 우리금융의 추정손실이 93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전분기(7530억원)보다 1770억원(23.5%) 증가했다. KB금융도 같은 기간 8062억원에서 8489억원으로 427억원(5.3%) 늘었다. 다만 신한금융은 9004억원에서 7909억원으로, 하나금융은 5310억원에서 5170억원으로 줄었다.
전체 부실채권 규모도 확대됐다. 4대 금융지주의 3·4분기 말 NPL 잔액은 약 14조32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약 2조3900억원 증가했다.
특히 하나금융의 부실채권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하나금융의 NPL 잔액은 지난해 말보다 35.0% 증가한 4조2535억원으로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많았다. 같은 기간 총여신 증가율(3.8%)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NPL비율도 지난해 3·4분기 0.73%에서 올해 0.93%로 0.20%p 상승했다. 신한금융과 우리금융도 각각 0.02%p 오른 반면, KB금융은 0.05%p 하락했다.
■NPL 커버리지율 일제히 하락
부실채권이 늘어나는 동안 금융지주들의 손실흡수 여력을 보여주는 NPL커버리지비율은 일제히 하락했다. NPL커버리지비율은 고정이하여신 잔액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 비율이 낮아질수록 부실채권에 대비해 쌓아둔 충당금의 상대적 규모가 작아졌다는 의미다.
우리금융의 NPL커버리지비율은 지난해 3·4분기 130.04%에서 올해 동기 112.69%로 17.35%p 하락해 감소폭이 가장 컸다. 하나금융은 105.03%에서 90.19%로 14.84%p 떨어지며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100%를 밑돌았다. 올해 하나금융은 매분기 100% 이하를 기록했다. 올해 3·4분기 신한금융(115.48%)과 KB금융(129.26%)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61%p, 4.14%p 하락했다.
이는 부실채권 증가 속도를 충당금 적립이 따라가지 못한 영향이다. 일례로 하나금융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3·4분기까지 대출채권 관련 대손충당금을 10.9% 늘렸지만 같은 기간 NPL 잔액은 35.0% 증가했다.
금융권에서는 기업대출 부실과 중소기업·자영업자 연체율 상승이 향후 건전성 관리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대 은행의 올해 3·4분기 말 중소기업대출 연체율 단순평균은 0.57%로, 2017년 1·4분기(0.59%) 이후 9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금리 속 중소기업들은 내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NPL 매각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부실채권 정리에 속도를 내기 어려운 데다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도 전망되면서 건정성 부담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서지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