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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간선거 D-데이…AI·금리·관세 '3대 변수'에 韓경제 촉각

뉴스1

(세종=뉴스1) 심서현 기자 = 미국이 3일(현지시간) 중간선거를 치르는 가운데 한국 경제가 인공지능(AI) 투자와 금리·관세 정책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선거 결과에 따라 반도체·전력기기 수출과 기업의 자금 조달·수입 비용 등이 영향을 받을 수 있어서다.

민주당이 상·하원을 탈환하면 데이터센터 규제 논의가 한국 수출에 부담이 될 수 있지만, 금리·달러 하락은 기업의 비용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공화당이 양원을 지키면 AI 투자 확대에 따른 수출 수혜가 기대되는 반면 금리와 환율 상승 압력도 커질 수 있다.

관세 부담은 민주당이 이겨도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이어지는 데다 의회가 양당으로 나뉘면 관세를 앞세운 교역국 압박이 강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민주당 양원 탈환 땐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 가능성…韓 반도체 수출에 변수

미국 중간선거의 초반 개표 결과는 4일 오전 국내 금융시장 거래시간에 속속 전해질 전망이다. 한국시간 오전 8시 인디애나·켄터키주 일부 지역을 시작으로 오전 9시에는 조지아·버지니아주에서도 투표가 끝난다. 상·하원 다수당이 확정되기 전이라도 경합 지역에서 어느 당이 앞서느냐에 따라 원화와 국내 반도체주가 장중 등락할 수 있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10월 반도체 수출은 564억 4000만 달러로 전체 수출(1152억 8000만 달러)의 49.0%를 차지했다. 지난달 1~25일 미국으로 수출한 반도체만 58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7% 늘었다. 같은 기간 대미 컴퓨터 수출은 816%, 전기기기 수출은 160% 증가했다.

미국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투자는 서버에 들어가는 메모리와 저장장치뿐 아니라 전력을 공급하는 변압기와 전선 수출까지 뒷받침하고 있다. 10월 한국의 전체 전기기기 수출액은 데이터센터용 변압기·전선·케이블 수요에 힘입어 역대 최대인 19억 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민주당이 양원을 차지하면 데이터센터 사업자에게 전력망 확충 비용을 더 부담시키거나 AI 기업의 시장지배력을 조사하려는 의회의 움직임이 빨라질 수 있다. 규제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비용 부담이 얼마나 늘지 불분명해지면 기업들이 신규 투자를 미룰 수 있다. 국내 업체의 반도체·전력기기 납품도 그만큼 늦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미국 자산운용사 레일리언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는 블룸버그에 민주당이 양원을 차지해 데이터센터 전력비 부담과 AI 규제를 둘러싼 논쟁이 커지면 한국 등 아시아 증시에서 AI 관련주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영국 자산운용사 애버딘 인베스트먼츠는 한국과 대만 반도체 업체들이 미국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만큼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반도체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실제 데이터센터 착공에는 같은 날 36개 주에서 치러지는 주지사 선거가 더 직접적인 변수다. 데이터센터 입지와 인허가, 전기요금 결정에 주·지방정부가 관여하기 때문이다. KB증권에 따르면 20개 가까운 주에서 적어도 한 명의 후보가 신규 건설이나 인허가를 일시 중단하겠다고 공약했다. 미시간주에서는 민주당 조슬린 벤슨 후보가 안전장치를 마련할 때까지 신규 개발 중단을, 공화당 존 제임스 후보는 지역사회의 결정권 강화를 내세웠다.

다만 KB증권은 세수 확보와 투자 유치 경쟁을 고려하면 주정부가 전면 중단보다 전력비 분담이나 자체 전력 확보를 조건으로 사업을 허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이 경우 데이터센터 가동은 늦어져도 발전시설과 전력망 투자는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

공화 양원 수성 땐 달러·원 1360~1400원…의회 분점 땐 12월 예산 협상

금리와 환율 측면에선 민주당의 양원 승리가 국내 기업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한국은행이 종합한 주요 투자은행 전망에 따르면 민주당이 양원을 탈환하면 AI 투자 위축과 성장 둔화 우려로 단기적으로 미국 장기금리가 내리고 달러가 약세를 보일 수 있다. 국내 시장금리의 상승 압력이 줄고 원유·가스 등 달러로 결제하는 수입품의 원화 가격도 낮아질 수 있다.

공화당이 양원을 지키면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와 국방비 증액에 추진력이 붙는다. 에너지 인프라 인허가 간소화로 데이터센터 건설이 빨라지면 한국 반도체·전력기기 업체는 미국에서 주문을 더 받을 수 있다. 반면 미국 정부가 지출을 늘리기 위해 국채 발행을 확대하면 미 국채금리를 따라 국내 시장금리에도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

대신증권은 공화당 양원 수성 시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0.15~0.30%포인트(p) 오르고 달러·원 환율은 1360~1400원까지 반등할 수 있다고 봤다. 달러 강세는 수출기업의 원화 환산 매출을 늘리지만 에너지·원자재를 들여오는 기업에는 수입 대금 부담을 키운다. 대신증권은 민주당이 양원을 차지하거나 양당이 의회를 나눠 가지면 4분기 코스피 예상 범위를 5200~6700으로 유지하되, 공화당이 양원을 지키면 하단이 4950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에 따르면 주요 투자은행들은 공화당이 상원을 지키고 민주당이 하원을 탈환할 경우 선거 결과가 미국 금리와 달러 가치에 미치는 단기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경우 선거 이후 첫 고비는 12월 11일 미 연방정부 임시예산 만료다. 새 의원들의 임기는 내년 1월 3일 시작되는 만큼 당장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을 피하기 위한 예산 협상은 현 의회가 맡는다.

의회를 양당이 나눠 갖더라도 재정지출이 줄어든다는 보장은 없다. KB증권은 공화당이 국방비 증액을 요구하고 민주당이 복지 등 비국방 지출 확대를 조건으로 내걸면 양측 요구를 모두 반영한 예산안이 나올 수 있다고 봤다. 타협 과정에서 재정적자가 늘어나 미 국채금리가 높은 수준에 머물면 국내 기업의 차입 부담도 쉽게 줄어들기 어렵다.

민주당 이겨도 관세 철회 난항…의회 분점 땐 통상 갈등 커질 수도

한국 수출기업의 관세 부담은 민주당이 이기더라도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 의회 다수당이 바뀌어도 통상 권한을 행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는 이어지기 때문이다.

미국의 외교정책 연구기관인 외교협회(CFR)의 앨리슨 J. 스미스 지경학센터 부소장은 민주당이 하원이나 상원을 탈환해도 관세로 보호받는 미국 업계가 철회에 반대하고 대통령도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어 통상정책의 큰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BNP파리바증권의 중국법인은 의회가 분점되면 오히려 통상 갈등이 커질 가능성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의 협조를 얻기 어려워질수록 행정부 권한으로 상대국을 압박할 수 있는 관세를 협상 수단으로 활용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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