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찾고 일정 등록까지 척척"…'한국어 시리 AI' 체험해보니
(서울=뉴스1) 신민경 기자 = "내일 일정 알려줘." 아이폰의 시리(Siri)에게 묻자 "내일 오전 10시 30분부터 11시 30분까지 기자간담회 일정이 있습니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여기까지는 기존 시리도 할 수 있던 일이다. 이어 "일정 10분 전에 알람 맞춰 줘"라고 하자, 시리는 간담회 시작 시각을 기준으로 오전 10시 20분에 '기자간담회 준비' 알람을 맞췄다. 기존 시리였다면 몇 시에 맞출지 되물었을 대목이다. 앞선 대화에서 '일정'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알아듣고 다음 작업으로 이어간 것이다.
애플이 지난달 26일 한국어 지원을 확대한 '시리 AI'를 2일 직접 써 봤다. 기존 시리는 문자를 읽어주거나 답장을 보내는 데 그쳤다면 시리 AI는 맥락을 이해하고 작업까지 실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수많은 문자 메시지를 일일이 뒤질 필요도 없었다. 시리 AI에 "오늘 XXXX에서 사진 자료를 보냈어?"라고 묻자 "오늘 오전 11시 25분에 '제47차 회의 사진자료'를 보냈다는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실제 문자함을 확인하니 같은 시각 해당 메시지가 도착해 있었다. 메시지 앱을 열어 직접 검색하지 않고도 원하는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사진 속 일정도 캘린더로…'화면 인지' 기능
시리 AI는 화면에 표시된 내용을 이해하고 이를 실제 작업으로 연결하는 기능도 갖췄다. 행사 일정이 담긴 안내문을 촬영한 뒤 일정 등록을 요청하자, 시리는 사진 속 날짜와 시간을 인식해 캘린더에 일정을 등록했다. 기존처럼 날짜와 시간, 일정 제목을 일일이 말할 필요가 없었다.
요청한 정보를 찾지 못했을 때는 다른 기록에서 관련 정보를 제시하기도 했다. 문자 메시지에서 특정 이메일 주소를 찾아달라고 하자, 시리는 최근 문자에서 해당 주소를 찾지 못했다고 답했다. 대신 과거에 받은 명함 사진에 해당 이메일 주소가 담겨 있다는 사실을 알려줬다.
카카오톡·네이버 캘린더는 못 찾아…국내 앱 연동 숙제
다만 국내에서 많이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앱)과의 연동에는 한계를 보였다.
카카오톡 대화를 찾아달라고 하자 시리는 "카카오톡과 같은 타사 앱의 대화 내용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제가 직접 검색하거나 가져올 수 없습니다"라며 카카오톡 앱의 검색 기능을 쓰라고 안내했다. 네이버 캘린더 일정을 묻자 "네이버 캘린더 앱에서 일정을 찾을 수 없습니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애플 기본 캘린더의 일정은 바로 찾은 것과 대조적이다.
국내 이용자들이 카카오톡과 네이버·구글 캘린더 등을 널리 사용한다는 점에서 아쉬운 대목이다. 타사 앱에서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은 개발사의 연동 여부와 접근 권한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체험 결과만으로 모든 타사 앱에서 정보 검색이 불가능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시리 AI는 현재 베타 버전으로 제공되고 있다. 한국어 지원으로 국내 이용자의 접근성은 높아졌지만, 주요 앱과의 연동 확대는 과제로 남았다. 시리 AI의 경쟁력은 질문에 얼마나 자연스럽게 답하느냐를 넘어, 이용자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앱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고 실제 작업까지 수행할 수 있느냐에 달릴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