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음식은 강한데… 서울 야간문화 제도적 뒷받침은 미흡
민간기관 평가서 6곳 중 4위
암스테르담·시드니·뉴욕 뒤이어
거리공연 등 창작 생태계 호평
지속가능성·친환경 운영 낙제점
서울의 야간문화가 국제 민간 연구기관의 평가에서 100점 만점에 50점을 기록했다. 조사 대상 6개 도시 중 4위다. 공연과 창작 활동을 뒷받침하는 문화 생태계는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야간문화 시설의 환경적 지속가능성과 제도적 지원은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야간문화 정책이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핵심 콘텐츠를 발굴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3일 네덜란드·독일 기반 야간문화 연구·컨설팅 기관 바이브랩(VibeLab)이 암스테르담 댄스 이벤트(ADE)와 공동 발표한 '나이트타임 컬처 인덱스 2026(Nighttime Culture Index 2026·NCI)'은 6개 대륙의 야간문화 특성을 살펴보기 위해 아시아의 서울을 비롯해 유럽 암스테르담, 북미 뉴욕, 남미 상파울루, 아프리카 라고스, 오세아니아 시드니 등 6개 도시를 평가했다. NCI는 야간문화의 경제적 효과뿐 아니라 문화적 가치와 이를 뒷받침하는 여건을 측정하기 위해 개발된 지수다.
암스테르담이 63점으로 가장 높았고 시드니(62.9점), 뉴욕(61.2점)이 뒤를 이었다. 서울은 상파울루(47.7점)와 라고스(36.9점)보다 높았으나 상위 3개 도시와는 10점 이상 격차를 보였다.
보고서는 "지수는 야간문화의 경제적 효과나 관광 경쟁력보다 문화적 가치와 이를 유지하는 여건에 초점을 맞췄다"며 "도시 간 순위를 매기기보다 건강한 야간문화 생태계를 뒷받침하는 핵심 요소를 측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야별로 보면 서울은 6개 평가항목 중 창작 생태계에서 60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공간·인프라는 57.5점, 공동체·소속감은 54.5점, 다양성·대표성은 49.6점으로 집계됐다. 반면 정책·시민사회 활력은 45.8점에 머물렀고, 지속가능성·환경은 32.5점으로 6개 분야 가운데 가장 낮았다.
보고서는 30개 세부 지표 평가에서 K팝과 음식·거리문화 등을 바탕으로 한 활발한 야간문화 활동을 서울의 강점으로 꼽았다. 특히 음악 외 야간문화 행사 지표는 74점, 음악 축제 지표는 68점으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서울은 친환경 운영과 이를 위한 지원 기반에서 약점을 보였다. 지속가능성·환경 분야는 도시 전체의 환경 수준이 아니라 공연장과 문화시설, 축제 등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려는 노력과 이를 뒷받침하는 지원 체계를 평가하는 항목이다.
보고서는 "서울의 야간문화가 전통적으로 거리 공연과 시장, 먹거리를 중심으로 형성됐다"면서 "많은 클럽이 음식점으로 분류돼 춤을 추는 행위에 법적 제약을 받고 있으며, 새로운 시도를 위한 공간과 지역의 신진 인재를 발굴·육성할 기반도 미흡하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분석했다. 실제 야간문화 공간의 법적 지위와 보호를 평가하는 세부 지표는 40점에 그쳤다. 야간문화 관련 기관 간 협력은 37.5점, 거버넌스는 39점을 기록했다.
서울시는 올해 야간경제 활성화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다양한 야간문화 프로그램을 시범적으로 선보이는 데 집중했고, 시민 호응이 높은 콘텐츠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지현 서울시 야간경제 총괄특보는 "야간경제 활성화라는 새로운 화두를 제시한 이후 시민들의 관심과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며 "서울이 세계 어느 도시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치안과 안전 경쟁력을 갖춘 만큼, 이를 바탕으로 다채로운 야간 콘텐츠를 확충하고 관련 제도와 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서울의 밤을 새로운 도시 경쟁력으로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성초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