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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청소기 실패서 고객 목소리 읽었죠" [인터뷰]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가와세 다쿠 하루메쿠홀딩스 집행임원·경영기획실장
선호하는 청소법 달라 판매 부진
엽서 2천장 속 숨은 수요 찾아
21년 장수상품도 독자요청서 시작

가와세 다쿠 하루메쿠홀딩스 집행임원 겸 경영기획실장이 지난달 28일 일본 도쿄 지요다구에 위치한 하루메쿠 본사에서 하루메쿠 잡지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서혜진 기자
가와세 다쿠 하루메쿠홀딩스 집행임원 겸 경영기획실장이 지난달 28일 일본 도쿄 지요다구에 위치한 하루메쿠 본사에서 하루메쿠 잡지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 "청소를 편하게 하고 싶다는 고객이 많아 로봇청소기를 판매했는데 기대만큼 팔리지 않았습니다."

지난달 28일 도쿄 지요다구 하루메쿠 본사에서 만난 가와세 다쿠 하루메쿠홀딩스 집행임원 겸 경영기획실장은 상품 기획·개발부터 판매까지 총괄하고 있다. 하루메쿠는 여성들의 소변 누출 고민을 반영해 개발한 '골반저근 서포트 쇼츠'를 약 10년간 누적 115만장 판매했다. 독자들의 요청에서 출발한 당근주스도 21년째 판매하며 정기배송 상품으로 운영하고 있다. 고객의 숨은 수요를 찾아 구매로 연결하는 비결을 묻자 그는 오히려 판매가 부진했던 로봇청소기 사례부터 꺼냈다.

그는 "청소가 생활의 습관으로 자리 잡아 청소 자체를 완전히 없애고 싶어 하는 분은 의외로 적었다"고 말했다. 주방이나 욕실처럼 특히 깨끗하게 관리하고 싶은 공간에는 각자 선호하는 청소 방식도 있었다. 로봇청소기로는 세부적인 요구까지 충족하기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고객의 생활방식을 구체적으로 파악해 상품에 반영한 사례로는 일본의 설 명절 음식인 '오세치(おせち)'를 들었다. 가족이 함께 모이는 일이 줄면서 기존의 큰 상차림 대신 1인분씩 나눈 상품에 대한 수요가 생겼다. 음식을 준비하는 어머니나 할머니가 가족을 챙기느라 정작 자신이 좋아하는 새우와 고기를 충분히 먹지 못하는 상황에도 주목했다. 개인별 상차림은 이들도 자신의 몫을 챙겨 먹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가와세 실장은 매년 약 2000장의 오세치 고객 엽서를 받아 상품 담당자들이 하나하나 읽는다고 설명했다. 당근주스 개발 과정에서도 고객의 목소리를 거듭 확인했다. 잡지에서 당근 섭취의 중요성을 소개하자 당근을 많이 먹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왔다. 믹서도 판매했지만, 고객들의 요구는 완제품 주스로 이어졌다. 그는 "매일 마실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배송하는 방식을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판매 이후에는 고객별 구매 이력도 활용한다. 당근주스를 시험 삼아 몇 캔 구매한 고객과 정기적으로 구매하는 고객을 구분해 관리한다. 속옷 구매자에게는 추가 구매도 제안한다. 가와세 실장은 "한 장을 구매한 분에게 두 번째, 세 번째 구매는 어떠냐고 엽서나 이메일을 보낸다"고 설명했다.

수익성 확보 방안으로는 인쇄·배송비 관리부터 꼽았다. 그는 "구매하지 않는 분에게 카탈로그를 계속 보내면 낭비가 된다"며 "누가 상품을 구매했는지 분석해 발송을 중단하는 등 불필요한 제작과 배송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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