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K뷰티의 새로운 복병 C뷰티

파이낸셜뉴스
강명연 생활경제부
강명연 생활경제부

"한국 화장품에 대한 경계심이 풀리는 데 15년이 걸렸습니다."

신화숙 아마존 글로벌셀링 코리아 대표는 최근 주최한 행사에서 당시 국내 최고가 화장품 선물을 받은 미국 바이어의 미지근한 반응을 전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걸 얼굴에 발라도 되나'라는 의구심을 받았던 K뷰티의 위상이 15년 만에 완전히 달라졌다며 K뷰티 지속 성장론에 힘을 실었다.

업계에서도 K뷰티가 글로벌 성장 초입에 돌입했다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온다. 한국 여성들의 피부 관리법을 앞세워 중저가 화장품 시장 겨냥에 성공한 데 이어 최근 신성장동력으로 기술력을 강조하고 있다. 에이피알은 '뷰티테크',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피부 장수(롱제비티)'에 힘을 싣는다.

문제는 너무 높아진 기대감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주가가 급등한 에이피알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올해 초 50배까지 오르기도 했다. 가파른 매출 성장과 함께 높은 수익성이 주가를 끌어올린 요인이다. 지난해 1400원대에 머물다 올 들어 1500원대 중반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이 3·4분기 말부터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다. 내년 원·달러 환율 전망이 1200원대까지 나오고 있어 수출기업이 직격탄을 맞을 위기에 처했다.

매출의 90%가 해외에서 나오는 에이피알이 대표적이다. 최근 실적을 발표한 에이피알의 3·4분기 영업이익률은 20.8%였다. 작년 같은 기간 대비 3.8%p 낮아진 수치다. 영업이익률 20%대 중반을 전제로 한 주가가 무너진 이유라는 게 업계 안팎의 평가다. 이번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률 전망치를 유지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에이피알은 매출을 늘려 영업이익 목표치를 달성하겠다고 강조했지만 이익률 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했다. 다만 환율 변수를 제외한 성장성에서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북미를 넘어 유럽, 남미, 아시아 등 지역 다변화와 함께 주요 제품 매출 의존이 낮아지고 인기상품 수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환율이 K뷰티의 성장을 막는 본질적인 요인이 되기는 어렵다. 기업들이 환헤지 등을 통해 환율을 방어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오히려 4년 만에 수출이 두 배로 성장한 C(중국)뷰티 침투를 경계하는 것이 K뷰티 성장에 근본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최근 만난 K뷰티 기업의 한 관계자는 "중국 화장품에 대한 인식이 아직 낮다"고 전했다. 15년 뒤 C뷰티의 위상은 어떨까. K뷰티 기업들이 기술경쟁에 돌입한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email protected]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