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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폭탄 있어야 버틴다…이란서 핵무장 기류 커져"

연합뉴스

20여년 전 하메네이 파트와로 핵무기 보유 자체 금지 "있지도 않은 핵무기로 공격받아"…핵무장 발언 잇따라

"핵폭탄 있어야 버틴다…이란서 핵무장 기류 커져"
20여년 전 하메네이 파트와로 핵무기 보유 자체 금지
"있지도 않은 핵무기로 공격받아"…핵무장 발언 잇따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위협하는 테헤란의 대형 간판 (출처=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위협하는 테헤란의 대형 간판 (출처=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 이란에서 핵무장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일 보도했다.

이란은 전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20여년 전 파트와(이슬람 율법 해석)를 통해 핵무기 생산·보유·사용을 스스로 금지했으나 이를 뒤집어야 한다는 성직자와 당국자들의 언급이 잦아지고 있다.

한때 강경파 일부의 주장으로 여겨졌던 핵무장론이 금요예배 설교단과 거리 집회를 거쳐 주류 공론장으로 진입하는 양상이라고 NYT는 전했다.

지난주 금요일 테헤란에서 열린 대예배에서 인도자 모하마드 자바드 하지 알리 아크바리가 핵교리 변경을 '국민적 요구'라고 선언하자 신도들은 평소처럼 "핵에너지는 우리의 양도할 수 없는 권리"라고 외쳤다.

그러자 아크바리는 "그건 옛날 구호이고 우리는 이미 그 단계를 훨씬 넘어섰다"고 말했다.

이런 기류의 배경에는 핵무기를 실제로 만들지는 않되 개발 의도를 모호하게 유지해 공격을 억제하려던 기존 전략이 실패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이란은 핵 프로그램이 평화적 목적이라고 주장하면서도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수준에 가깝게 우라늄을 농축해 서방의 의심을 받아왔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은 2025년 6월 이후 미국과 이스라엘이 벌인 두 차례의 전쟁을 막지 못했다.

중동 전문매체 암와즈미디어의 편집장 무함마드 알리 샤바니는 "이란은 보유하지도 않은 핵폭탄의 대가를 치른 셈"이라며 "궁극의 무기가 없으면 언제든 미국뿐 아니라 이스라엘의 처분에도 운명을 맡겨야 할 수 있다는 인식이 생겼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도 이런 인식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월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했다면 최고지도자를 폭격하는 대신 전화해 "저희가 해드릴 일이 있을까요"라고 물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에서는 지난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 이후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요구도 커지고 있다. 테헤란의 외교 전문가 모하마드 가데리는 NPT 탈퇴론이 과거에는 지도부 내 소수 의견이었지만 이제는 다수 의견으로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지도부에서도 핵 교리 변경 문제가 논의되고 있다는 발언이 나왔다.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지난달 31일 국영방송에 "아직 새로운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면서도 "전쟁이 다시 발발할 경우 전쟁 이전과 같은 교리를 유지할 것인지가 지금의 논의"라고 밝혔다.

새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NYT는 짚었다.

이란 국기가 그려진 테헤란 시내 벽화 (출처=연합뉴스)
이란 국기가 그려진 테헤란 시내 벽화 (출처=연합뉴스)

핵무장론 부상이 미국을 협상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압박 카드라는 해석도 나온다.

워싱턴의 중동 연구단체 DAWN의 이란 분석가 오미드 메마리안은 "이란이 '협상이 실패하면 다른 길을 택할 것이고 그 대가는 미국에 클 것'이라는 카드를 쓰고 있다"고 분석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을 비롯한 이란의 실용파는 여전히 기존의 평화적 핵 이용 방침을 지지한다.

국제정책센터의 이란 전문가 시나 투시는 그러나 자제를 주장하는 이들이 "이란이 핵무장 문턱을 넘지 않음으로써 무엇을 얻었는지 설명해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추가로 공격하면 미국이 막겠다는 핵무기를 이란이 개발할 수 있도록 힘을 싣는 역효과가 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란의 핵무장에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는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파트와라고 할 수 있다. 이란에서 최고지도자의 파트와는 강력한 종교적·현실적 권위를 갖지만 국가 존립과 직결된 상황에선 수정할 수 있다는 게 대체적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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