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이 철근까지?"…황정아의원 "나라장터 부적격 낙찰 수두룩"
AI로 걸러내는 행정혁신 필요, 납품권리 중개거래도 차단해야
"약국이 철근까지?"…황정아의원 "나라장터 부적격 낙찰 수두룩"
AI로 걸러내는 행정혁신 필요, 납품권리 중개거래도 차단해야
(대전=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 경남 김해의 한 약국은 조달청 나라장터에 등록한 업종이 '약국' 하나뿐이고 등록 직원은 없는데도 최근 3년간 20억6천만원어치를 낙찰받았다. 낙찰 품목도 국립박물관 건립 현장의 내진철근 9억9천500만원을 비롯해 지자체 굴착기, 해군 신호발생기까지 모두 15건에 달했다.
4일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대전 유성구을)이 조달청 나라장터 개찰결과와 조달업체 등록정보 공공데이터를 인공지능(AI) 에이전트로 전수 분석한 결과, 이처럼 공급 능력을 가늠하기 어려운 업체들이 공공조달 물품·용역을 대거 낙찰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대상은 2023년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3년간 개찰된 물품·용역 낙찰 전체다.
조달업체로 등록된 90만4천759곳(등록 이력 기준, 폐업·말소 업체 포함 가능) 가운데 등록 직원이 0∼1명이면서 주소가 아파트·빌라 등 주거지로 표기된 업체는 모두 6만7천568곳이다. 여기서 7천63곳이 3년간 2만1천498건, 1조3천862억원어치를 낙찰받았다.
주소와 별개로 조달청에 등록한 업종이 약국·급식·장례업·여행사 등 생활업종뿐인 업체(다른 면허 없음)가 등록 업종과 무관한 장비·자재를 낙찰받은 사례도 252건, 109곳으로 금액으로는 226억 원에 달했다.
인천공항 수하물처리설비(BHS) 자재와 탑승교 중앙관제서버 등 4건, 79억3천만원은 모두 아파트·주상복합·주거용 오피스텔 주소에 직원 0∼1명인 업체가 낙찰받았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슈퍼컴퓨터 6호기 상황실 디스플레이(1억8천870만원, 참가 296곳)는 대구 달서구 아파트 주소에 직원 1명인 업체에 돌아갔다.
전북 익산의 장례업체 두 곳은 조달청 등록 업종이 '장의·장묘용역'뿐인데도 대학·연구기관 실험실습기자재, 강판, 오실로스코프 등을 각각 31건(22억7천만원)과 27건(19억원어치) 낙찰받았다.
이런 업체들은 수천개 품명을 등록해 두고 공고마다 낙찰 하한률 근처 가격으로 투찰해 추첨식 낙찰을 노린다고 황의원은 지적했다. 낙찰 뒤에는 실제 제조·유통업체에서 물건을 받아 납품하거나 납품 권리를 넘기는 구조로 알려져 공급 능력이 없는 업체가 공공조달 중간과정에 끼어드는 셈이라고 부연했다.
황 의원은 "AI를 활용하면 공급 능력이 없는 업체의 부적합 입찰을 사전에 걸러낼 수 있는 만큼 부적절 사례를 검토하고 제한하는 행정 혁신이 필요하다"며 "입찰보증금 확대는 물론 납품 권리만 파는 중개소식 입찰을 제한할 방법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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