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서 게릴라 전술까지 구사하며 압박 높여"
어선 사이에서 배회하면서 표적 정보 수집 선체 부착식 기뢰, RPG, 수중드론 동원해 기습
"이란, 호르무즈서 게릴라 전술까지 구사하며 압박 높여"
어선 사이에서 배회하면서 표적 정보 수집
선체 부착식 기뢰, RPG, 수중드론 동원해 기습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 이란군이 호르무즈 해협의 석유 운송을 방해하기 위해 게릴라 전술까지 동원하면서 미국에 대한 압박을 높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역내 관리들과 해상 보안업체,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란은 폭탄을 실은 수중 드론과 선체 부착식 기뢰, 로켓추진유탄(RPG) 등을 동원해 해협을 오가는 선박을 공격하고 있다. 지난 8월 말부터는 폭탄을 탑재한 수중 드론으로 여러 상선을 공격했다고 걸프 지역 관리들은 전했다.
이란이 2019년에도 사용했던 선체 부착식 기뢰 역시 다시 등장했다.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만 바로 북쪽 수역에서 소형 보트가 유조선 좌현으로 접근해 수면 위 선체에 폭발물 2개를 부착했다. 이후 폭발로 기관실에 불이 나면서 이 선박은 한동안 운항하지 못했다.
주요 표적은 페르시아만의 원유를 해협 밖으로 실어 날라 대기 중인 유조선에 넘기는 셔틀선이다. 최근엔 유조선뿐 아니라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가스 운반선으로 공격 대상을 넓혔으며 해협 밖에 정박한 선박까지 겨냥하고 있다.
표적을 찾아내는 방식도 바뀌었다. 미군 공습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해안 레이더 대신 소형 보트에 탄 감시 인력이 선박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있다.
이들은 해협에 몰려 있는 어선 사이에 섞여 배회하면서 지나가는 선박을 관찰하고 미사일·드론 운용 부대에 표적 정보를 전달한다. 미군으로서는 이런 감시 활동을 탐지하거나 차단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WSJ는 이란의 이런 전술 변화가 전쟁에서 약해진 해군력을 보완하면서 교착 상태인 대미 협상에서 압박 수단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풀이했다. 이란 해군 함정 상당수가 미군에 격침된 데다 해안 감시시설도 공격받으면서 민간 선박과 소규모 공격 수단을 활용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킹스칼리지런던의 해전 전문가 알레시오 파탈라노는 이란은 적은 비용으로 상당한 피해를 줄 수 있으며 해안의 여러 지점에서 공격할 수 있어 미군이 이를 탐지하고 저지하는 데 더 긴 시간이 걸린다고 분석했다.
미군은 6월 종전 양해각서가 무산된 뒤 대이란 봉쇄를 유지하는 동시에 다른 선박과 원유가 해협을 빠져나갈 수 있도록 거의 매일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이란은 이 수송로를 공격해 원유 공급과 해운 비용에 부담을 주고 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자신들이 설치한 기뢰가 상선에 피해를 줬다는 주장도 이어가고 있다. 걸프 지역 관리들은 이를 선사들 사이에 공포를 퍼뜨리고 미국의 기뢰 제거 작업에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려는 시도로 평가했다.
공격은 최근 들어 더욱 잦아졌다. UKMTO에 따르면 지난달 해협에서 기록된 공격 관련 사건은 35건 이상으로 전쟁 발발 이후 월간 최다였다. 혁명수비대는 4일 낸 성명에서도 유조선 4척이 '금지된' 호르무즈 해협 남쪽 항로를 지나다 기뢰와 부딪혀 파괴됐다고 주장했다.
최근 회복하던 원유 수송량도 다시 주춤하는 모습이다.
선박 추적업체 케플러에 따르면 선박 간 환적 물량을 포함해 지난 1일까지 일주일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석유는 하루 평균 약 780만 배럴로, 전쟁 이전의 약 45% 수준이었다. 지난달 초·중반엔 원유 수송량은 전쟁 이전 수준에 근접하기도 했다.
운송 비용도 크게 뛰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걸프 지역에서 아시아로 원유를 운송하는 비용은 배럴당 약 37달러로 전쟁 이전의 5배를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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