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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쓰나미' 일으킨 여성·히스패닉·무당층…트럼프 텃밭 20%p 이동

뉴스1

(워싱턴=뉴스1) 이훈철 특파원 = 11·3 미국 중간선거에서 2년 전 트럼프 대통령을 압도적으로 지지했던 공화당 텃밭의 표심이 20%포인트(p) 넘게 민주당 쪽으로 움직였다.

민주당의 상하원 동시 탈환을 이끈 '블루 쓰나미'의 중심에는 여성과 히스패닉, 무당층 유권자가 있었다.

뚜껑 열어보니 트럼프 텃밭서 20%p 넘게 이동

4일(현지시간) AP통신의 중간선거 개표 집계를 2024년 대선 결과와 비교한 결과, 공화당의 전통적인 텃밭으로 꼽히는 주요 주의 상원 선거에서 양당 득표율 격차가 20%포인트(p) 안팎씩 민주당 쪽으로 이동했다.

가장 큰 변화가 나타난 곳은 텍사스였다. 2024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약 14%p 차로 승리했던 텍사스에서 민주당 제임스 탈라리코 후보는 55.1%를 득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켄 팩스턴 주 법무장관(43.0%)을 12.1%p 차로 꺾었다.

2년 만에 공화당과 민주당의 득표율 격차가 25%p 넘게 민주당 쪽으로 이동한 셈이다.

지역별로도 변화가 확인됐다. 탈라리코 후보는 텍사스주 254개 카운티 가운데 40곳에서 승리했다. 휴스턴이 속한 해리스 카운티와 댈러스, 샌안토니오의 벡사 카운티, 오스틴의 트래비스 카운티 등 민주당 강세 대도시는 물론 공화당 지지세가 강했던 교외 지역에서도 승리를 거뒀다.

특히 포트워스가 있는 태런트 카운티에서는 19.2%p, 댈러스 북부 교외인 콜린 카운티와 덴턴 카운티에서는 각각 12.1%p, 8.4%p 차로 앞섰다.

AP통신은 콜린과 덴턴 카운티가 최근 세 차례 대선에서 모두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지역이라고 짚었다.

다른 공화당 강세 지역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서 약 18%p 차로 승리했던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는 민주당 애니 앤드루스 후보가 3%p 넘는 격차로 승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약 16%p 차로 이겼던 캔자스에서는 민주당 애덤 해밀턴 후보가 7%p 차로 승리하며 94년 만에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으로 당선됐다.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약 13%p 차로 앞섰던 아이오와에서도 민주당 조시 튜렉 후보가 약 5%p 차로 승리했다.

여성·히스패닉·부동층이 승부 갈랐다
민주당의 승리를 이끈 표심 변화는 출구조사에서도 확인됐다.

여론조사기관 SSRS가 CNN 등 주요 방송사와 함께 실시한 출구조사(응답자 7만9668명)에 따르면 하원 선거에서 남성 유권자는 민주당과 공화당에 각각 49%씩 표를 던졌다.

반면 여성 유권자는 민주당에 58%, 공화당에 40%의 지지를 보내 격차가 18%포인트(p)에 달했다. 공화당 지지 성향이 강했던 백인 여성도 민주당 51%, 공화당 47%로 민주당에 더 많은 표를 줬다.

특히 승부를 가른 것은 무당층이었다. 전체 유권자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 무당층에서는 민주당 지지가 57%로 공화당(39%)을 18%p 앞섰다.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유권자의 7%도 이번에는 민주당에 투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 쪽으로 이동했던 히스패닉 표심도 다시 민주당으로 기울었다.

히스패닉 유권자의 62%가 민주당에, 35%가 공화당에 투표했다. 흑인 유권자의 89%, 아시아계 유권자의 70%도 민주당을 지지했다.

히스패닉 표심의 변화는 실제 개표 결과에서도 두드러졌다.

히스패닉 인구 비중이 높은 텍사스주 스타 카운티에서 민주당 제임스 탈라리코 후보는 공화당 켄 팩스턴 후보를 55.8%p 차로 꺾었다.

히달고(46.5%p), 웹(47.3%p), 캐머런(38.5%p) 카운티에서도 큰 격차로 승리했다. 이들 지역은 모두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했던 곳이다.

연령별로는 젊은 유권자일수록 민주당 지지가 강했다. 18~29세 유권자의 72%가 민주당에 투표했다. 공화당이 앞선 연령대는 65세 이상으로, 민주당 48%에 공화당 51%였다.

지역별로는 전체 유권자의 45%를 차지하는 교외 지역에서 민주당이 58%의 지지를 얻어 공화당(40%)을 크게 앞섰다.

반면 공화당은 소도시·농촌 지역에서 58% 대 40%, 백인 비대졸 유권자층에서 61% 대 37%로 우위를 유지했다.

표심 이동의 배경은 '생활비'…反 트럼프도 한 몫

유권자들의 표심을 움직인 핵심 요인 중 하나는 생활비 부담이었다. 출구조사에서 응답자의 89%는 생활비 문제가 투표 결정에 '결정적' 또는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물가 상승의 원인을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으로 돌린 응답자는 62%에 달했다. 지난 1년간 물가 상승으로 가계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응답도 79%였다.

경제적 불만은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나타났다. 연 소득 10만 달러 미만 유권자와 10만 달러 이상 유권자 모두 민주당과 공화당에 각각 54%, 44%의 지지를 보냈다.

히스패닉 유권자의 표심 변화에는 생활비 부담과 함께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정책에 대한 반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출구조사에서 히스패닉 유권자의 67%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조치가 '도를 넘었다'고 답했다.

공화당 강세 지역에서 나타난 이변을 두고는 트럼프 대통령의 후보 선택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텍사스 상원 선거에서 교외 온건층의 지지를 받던 현역 존 코닌 의원 대신 켄 팩스턴 주 법무장관을 지지했다. 팩스턴 후보는 2023년 공화당이 장악한 텍사스주 하원에서 탄핵소추된 전력이 있는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팩스턴 후보는 공화당 경선 결선투표에서 코닌 의원을 꺾고 본선에 올랐다.

그러나 본선에서는 코닌 의원을 지지했던 교외 지역의 온건 공화당 유권자 일부가 투표를 포기하거나 민주당 탈라리코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실제로 코닌 의원은 지난 3월 공화당 경선에서 텍사스주 주요 교외 지역 4개 카운티에서 44.6%를 득표해 주 전체 득표율(42%)보다 높은 지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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