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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레임덕 아닌 '분노한 오리' 될까…이란·우크라 전쟁 어디로

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미국인들이 중간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매섭게 심판해 야당인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석권하게 되자, 이란부터 러시아, 유럽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주요국이 미국 외교 정책의 향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선거 완패로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 입지가 크게 위축됐지만, 전문가들은 그가 '식물 대통령(레임덕)'으로 순순히 물러서기보다 독단적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외교·안보 무대에서 한층 더 거칠고 예측 불가능하게 행동하는 '분노한 오리(Angry Duck)'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유럽의회의 베른트 랑게 무역위원장은 X(옛 트위터)를 통해 "약화한 트럼프는 더 공격적이고 예측 불가능해질 수 있다. 절름발이 오리(레임덕)가 빠르게 '분노한 오리'로 변할 수 있다"며 "이는 유럽연합(EU)에 기회이자 경고"라고 지적했다.

이란 "미국인들의 전쟁 반대 표심"…네타냐후는 절체절명 위기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곳은 중동이다. 트럼프의 중동 정책에 철퇴가 가해지길 바랐던 이란은 이번 선거 결과를 '전쟁에 대한 미국 유권자들의 엄중한 심판'으로 해석하며 대미 압박 수위를 높였다. 모하메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미국인들은 전쟁에 '노(NO)'를 외쳤다. 우리는 이 메시지를 지지한다"며 "미국 정부가 유권자의 뜻을 배신한다면 우리의 'NO'는 악몽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위협했다.

하지만 WP는 이번 트럼프의 참패가 트럼프를 어떤 행동으로 몰 지에 대해 이란이 고민에 빠졌다고 보았다. 트럼프가 이란 전쟁 때문에 졌다고 말했지만 그럼에도 오히려 더 대담하게 중간선거를 앞두고 했던 위협대로 다시 공격을 감행할 수도 있다는 걱정에 빠졌다고 했다.

한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사면초가에 몰렸다고 WP는 보았다. 미 의회를 장악한 민주당 내에서 무기 지원 중단 및 가자지구 사태 책임론을 제기해 온 신진 상원의원들의 목소리가 힘을 얻게 됐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중도파 야당 지도자 야이르 라피드는 "미 선거 결과는 네타냐후가 이끄는 연정의 끝을 의미한다"고 말했고 좌파 성향 야권 지도자 야이르 골란은 "네타냐후의 집권 연장은 이스라엘을 국제적 고립과 안보 위기로 내몰 뿐"이라고 직격했다.

러시아 "더 과감해진 트럼프 올 것"…중국은 차분한 주시

당장 다음 주 아부다비에서 미국과 우크라이나와 3자 회담을 하게 되는 러시아도 이번 선거가 어떤 영향을 줄 지 주목하고 있다. 러시아는 민주당의 승리가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관련 행보를 러시아에 더 유리한 쪽으로 강경하게 만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선거 부담을 덜어낸 트럼프가 자신이 아닌 민주당의 승리에 줄을 선 우크라이나와 유럽 국가들을 상대로 더 과감하게 독자 외교를 펼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러시아의 콘스탄틴 코사체프 상원의원은 텔레그램을 통해 "그들(우크라이나와 유럽)이 맞이할 것은 선거를 더는 의식할 필요가 없어 한층 더 단호해진 트럼프"라며 "의회의 중요성에도, 외교 정책에서 미 대통령의 주도권은 절대적"이라고 짚었다.

다음 주 평화 협상을 앞두고 미 의회가 우크라이나 직접 지원 재개와 대이란 전쟁 권한 제한을 추진하더라도, 트럼프가 거부권과 대통령 특권을 동원해 강경하게 맞설 수 있음을 시사한 대목이다.

한편, 중국은 상대적으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대중국 견제는 미국 정치권의 당파적 공감대가 형성된 분야인 만큼, 대중 보호무역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번 선거를 "미국의 내정"이라 선을 그으며 "(미국과) 소통을 강화하고 이견을 관리"해 나갈 의지가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주도하는 의회가 대만 문제와 인공지능(AI), 수출 규제 등에서 트럼프 행정부를 압박하고 대중 외교 성과를 엄격히 검증하려 함에 따라 양국 관계가 새로운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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