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승' 美민주 "이란 전쟁 끝낸다" 협공…'참패' 트럼프 진영은 내분
(워싱턴=뉴스1) 이훈철 특파원 =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난 미국 중간선거 이튿날인 4일(현지시간) 워싱턴의 분위기는 극명하게 갈렸다.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민주당 지도부는 한목소리로 트럼프 행정부 견제를 예고했다. 반면 참패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책임 공방 속에 내분 조짐을 보였다.
AP통신 집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현재 민주당은 상원 54석, 하원 237석을 확보했다. 공화당은 상원 44석, 하원 139석이며, 상원 2석과 하원 59석은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민주 "전쟁 끝내고 관세 멈춰야"
민주당은 상하원 지도부가 잇달아 기자회견을 열고 공세에 나섰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우리는 전쟁을 끝낼 것"이라며 의회의 예산 권한(power of the purse)을 앞세워 이란 전쟁 종식을 공언했다.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도 "하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100% 자회사'처럼 움직이던 시절은 끝났다"고 선언했다. 그는 "무모하고 값비싼 '선택에 의한 전쟁'을 끝내고, 트럼프 관세를 멈춰야 한다"고 했다.
다만 두 지도부 모두 속도 조절에 나섰다.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탄핵 얘기를 꺼낸 의원은 한 명도 없다"며 생활비와 책임 추궁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슈머 원내대표도 "민주당이 물가와 부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고 인정했다.
트럼프 진영, 부통령부터 하원의장까지 '균열'
트럼프 진영은 정반대였다. JD 밴스 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우리가 진 이유는 전쟁"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는 "전쟁이 앞으로 6년간 상원을 잃을 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싶다면 그렇게 해 보라"고 했다. 2028년 대선 유력 주자인 밴스 부통령이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정책과 처음으로 거리를 둔 것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하라고 해도 전쟁을 할 것"이라고 맞섰다. 밴스 부통령의 글에 대해서는 "그가 그럴 줄 알았다"고 하면서도 "그가 (2028년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해 미묘한 여운을 남겼다.
패배 책임을 두고도 엇갈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투표용지에 있었다면 이겼을 것"이라며 후보들 탓으로 돌렸다.
그는 텍사스 주지사 선거에서 진 그레그 애벗 주지사를 "RINO(무늬만 공화당원)"라고 비난했고, 폭스뉴스에도 패배의 책임을 돌렸다.
하지만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공화당의 한 거물 로비스트는 이번 결과가 "트럼프에 대한 거부"라고 평가했다.
하원 공화당 1인자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 다음 주 열리는 공화당 원내대표 선거에서는 스티브 스컬리스 원내대표와 짐 조던 법사위원장이 맞붙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참패를 계기로 공화당 안에서 '트럼프 이후'를 둘러싼 경쟁이 조기에 불붙는 모양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