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반도체 3% 급락…美 텍사스 데이터센터 신규 건설 중단 우려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텍사스주 주지사 선거에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신규 건설 중단을 공약한 민주당 후보가 승리하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3% 넘게 급락했다. 미국 최대 데이터센터 개발 거점인 텍사스에서 인허가 규제가 강화되면 AI 인프라 투자 속도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도체주를 압박했다.
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장보다 331.74포인트(3.13%) 하락한 1만268.65로 거래를 마쳤다. 반도체 지수는 장중 6개월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반도체 종목 가운데 마이크론은 6.95% 급락한 795.64달러를 기록했다. 엔비디아는 2.87% 내린 200.77달러, 인텔은 3.67% 하락한 58.33달러로 마감했다. 브로드컴도 1.54% 떨어진 327달러를 나타냈다.
반면 AMD는 1.25% 상승한 489.9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한국 SK하이닉스 미국 주식예탁증서(ADR)는 5.07% 하락한 143.15달러를 기록했다.
민주당의 중간선거 압승으로 데이터센터 규제가 강화할 것이라는 우려에 반도체 지수는 급락했다. 텍사스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한 민주당 지나 이노호사 후보는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을 일시 중단하는 모라토리엄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텍사스는 2030년까지 미국에서 건설이 계획된 데이터센터 용량의 25%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거점이다. 이노호사 당선인은 데이터센터의 전력·용수 사용 규제를 강화하고 관련 세제 혜택도 폐지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승리 연설에서 "텍사스 주를 운영하는 데 너무 익숙해진 권력자들에게 말하고 싶다"며 "유권자들은 변화를 명령했고 그 변화를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레이먼드제임스의 에드 밀스는 선거 전 보고서에서 텍사스 주지사 선거를 "AI 투자 흐름의 다음 단계를 결정할 특히 중요한 선거"라고 평가했다.
그는 민주당의 승리가 미국 최대 데이터센터 개발 지역에서 건설 중단과 규제 강화 우려를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도 텍사스 주지사 선거를 미국 전력산업 전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선거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데이터센터에 대한 주민 반발도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NBC 출구조사에서 유권자의 57%는 AI가 사회에 도움이 되기보다 해를 끼칠 것이라고 답했다.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응답은 24%에 그쳤다.
지난 9월 매사추세츠대 애머스트 여론조사에서도 미국인의 약 3분의 2가 거주 지역의 AI 데이터센터 건설에 반대했고 찬성은 11%에 불과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13개 주에서 데이터센터 건설을 제한하는 주민투표가 실시됐다. 한 집계에 따르면 규제 관련 안건 28건 대부분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됐다. 오하이오주에서는 최소 14개 지방자치단체 유권자들이 데이터센터 건설 금지 또는 제한 조치를 승인했다.
이러한 규제 움직임은 AI 관련 기업들의 주가에도 차별적으로 반영됐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데이터센터 운영업체인 아이렌과 헛8, 어플라이드디지털, 코어사이언티픽은 급락했다. 반면 막대한 현금을 보유한 대형 기술기업은 데이터센터 투자 부담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에 상승했다.
애플은 5.41% 오른 349.86달러, 마이크로소프트는 6.75% 상승한 556.17달러를 기록했다. 아마존은 6.07% 오른 265.91달러, 알파벳은 3.80% 상승한 290.67달러로 마감했다. 메타도 1.70% 올랐다.
씨티리서치의 스콧 크로너트 미국 주식전략 책임자는 "데이터센터 건설 속도가 늦춰지거나 바뀌면 관련 공급업체들의 근본적인 성장 궤적도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텍사스에서의 규제 강화가 실제 건설 중단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공화당 소속 그레그 애벗 현 주지사도 선거를 앞두고 데이터센터 신규 승인 중단 방침을 발표한 바 있으며, 텍사스주 상원은 공화당이 계속 장악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텍사스주의 연방 상원의원은 민주당에 넘어갔다.
이번 선거 결과는 데이터센터 건설을 둘러싼 주민 반발이 정치적 변수로 부상했음을 보여준다. AI 인프라 확장에 대한 규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도 위축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