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엄한 작별을 준비하는 사람들…연명의료 미리 거부 320만건
복지부, 2025 호스피스·연명의료 연례보고서 공개
[파이낸셜뉴스] 삶의 마지막을 스스로 준비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는 뜻을 미리 밝혀둔 사전연명의료의향서가 누적 320만건을 넘어섰고, 호스피스를 새로 찾은 환자도 지난해 2만6000명을 웃돌았다.
보건복지부와 중앙호스피스센터,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은 '2025 국가 호스피스·완화의료 연례보고서'와 '2025 연명의료결정제도 연보'를 통해 두 제도의 주요 운영 현황과 성과를 공개했다.
연보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 건수는 49만9961건으로, 2018년 2월 제도 시행 이후 누적 등록 건수는 320만1958건에 달했다. 말기·임종기 환자가 의사와 함께 작성하는 연명의료계획서는 2025년 2만9557건이 등록돼 누적 18만5952건을 기록했다.
연명의료결정제도는 치료 효과 없이 임종 과정만 늘리는 연명의료를 하지 않거나 중단할 수 있는 기준과 절차를 마련해, 존엄하게 삶을 마무리하도록 돕는 제도다.
연명의료 중단 결정 과정에서 환자 본인의 뜻이 반영되는 비율도 높아졌다. 2025년 연명의료중단등결정 이행 건수는 8만1220건이었다. 이 가운데 연명의료계획서나 사전연명의료의향서로 환자 본인의 의사가 확인된 비율은 52.2%로, 제도 시행 첫해인 2018년보다 19.7%p 늘었다. 가족이 아닌 환자 스스로 결정하는 경우가 절반을 넘어선 것이다.
제도를 이용할 수 있는 기반도 넓어졌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은 819곳으로 1년 새 59곳 늘었고, 의료기관윤리위원회를 등록한 의료기관은 513곳으로 40곳 증가했다.
호스피스 이용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25년 호스피스 신규 이용 환자는 2만6020명으로 전년(2만4318명)보다 1662명(6.9%) 증가했다. 2023년 2만2394명 이후 매년 늘어난 수치다. 호스피스·완화의료는 말기 환자의 신체적 고통뿐 아니라 심리적·사회적·영적 어려움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돌보는 전문 의료서비스로, 2003년 도입됐다.
호스피스 기관은 2025년 말 기준 194곳으로 1년 전(188곳)보다 6곳 늘었다. 유형별로는 입원형 104곳, 자문형 44곳, 가정형 40곳, 요양병원형 6곳이다.
국민 인식과 만족도도 높아졌다. 대국민 인식도 조사에서 호스피스를 들어본 적이 있다는 응답은 83.2%로 전년(80.4%)보다 2.8%p 올랐다. 응답자의 89.9%는 호스피스가 필요하다고 했고, 93.1%는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호스피스 전문기관 이용 만족도는 94.7%로 전년(94.3%)보다 0.4%p 상승했다.
두 보고서는 국내 호스피스·완화의료와 연명의료결정제도의 현황과 변화 추이를 종합적으로 파악해 향후 제도 개선의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호스피스·완화의료 연례보고서는 중앙호스피스센터 누리집에서, 연명의료결정제도 연보는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 누리집에서 볼 수 있다.
곽순헌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초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생애 말 존엄한 삶의 마무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국민 누구나 자신의 삶의 마무리에 관한 의사를 충분히 표현하고 존중받을 수 있도록 연명의료결정제도 및 호스피스·완화의료 제도가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