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서도', 유네스코 무형유산 등재 눈 앞
새해 첫 글씨·경조사 봉투 등 대상
이달 말 정부간위원회서 최종 결정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의 전통 붓글씨 문화인 '서도(書道)'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될 전망이다. 예술로서의 서예뿐 아니라 새해 첫 글씨 쓰기와 경조사 봉투에 붓글씨를 적는 일상 속 관습까지 포함한다.
5일 아사히신문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문화청은 유네스코 평가기구가 사전 심사에서 서도에 대해 '등재 권고' 결정을 내렸다고 이날 발표했다.
최종 등재 여부는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중국 푸젠성 샤먼에서 열리는 무형유산보호 정부간위원회에서 결정된다. 평가기구가 등재를 권고하면 위원회가 이를 수용하는 것이 관례여서 등재 가능성이 크다. 확정되면 일식과 가부키, 전통 술 제조 등에 이어 일본의 24번째 인류무형문화유산이 된다.
일본 정부가 등재를 신청한 서도는 붓과 먹, 벼루를 이용해 전통적인 필법으로 한자와 가나를 쓰는 문화다. 서예 작품을 창작하는 활동뿐 아니라 새해 첫 붓글씨 쓰기인 '가키조메', 편지와 관혼상제 봉투에 붓으로 글씨를 쓰는 생활 관습 등을 폭넓게 대상으로 삼았다.
평가기구는 학교 수업과 동아리 등 실천적인 활동을 통해 서도가 전승되고 있다는 점 등이 등재 기준을 충족한다고 평가했다.
일본 서도는 중국 서예의 영향을 받았으며, 헤이안 시대에는 일본 전통 시가인 와카 문화가 융성하면서 일본 고유의 가나 문자도 확산했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는 중국의 서법과 아랍 서예가 이미 등재돼 있다.
일본은 앞서 2024년에도 서도 등재를 신청했지만 심사 건수 상한에 걸려 심사가 보류됐다. 이후 올해 심사를 위해 지난해 다시 신청했다. 국내에서는 2021년 문화재보호법 개정으로 신설된 등록무형문화재의 첫 사례로 서도를 등록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이날 엑스(X)에 "일본의 소중한 문화인 서도가 평가받게 돼 매우 기쁘다"며 "귀중한 문화를 적절히 보존·활용해 다음 세대로 계승하겠다"고 밝혔다.
서예용품 생산지에서는 등재가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전통산업에도 도움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벼루 산지인 미야기현 이시노마키시 오가쓰초는 동일본대지진 당시 장인들과 제품이 피해를 입으며 타격을 받았다. 오가쓰벼루 생산판매협동조합의 오키쓰 슌이치 이사장은 "오랫동안 기다려온 만큼 매우 기쁘다"며 "서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오가쓰벼루에도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일본 서예용지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에히메현 시코쿠추오시도 환영했다. 이곳에서는 고등학생들이 음악에 맞춰 대형 종이에 단체로 작품을 완성하는 '서예 퍼포먼스 고시엔'이 열린다.
이 대회에서 지난해와 올해 연속 우승한 이바라키현 미토고료고 서예부장 시모와다 히나리 양은 아사히신문에 "오랫동안 해온 서도가 일본의 자랑으로 세계에 소개되는 것이 기쁘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의 재팬소사이어티 등에서 서예를 가르치는 후쿠시마 고킨 씨는 "일본 서도를 알리는 데 순풍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현지에서 붓과 먹, 종이를 구하기 어렵고 일회성 체험에 그치는 경우도 많다며 등재가 서도에 대한 관심을 넓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랐다.
[email protected] 서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