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월가 공포지수 '해방의 날' 이후 최대 폭등…AI 투자 불안에 시장 패닉

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뉴욕증시가 인공지능(AI) 관련주 폭락으로 휘청이면서 월가의 '공포지수'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해 4월 '해방의 날' 관세 발표 이후 최대 폭으로 치솟았다. 전날 민주당의 중간선거 압승에 환호했던 시장이 하루 만에 AI 규제 공포에 휩싸이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이날 장중 11.5포인트 급등한 28.09까지 올라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4월 대규모 상호관세를 발표한 직후 이후 가장 큰 하루 장중 상승폭이다. VIX는 S&P500지수 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30일간의 예상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공포지수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이날 약 5.5% 폭락하며 지난해 4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2.25% 급락했다.

특히 전날과 정반대의 시장 반응이 눈길을 끌었다. 뉴욕증시는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연방의회 상·하원을 장악한 직후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에 환호하며 급등했다. 그러나 하루 만에 민주당의 AI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매도세가 쏟아졌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 소재 자산관리업체 밸러스트록 프라이빗웰스의 짐 캐럴 수석 자산관리 고문은 "시장이 조금 진정되는 것처럼 보였는데 오늘 갑자기 불도저가 밀고 들어왔다"고 말했다.

스티브 소스닉 인터랙티브브로커스 수석 전략가는 "전날 시장의 급등은 변동성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에 일부 기반했지만 말이 되지 않는 반응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제는 누구도 하락에 대비한 보호 장치가 필요 없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갑자기 '맙소사, 당장 보호가 필요하다'는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급락에는 AI 관련주에 집중됐던 투자자금의 이탈과 함께 변동성에 따라 매매하는 펀드들의 기계적인 매도 가능성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와 일부 시스템 매매 전략은 시장 변동성에 따라 주식 보유 비중을 조정한다. 특히 장 마감 무렵 포지션을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매도세가 한꺼번에 몰리면 주가 하락폭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캐럴 고문은 "투자자들이 장 마감 무렵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상하면서 그 전에 먼저 빠져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바클레이스는 변동성 관리 펀드들이 향후 24~48시간 동안 약 1350억달러 규모의 미국 주가지수 선물을 매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급락이 일시적인 포지션 조정에 그칠지, AI 투자에 대한 근본적인 재평가로 이어질지가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소스닉 전략가는 "AI 투자 테마에 대한 재평가가 단순한 거래 차원의 포지션 조정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변화라면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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