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헬스 헬스

루닛, 의료 특화 AI '러닝유닛 2.0' 공개…병원 현장 실증 완료

뉴스1
루닛, 의료 특화 AI '러닝유닛 2.0' 공개…병원 현장 실증 완료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328130)이 의료기관의 진료와 행정 업무를 지원하는 의료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을 공개했다. 의료 관련 질문에 답하는 수준을 넘어 임상 의사결정과 응급실 환자 분류, 보험 심사 등 병원 업무를 단계적으로 수행하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실제 의료기관 9곳에서 실증을 진행해 임상·행정 분야의 활용 가능성을 확인했다.

루닛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의과학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의료 특화 AI 모델 '러닝유닛 2.0' 개발을 완료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지난해 10월 시작됐으며 루닛이 주관기관을 맡아 약 10개월간 23개 산·학·연·병 기관과 공동으로 진행했다. 개발한 모델은 300억개 파라미터 규모로, 실제 추론에 사용하는 활성 파라미터는 50억 개다. 의료기관 내부 서버에서도 구동할 수 있도록 설계했으며, 개발 결과물은 오픈소스 플랫폼 허깅페이스에 공개했다.

진료 판단부터 병원 행정까지 지원

러닝유닛 2.0은 의료진의 임상 판단을 보조하는 기능과 병원 행정 업무를 지원하는 기능을 함께 갖췄다. 주요 적용 분야는 임상 의사결정, 응급실 환자 분류, 다학제 진료, 이상 약물반응 인과성 평가, 보험 심사·청구 등이다.

기존 의료 AI가 특정 질환의 영상 판독이나 의료 정보 검색 등 개별 기능에 집중했다면, 러닝유닛 2.0은 에이전트 구조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판단 근거를 제시한 뒤 후속 업무까지 연결하도록 개발됐다.

루닛은 약 6개월간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건양대학교병원, 고려대학교의료원 등 전국 9개 의료기관에서 실제 현장 데이터를 활용해 모델과 에이전트의 성능을 검증했다.

실증 결과 여러 진료과 전문의가 암 환자의 치료 방침을 결정하는 다학제 진료에서 AI가 제시한 방침의 86.2%가 임상적으로 타당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응급실 중증도 분류(KTAS)와 약물이상반응(ADR) 인과성 판정에서는 전문의 판단과 한 단계 이내에서 일치한 비율이 각각 98%로 나타났다.

보험 심사·청구 분야에서는 평가 관계자들이 전체 답변의 85.6%를 실무에 사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했다. 회사는 44건의 고난도 질의를 대상으로 평가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의료기관 내부 구동…데이터 보안 고려

의료 특화 AI의 경쟁력은 의료 지식뿐 아니라 실제 의료기관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성능과 운영 환경에도 달려 있다. 특히 의료 데이터는 민감한 개인정보를 포함하고 있어 외부 서버로 전송하지 않고 병원 내부에서 AI를 구동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루닛은 러닝유닛 2.0이 300억 파라미터 규모로 의료기관 내부에서 구동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고 강조했다. 모델 규모를 상대적으로 줄이면서도 의료 지식 추론과 답변의 사실성 등 주요 평가 항목에서 성능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회사에 따르면 러닝유닛 2.0은 의료 지식 추론, 인용 사실성, 의료 대화 안정성 등 주요 벤치마크에서 목표 성능을 달성했으며 제3자 검증도 거쳤다. 프로젝트에서 설정한 4개 의료 벤치마크 외에 추가 평가 항목을 포함한 17개 항목에서도 글로벌 주요 AI 모델과 비교 가능한 평균 정확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300억 파라미터 규모의 러닝유닛 2.0이 1200억 파라미터 규모의 오픈소스 모델 GPT-OSS보다 높은 정확도를 보였고, GPT-5.2와도 유사한 수준의 성능을 나타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다만 실제 의료 현장에서 AI를 활용하려면 임상적 유효성과 안전성을 지속해서 검증해야 한다. 실증 과정에서 확인된 성능이 다양한 환자와 의료기관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나는지, 의료진의 최종 판단을 보조하는 과정에서 오류를 어떻게 관리할지도 과제로 남아 있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러닝유닛 2.0은 특정 질환이나 단일 기능에 국한된 모델이 아니라 병원이 매일 수행하는 업무 전반을 지원하는 인프라"라며 "국내 의료 현장의 실제 업무에서 성능을 확인한 만큼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기술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루닛은 루닛 스코프를 제약사의 신약 개발과 임상시험에도 활용하고 있다. 특히 암 조직 내 면역세포 분포 등 사람이 일일이 정량화하기 어려운 정보를 AI로 분석해 면역항암제 등의 치료 반응을 예측하는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