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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美 중간선거 여파로 증시 급락, 호들갑 자제하고 냉정한 대응을

파이낸셜뉴스
미국 중간 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둔 후 AI 규제 우려에 따라 미국 증시가 5일(현지시간) 급락했다. 그 여파로 코스피는 6일 장중 8%까지 하락하면서 5000선이 무너질 정도로 급락세를 보였다. 출처=AI 활용 이미지
미국 중간 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둔 후 AI 규제 우려에 따라 미국 증시가 5일(현지시간) 급락했다. 그 여파로 코스피는 6일 장중 8%까지 하락하면서 5000선이 무너질 정도로 급락세를 보였다. 출처=AI 활용 이미지

[파이낸셜뉴스] 6일 국내 증시가 미국발 인공지능(AI) 관련주 급락 여파로 크게 하락했다. 코스피는 개장 3분 만에 8% 넘게 떨어져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고, 코스닥에도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서킷브레이커는 올해에만 11차례 발동됐다. 정부는 증시 낙폭이 크더라도 공포에 휩쓸린 단기 처방을 내리기보다 시장 기능에 대한 신뢰와 일관된 원칙을 바탕으로 냉정하게 대응해야한다.

급락의 진원지는 미국이다. 미국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일명 '블루웨이브'로 상·하원을 장악하자 AI 규제와 데이터센터 건설 둔화 우려가 제기됐다. 텍사스 주지사 당선인은 전기요금·수자원 보호 법률이 마련될 때까지 데이터센터 신규 승인을 중단하겠다고 공약했다고 한다. 미국 반도체기업인 퀄컴의 실적 부진 전망과 마이크로소프트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관리 강화 소식도 투자심리를 극도로 얼어붙게 했다. 5일(현지시간) 나스닥지수는 5.52%,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12.3% 떨어졌다.

미국발 AI 충격의 불똥은 국내 반도체 대표주로 튀었다. 장중 삼성전자는 5.16%, SK하이닉스는 7.67% 하락했다.

이번 급락을 AI 산업의 추세적 붕괴로 단정하기는 이르다. 노무라증권은 연말을 앞둔 헤지펀드의 수익 확정 매도 등 수급 요인을 지목했다. LS증권은 AI 흐름의 방향성 변화가 장기 수요의 소멸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금융당국의 강력한 시장 개입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정부와 금융당국은 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하다면 신속하고 과감한 시장 안정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고,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방금 전 코스피 5000이 무너졌다. 코스피 5000은 이재명 정부가 국정과제로 내건 숫자"라고 비난했다. 시장 불안을 걱정하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정치권이 증시에 개입하는 일은 시장의 불안감만 키울 뿐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정부는 5일과 6일 이틀 연속으로 관계기관 합동 긴급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었다. 그 결과 정부는 오는 9일부터 증권사의 신용융자 담보비율 유지 의무(140%)를 3개월간 면제하는 대책을 내놨다. 주가 하락 탓에 담보가치가 떨어진 주식이 한꺼번에 시장에 강제 처분되면 시장의 낙폭을 키우는 악순환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이 대책은 위태롭던 코스피 5000선 방어에 일부 기여했지만, 파랗게 겁에 질린 증시를 제대로 진정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당국이 우선할 일은 제도적 안전판의 실효성을 점검하는 것이다. 서킷브레이커가 올해에만 11차례 발동됐다는 사실은 발동 기준과 효과를 다시 따져볼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는 신용융자가 반대매매로 낙폭을 키우는 불쏘시개가 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동시에 투자자에게 위험을 분명히 알려야 한다.

긴 안목에서는 반도체 쏠림이 심한 산업구조를 짚어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는 미국의 정책 변화가 재정·통상·산업 전반과 대미 투자에 미칠 영향도 정밀하게 분석하기 바란다. 기업은 AI 시장 변화에 따른 수요처와 투자 계획을 점검해야한다. 정치권은 시장의 불안을 부추기는 발언과 쟁점화를 자제해야 한다. 대외 충격에 따른 시장의 자율 조정은 일관성 있게 존중하되, 변동성이 과도하게 증폭되지 않도록 필요한 안전장치를 적시에 가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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