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임대 늘리려면 LH에 운영비 지원해야"
LH 임대 운영손실 12년 새 5.5배 지원 규모 추계 결과 연 1조~1.7조 단, 표준비용·독립 검증이 지원 전제
[파이낸셜뉴스] 공공임대주택을 지속적으로 늘리려면 건설비 지원에 더해 저렴한 임대료 유지와 노후 주택 관리에 드는 비용도 국가가 분담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임대 사업자가 부담하는 정책 비용을 정부가 보전하는 제도를 도입하자는 것으로, 산정 방식에 따라 연간 1조~1조7000억원 수준의 보상 추계가 제시됐다.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최기상·오기형·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LH가 주최한 '공공임대주택의 지속가능한 공급 확대 방안' 정책토론회에서는 공급 확대를 뒷받침할 재정지원 체계가 주요 과제로 다뤄졌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남근 의원은 LH의 공적주택 공급 사업비에 대한 주택도시기금 지원이 매입은 52%, 건설은 57% 수준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부족한 사업비를 채권 발행으로 충당하면서 부채 부담이 커지고, 추가 공급을 추진할 여력이 위축된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이번 예산 심의에서 LH의 공적주택 공급 사업비 지원 비율을 적어도 70% 수준으로 높이기 위한 예산 증액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발제자들은 건설·매입 단계의 지원 확대와 함께 임대주택 운영 과정에서 누적되는 손실에 대응할 장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승연 LH 토지주택연구원 수석연구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LH의 임대주택 운영손실은 2013년 5000억원에서 지난해 2조7700억원으로 약 5.5배 늘었다. 같은 기간 누적 손실은 18조4000억원에 달했다. 임대수익이 연평균 5.9% 늘어나는 동안 비용은 10.4% 증가하면서 수입과 지출의 격차가 벌어졌다.
건설 단계의 출자·융자에 지원이 집중된 반면 운영손실을 체계적으로 보전할 장치는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노후 주택이 늘면서 지난해 수선비 집행액은 국고지원을 포함해 약 1조6000억원에 이르렀다. 택지 매각과 분양에서 얻은 이익으로 임대 손실을 메우는 방식도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는 지적이다.
조 수석연구원은 2030년 연간 운영손실이 4조~4조9000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예비추계도 제시했다. 수선비 증가가 완화되는 경우에는 4조원, 현재 추세가 이어지는 경우에는 4조9000억원으로 각각 추산했다.
배광빈 동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대안으로 공공서비스 의무(PSO)에 따른 보상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정부가 공급 대상과 임대료, 품질 기준 등을 정하고 사업자에게 공공임대 운영을 맡긴 만큼, 의무 수행에 필요한 비용 중 임대수입과 기존 공적 지원으로 충당하지 못하는 부분을 보상하자는 구상이다.
배 교수는 건축비를 전액 정부가 지원한다고 가정한 2025년 기준 비용배분 방식에서 보상액을 약 1조원으로 추산했다. 정책상 설계된 임대료와 실제 임대료의 차이를 적용한 방식에서는 2021~2025년 연평균 약 1조6800억원으로 계산했다. 두 수치는 산정 개념과 기준 기간이 달라 단순 비교하기 어려운 연구진 추계다.
보상 범위를 정하고 검증하는 장치도 함께 제안됐다. 배 교수는 "보상 대상은 회계상 적자가 아니라 효율적 순비용"이라고 강조했다. 임대 운영에 직접 필요한 비용과 수입을 별도로 구분하고, 기존 지원을 차감해 중복 보상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주택 유형과 경과연수별 표준 수선비·운영비를 마련하고, 사업자와 독립된 기관이 보상액을 검증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를 위해 공공주택 특별법에 공공서비스 의무와 국가 보상 근거를 신설하고, 산정된 보상액의 예산 반영을 의무화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임대료 할인분과 노후 주택 수선비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하되 LH와 지방 주택공사에 공통 기준을 적용하는 구상이다.
공공임대의 성과를 입주민이 얻는 편익까지 포함해 평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배 교수가 소개한 LH의 건설·매입임대 주거편익 분석에서는 2021~2025년 입주 가구의 주거비 절감액이 호당 연평균 405만원으로 산정됐다. 인근 시세와 실제 임대료를 비교한 결과로, 임대료 수준은 시세의 45.5%였다.
강미나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공급 확대와 함께 입지·품질 개선을 주문했다. 수도권과 역세권, 직장과 가까운 지역에서 공급 기반을 확보하고 건설비·토지비 상승을 반영해 사업비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공급계획부터 착공·준공·입주까지 단계별 실적을 관리하고, 공급량과 함께 입주 대기기간과 주거만족도도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김형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