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대만발언' 1년…日 유화 제스처에도 中 "철회해야"(종합)
日, 1972년 중일 공동성명 재확인…中 "1년 지나도 반성·시정 없어" APEC 계기 중일 정상회담 난망…日정부 "예단 삼가겠다"
다카이치 '대만발언' 1년…日 유화 제스처에도 中 "철회해야"(종합)
日, 1972년 중일 공동성명 재확인…中 "1년 지나도 반성·시정 없어"
APEC 계기 중일 정상회담 난망…日정부 "예단 삼가겠다"
(도쿄·베이징=연합뉴스) 조성미 한종구 특파원 = 중일 관계 급랭을 불러온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이 7일로 만 1년을 맞는 상황에서 일본 정부가 '대만이 중국 영토의 일부'라는 중국 입장을 존중한다고 6일 언급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중일 관계 악화의 책임이 일본에 있다며 다카이치 총리의 잘못된 발언을 조속히 바로잡으라고 촉구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해당 발언 1주년에 대한 평가와 향후 중일 관계 설정에 관해 묻는 말에 "대만에 관한 정부의 입장은 1972년 중일 공동성명에 명시된 바와 같다"고 대답했다.
그는 이어 "다카이치 총리가 국회 소신 표명 연설에서 밝힌 바와 같이 중요한 이웃 국가인 중국과 전략적 호혜 관계를 포괄적으로 추진하고 국익을 수호하기 위한 대화를 진행함으로써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중일 관계가 심각한 어려움에 처한 책임은 전적으로 일본 측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1년 전 일본 지도자가 대만과 관련한 잘못된 발언으로 대만 문제에 무력 개입하려는 신호를 공개적으로 보내 중국의 국가주권에 도전하고 중일 관계의 정치적 기초를 흔들었다"고 비판했다.
궈 대변인은 특히 "유감스럽게도 1년이 지났지만 일본 당국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문제를 회피할 뿐 잘못을 반성하고 시정하려는 성의와 행동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며 "일본이 시급히 해야 할 일은 대만 문제에 관한 잘못된 언행을 바로잡는 것이고, 중요한 것은 역사 문제에 올바른 태도를 취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1972년 양국이 정식 외교관계를 맺을 당시 채택한 중일 공동성명에서 일본은 "대만이 중국 영토의 일부임을 강조한다"는 중국의 입장을 "완전히 이해하고 존중한다"고 명시했다.
지난해 말부터 중일 관계가 꼬인 이후 양국의 정상·외교장관 등 고위급 공식 대화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다만 지난 9월 일본의 민간 중일 경제교류 기구 대표단을 이끌고 방중한 이와야 다케시 전 일본 외무상이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만나 이 성명을 양국 간 '우회적 화해'의 수단으로 삼을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중국 측이 다카이치 총리가 해당 발언을 철회할 것을 줄곧 요구하는 데 대해 이와야 전 외무상은 "발언 철회는 정치적 부담이 크다"면서 중일 공동성명의 취지를 양국 정부가 다시금 확인함으로써 다카이치 총리의 해당 발언을 '사실상 철회'하는 계기로 삼자고 제안했었다.
하지만 당시 왕 부장은 모호한 방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카이치 총리가 대만 발언을 내놓은 직후인 지난해 12월 "중일 공동성명에서 입장 변화가 없다"고 밝히며 긴장 완화를 시도했을 때도 중국 측은 '명확한 입장 철회'를 요구하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왕 부장의 언급에 대해 일본 정부가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최근 들어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일본 외무성 가나이 마사아키 아시아대양주국장은 지난달 28일 일본 국회 중의원(하원) 외무위원회에 출석해 "대만에 관한 정부의 기본적인 입장은 1972년의 일·중 공동성명과 같다"고 말했다.
이어 똑같은 대답을 이날 정부 대변인이 반복하며 재확인한 셈이다.
일본 정부가 기존 입장을 반복하는 형식을 취하면서도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존중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함으로써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 철회 없이 일본 정부 측 인사들이 유화 제스처를 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하다.
중일 관계 냉각으로 시작된 핵심 광물 수출 규제, 중국인 관광객 급감 등 일본이 입고 있는 실질적인 손해를 방치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이 나온 지 1년 동안 일본이 적극적인 문제 해결보다는 미국에만 의존하는 외교를 펴왔다고 지적했다.
닛케이는 최근 중간선거에서 패배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성과를 얻기 위해 일본을 건너뛰고 시 주석과 직접 거래에 나설 가능성이 부각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전략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해설했다.
국제정치학자인 미마키 세이코 도시샤대 교수는 이 신문에 안보나 경제 분야에서 미국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현실주의가 아니라면서 "일본은 중견국으로서 중국을 포함해 전방위 외교를 펼치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 국내 여론보다 국익을 우선시하는 것이 총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오는 18∼19일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다카이치 총리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 속에 일본 정부 내부에서는 현실적으로 회담 성사가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와 시 주석의 회담이 성사되지 않는다면 2022년 이후 APEC을 계기로 매년 이어져 온 양국 정상 간 대면 회담이 이번에 중단되는 것이다.
다만, 기하라 장관은 APEC에서 중일 회담 검토 상황을 비롯한 향후 외교 일정에 대해 "예단을 갖고 말하는 것을 삼가겠다"고 대답했다. (취재보조: 김지수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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