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도미노 폭락부터 막자"…빚투 조이던 정부, 반대매매 숨통 틔우기

뉴스1
미국 중간선거 후폭풍으로 코스피가 6% 이상 급락한 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2026.11.6 ⓒ 뉴스1 박지혜 기자
미국 중간선거 후폭풍으로 코스피가 6% 이상 급락한 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2026.11.6 ⓒ 뉴스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정부가 반대매매에 따른 '도미노 폭락'을 막기 위해 증권사의 신용융자 담보비율 유지 의무를 한시적으로 면제하기로 했다. 최근까지 '빚투 관리'에 나섰던 정부가 반대매매에 숨통을 터준 건 지난 6월 급락장 때보다 악화된 수급 여건과 인공지능(AI) 투심을 고려한 선제적 조치로 해석된다.

6일 정부는 신용융자에 대한 증권사 담보비율 유지 의무를 오는 9일부터 3개월간 면제한다고 밝혔다.

현행 규정상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살 때는 빌린 돈의 1.4배(140%) 이상에 해당하는 보유 주식 등을 담보로 갖고 있어야 한다. 만약 주가 하락으로 이 담보가치가 하락하면 증권사는 투자자에게 추가 담보를 요구(마진콜)하고, 기한 내 채워 넣지 못하면 투자자가 보유한 주식을 강제로 팔아 대출금을 회수한다. 이 강제 청산 절차가 반대매매다.

앞으로 3개월간 담보비율 유지 의무를 면하게 된 증권사는 자율적으로 담보 비율 기준을 낮추거나 반대매매 시점을 늦추는 식으로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빚내서 투자한 투자자들의 숨통을 틔어주는 조치다.

시장에선 최근까지 증권사에 '빚투 관리'를 주문했던 정부로서는 고육지책이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9월 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증권사 CEO들을 만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신용융자가 과도하게 몰린 종목들에 대해 선제적 관리를 주문했다. 쏠림으로 인한 변동성과 건전성 관리를 주문한 것인데, 증시 급락에 한 달 만에 '빚투 억제'에서 '빚투 구제'로 방침을 튼 셈이다.

최근 국내 증시의 반대매매 규모는 다소 잠잠해진 상황이었다. 지난달 초 급락장을 거치며 하루 900조 원에 달했던 반대매매 규모가 이달 들어선 39~112조 원 수준으로 줄었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도 같은 기간 7%대에서 1% 미만으로 뚝 떨어졌다. 거래 감소에 빚투 증가세가 잦아들었고, 증시가 완만하게 회복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최근 이틀간의 폭락장을 지나며 규모가 급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의 반대매매 물량은 보통 장 초반 쏟아지는데, 이날 코스피가 개장 3분 만에 8.52% 급락하며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급락장에서 반대매매 위력은 지난 6월 경험한 바 있다. 당시도 코스피가 이틀 만에 13% 급락할 정도로 단기간 폭락하자, 하루 반대매매 규모가 1700억 원에 육박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 역시 미국 중간선거 이후 이틀간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11%, 10%씩 급락한 비슷한 환경이다. 다만 6월에는 AI 수익성 우려가 시장을 잠식하기 전이었고, 미국과 이란의 종전 기대감도 퍼지며 시장이 금방 회복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현재는 6월에 비해 수급까지 얕아진 상태라 반대매매 여파에 더 취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부가 3개월간 증권사의 신용융자 담보비율 140% 유지 의무를 면제하기로 한 점은 반대매매에 따른 연쇄 하락 압력을 완화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데이터센터 인허가·착공 지연, 빅테크의 자금조달 부담, 미국 예산안 합의 지연 등의 하방 위험은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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