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깨진 삼성전자 '20만원'…증권가 "역사적 저평가 구간"[종목현미경]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삼성전자 주가가 약 7개월 만에 종가 기준 20만 원 아래로 내려갔다. 미국 중간선거 이후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 우려가 확산하면서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가 흔들린 영향이다.
증권가에서는 주가가 과거 저점 수준의 밸류에이션에 접근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추가 하락 가능성도 열려 있는 만큼, 데이터센터 투자 지연이 실제 메모리 주문과 실적 전망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야 한다는 진단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일 삼성전자(005930)는 전 거래일보다 1만 2800원(6.35%) 내린 18만 8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가 20만 원을 밑돈 것은 지난 4월 7일 19만 6500원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지난 2일 22만 9000원이었던 주가는 이후 4거래일 연속 하락해 17.60% 떨어졌다. 특히 5일과 6일 이틀간 낙폭이 13.44%에 달했다. 같은 기간 보통주 시가총액은 1338조 7970억 원에서 1103조 1920억 원으로 나흘 만에 235조 6050억 원 줄었다.
외국인이 매물을 쏟아내는 동안 개인은 주식을 사들였다.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외국인은 약 2조 3385억 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은 약 2조 3747억 원을 순매수했다. 다만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5일 1조 1797억 원에서 6일 1298억 원으로 감소했다.
주가를 압박한 핵심 요인은 데이터센터 투자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이다. 미국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연방의회 상·하원과 주요 주지사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전력·용수 사용과 환경 부담을 둘러싼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민주당이 공화당으로부터 주지사 자리를 탈환한 5개 주에는 미국 전체 착공·계획 데이터센터 전력 규모의 41.2%가 집중돼 있다. 규제가 구체화하면 향후 2~3년간 빅테크의 설비투자 계획이 수정되고, 서버와 메모리 반도체의 공급 일정도 늦어질 수 있다.
다만 유진투자증권은 AI 투자 급감이나 미국 경기의 심각한 둔화 우려는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투자 확대 속도는 늦어질 수 있지만, 일부 AI 클라우드 업체의 부담이 빅테크와 미국 경제 전반으로 확산할 위험은 아직 뚜렷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메리츠증권도 실제 수요와 시장의 우려 사이에 차이가 있다고 봤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의 미주 영업·마케팅 채널을 점검한 결과 당장 수요 변화의 이상 징후는 감지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2027년 수요가 확보된 가운데 2028년 일부 수요에 변동이 생겨도 다른 고객사가 물량을 흡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데이터센터 투자가 미국 내 다른 주나 중동·동남아시아 등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점에서 수요 감소보다는 투자 경로의 불확실성에 무게를 뒀다.
주가 수준에 대해서는 저평가라는 진단이 나왔다. 메리츠증권은 삼성전자 주가 18만 5000원을 기준으로 2027년 예상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13배라며 역사적 저점 구간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한화투자증권은 17만~18만 원대부터 분할매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봤다. 박준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12개월 예상 주당순자산 17만 3079원에 과거 주요 저점에서 형성됐던 PBR 1.03배를 적용해 17만 8000원 부근을 제시했다.
다만 과거 세 차례 주요 저점의 평균 PBR인 약 0.94배를 적용하면 16만 3000원이 산출된다.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는 만큼 특정 가격을 바닥으로 단정하기보다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취지다.
박 연구원은 실적 개선이나 악재 해소 여부만으로 주가의 저점을 판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도 삼성전자는 연간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동안 주가가 하락했고, 반대로 무역분쟁과 금리 인상 등 악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반등을 시작한 사례가 있었다.
결국 관건은 투자 지연 우려가 실적 전망의 하향으로 이어지는지다. 낮은 PBR 역시 미래 순자산 추정치를 바탕으로 한 만큼 전망이 바뀌면 저평가 판단도 달라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