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이메일 신청'으로 홍해 바브엘만데브 통항 사실상 통제"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예멘 후티 반군이 이메일 신청 시스템을 통해 홍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지나는 선박의 통항을 사실상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후티 반군은 2024년 초 선사들의 통항 신청을 처리하고 자체 제재를 통보하기 위한 조직인 '인도주의작전조정센터'(HOCC)를 설립했다.
당초 미국과 영국, 이스라엘과 무관한 선박은 원래 HOCC에 연락하지 않고도 지나갈 수 있었다. 그러나 후티가 지난 7월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해상 봉쇄를 선언한 이후, 일부 선사들은 홍해에 들어가기 전 HOCC에 통항 안전을 확인받기 시작했다.
일례로 WSJ이 입수한 8월 16일 자 신청 이메일에서 한 중국 선박의 선장은 "이스라엘, 영국, 미국과 아무런 연관이 없음을 공식적으로 선언한다"며 선주와 관리회사, 운항사가 모두 중국 기업이고 선원도 전원 중국인이라고 적었다.
해협 통과 예정 일정과 좌표를 제출하고, 후티 반군의 사우디 항구 출입 금지 조치를 준수하겠다고도 했다.
후티는 자신들에게 보낸 신청 이메일에 답장하기로 하는 경우 보통 24시간 이내에 답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티는 중국 컨테이너선 '중청창링'호의 통항을 승인한 9월 7일 자 이메일에서 "지금까지 선박 금지 범위에 관한 기준을 이해해 주셔서 기쁘다"라며 "본 선박은 홍해, 바브엘만데브, 아덴만, 아라비아해를 안전하게 통항할 수 있다"고 통보했다. 허가 유효기간은 7일이었다.
이때 후티는 통항 중 선박자동식별장치(AIS)와 VHF(초단파) 16번 채널을 항상 켜 두라고 권고했다. AIS를 끈 선박이나 군함 근처를 피하고 의심스러운 활동을 보고하라고도 했다. VHF 16번 채널은 국제 조난 주파수로 지정된 해상 VHF 무선 주파수다.
이와 관련해 WSJ은 후티가 선박의 항로를 감시하기 위해 이런 정보를 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청창링호는 실제로 AIS를 켠 채 홍해를 지나 9월 11일 인도양에 들어섰다. 선장은 관리회사가 만약에 대비해 후티 측에 연락하도록 지시했다고 WSJ에 말했다
후티는 지난 9월 대대적인 공세를 펼쳐 홍해와 수에즈 운하를 거쳐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전략적 요충지인 바브엘만데브 해협 인근 지역을 장악했다.
이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석유 수송량과 수에즈운하행 해상 교역량의 약 10~12%를 처리한다. 선박이 희망봉으로 돌아가면 항해 기간이 약 2주 늘어난다.
다만 많은 선박은 후티 반군에 연락하지 않는 쪽을 택하고 있다. 국제 해사 안보 기관들은 선박이 HOCC와 접촉하거나 등록해서는 안 된다는 공식 지침을 내놓고 있다. 미국은 후티 반군을 '외국테러조직'으로 지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