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만 손님 묵을 곳 없네… 서울 호텔 객실 6년째 ‘제자리’
올 관광객 1314만명 방문 ‘폭증’
객실은 6년간 고작 515실 늘어
점유율 80% 달해 사실상 만실
서울시, 공유숙박 허용 확대 건의
국회 문턱 못 넘어 제도화 먼길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었지만 정작 이들이 휴식을 취할 숙박 공간은 현저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유숙박 허용 확대와 호텔 건축 규제 완화 등 서울시 요구가 정부와 국회 문턱을 장기간 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국회의 '늑장 대응'이 자칫 K관광 흥행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CBRE가 최근 내놓은 '수급 격차가 바꾼 서울 호텔의 가치와 향후 가치 제고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호텔 및 관광호텔 객실 수는 2019년 이후 연평균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말 6만7505실에서 2025년 말 6만8020실로, 6년간 늘어난 객실 수는 515실에 불과했다. 전체 증가율은 0.8%, 연평균 증가율은 0.1% 수준이다.
CBRE는 "서울 호텔 객실 수가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8.5% 증가했지만 2019년 이후에는 신규 공급이 사실상 정체됐다. 코로나19 기간 기존 호텔의 폐업과 용도 변경 등이 이어진 데다 신규 호텔 개발도 제한적으로 이뤄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빠르게 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2021년 56만명까지 떨어졌던 서울 방문 외국인 관광객 수는 2023년 886만명, 2024년 1283만명, 2025년 1454만명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특히 올해 1~9월 서울 방문 외국인 관광객은 1314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82만명)보다 21.5% 폭증하며 역대 같은 기간 최다 방문객 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호텔 객실 이용률도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세계 3대 상업용 부동산 종합 컨설팅 및 서비스 기업 중 하나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는 지난해 서울 호텔 객실 점유율이 79.2%로, 201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호텔 업계에서는 연평균 점유율 80% 선을 사실상 만실 상태이자 수급 극강의 단계로 본다. 정기 점검 및 청소 등을 위해 비워두는 최소한의 유지 객실을 감안하면, 주말이나 성수기에는 예약 자체가 불가능하고 평일에도 심각한 숙박난이 벌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같은 상황에 대응해 서울시는 기존 숙박시설의 활용도를 높이고 신규 호텔 공급을 촉진하기 위한 규제 개선을 정부에 건의했다. 지난해 12월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의 내국인 이용 허용을 요청한 것이 대표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외국인 관광객으로 제한된 이용 대상을 내국인까지 확대하고 명칭을 '도시민박업'으로 변경하자는 취지다.
관광소형호텔의 건축 규제 완화도 건의했다. 인접 대지와의 이격거리와 대지면적의 15% 이상 조경 의무 등을 완화해 도심 내 숙박시설 공급을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서울시의 건의 이후 올해 2월 열린 제11차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도 내국인 공유숙박 제도화 방침이 발표됐지만 제도 개선은 답보 상태다. 서울시 관계자는 "입법이 필요한 부분이 있어 정부로부터의 회신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도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의 내국인 이용을 허용하기 위한 관광진흥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제 제도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의 내국인 이용 허용을 위한 법 개정을 놓고 의원실과 협의 중"이라면서도 "국회에서 결정할 사안인 만큼 개정 시점은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관광소형호텔의 조경 규제 완화는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관광진흥법 시행령 개정으로 가능하지만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개정 여부에 대해 아직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성초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