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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서에 없던 최우선가등기 요구.. 청라 휴양용지 개발 9년째 제자리

이종배 기자
파이낸셜뉴스

중도금 대출연장에 추가조건 달아
땅값 90% 납부하고도 사업 무산
'계약 해제' 책임공방 법정으로

잡초가 무성한 청라 휴양용지 전경. 사진=이종배기자
잡초가 무성한 청라 휴양용지 전경. 사진=이종배기자

한국농어촌공사와 토지 매수자가 청라신도시 휴양용지 매매계약을 두고 법정에서 다투게 됐다. 4블록을 분양받은 A사는 공사가 매각 공고와 계약서에 없던 '최우선순위 가등기' 설정을 요구해 계약이 해제됐다며 원상회복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공사는 가등기가 사업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투기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였다는 입장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청라 휴양용지 개발 사업은 지난 2017년 토지 매각 이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돔구장과 복합쇼핑시설이 들어서는 '스타필드 청라' 공사가 한창인 가운데 인근 휴양용지 대부분에는 잡초가 무성하다.

A사는 지난 2017년 10월 공사로부터 휴양용지 4블록 4만3000㎡를 146억원에 사들였다. 그해 말 용지 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계약금과 중도금 등 토지 대금의 90%를 납부해 토지 사용 승인만 앞두고 있었다.

공사는 지난 2025년 초 A사에 '최우선순위 가등기 설정 및 변경 계약서'에 날인해야 중도금 대출 연장에 동의할 수 있다고 통보했다. A사 관계자는 "최우선순위 가등기 설정은 어느 곳에도 없던 조항으로 (가등기가 설정되면) 향후 건축자금 및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이 불가능하다"며 "결과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없는 조건"이라고 말했다.

A사는 공사와 여러 차례 협상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 관계자는 "20여차례 공사와 면담을 진행했다. 토지대금 전액 자납 방안 또는 가등기 설정 별도 분리 등의 대안을 제시했다"며 "하지만 공사가 가등기 설정을 고수해 협의가 불성립됐다"고 했다.

A사는 사업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해 불가피하게 계약 해제를 요청했다는 입장이다. 공사는 기한이익 상실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했다.

A사는 애초 계약에 없던 조건이 추가돼 사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고 계약 해제에도 공사 측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10년간 추진해 온 사업인 만큼 가등기 설정 조건을 철회하고 최초 분양 공고와 매매계약에 따라 사업을 재개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입장이다.

공사는 가등기 설정이 PF 대출이나 사업 진행과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계약 종료의 주된 이유는 기한이익 상실이며 책임은 A사에 있다고 주장했다. 가등기 요구가 부당하다는 A사의 주장에 대해서는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가등기 설정이 사업 자금 조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우선순위 가등기를 설정할 경우 토지를 담보로 하는 대출이 막혀 사업이 무산될 가능성이 다분하다"며 "청라 휴양용지의 경우 가등기 논란뿐만 아니라 개발 면적 감소, 토지 사용 및 소유권 이전 시기 지연 등 각종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프로젝트"라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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