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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근로손실 45% 증가, 미래 갉아먹는 성과급 갈등

파이낸셜뉴스

큰 사업장 노사분규 증가하고 격렬
이익 분배 과도한 기업 미래가 없다

경관 조명 밝힌 포스코 포항제철소. /사진=뉴스1
경관 조명 밝힌 포스코 포항제철소. /사진=뉴스1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호황 기업에서 촉발된 성과배분 요구가 자동차와 조선 등 주요 제조업으로 퍼지면서 곳곳이 파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올해 제조업 현장에 성과배분 논쟁이 첨예한 노사갈등의 핵으로 작용해왔다. 이런 갈등이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어 내년 노사 간 의견차는 더욱 심해질 것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8일 공개한 자료를 보면 9월 말 기준 올해 노사분규에 따른 근로손실일수는 48만9000여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2% 늘었다. 분규 건수는 줄었는데 손실이 커졌다는 건 규모가 큰 사업장에서 파업이 더 격렬하고 길게 이어졌다는 것을 뜻한다.

실제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들에서 충돌이 거셌다. 현대차 노조는 2016년 이후 10년 만에 8시간 전면파업에 나섰다. 중국과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조선업계도 노사갈등으로 부분파업 등 충돌이 잦았다. N% 성과급 요구를 촉발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말할 것도 없다. 올해 대기업 노사갈등의 핵심 이슈는 단연 성과급이다. 영업이익 혹은 순이익 기준으로 직원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을 두고 노사 간 시각차가 본격화된 해였다. 이런 성과급 논쟁이 해마다 되풀이되는 노사협상의 핵심 이슈로 자리 잡을 것이다.

성과급 논쟁 외에 새로운 의제로 떠오른 것은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 폐지 여부다. 특히 피지컬 로봇 등장에 따른 노동 인력 감축 논쟁도 뜨겁다. 생산현장에 로봇을 배치하는 데 따른 기존 노동력 감소 문제가 노사 간 새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곳곳에서 벌어지는 노사갈등은 호황 업종에 그치지 않고 어려움을 겪는 철강 등 타 업종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익을 나누자는 주장의 취지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투자재원을 확보하여 연구개발에 집중하는 것이 우선순위다. 그래야 기업이 발전하고 미래가 있는 것이다. 기업이 있어야 노조도 있다. 당장의 이익분배에 급급하다간 기업의 영속성에 해를 끼칠 수 있다. 미래와 발전을 도외시하고 현실에 안주하다가는 한순간에 기업이 무너질 수 있다.

호황이 계속될 것이라는 과도한 기대는 경계해야 한다. 경기 사이클이 있고 언젠가 불황이 닥칠 수 있다. 그럴 때에 대비해 기업은 혁신을 위해 투자를 늘려야 한다. 자금력이 있는 호황기일 때가 투자를 늘릴 적기다. 그러지 않고 눈앞의 과실이 탐나 다 따먹어버린다면 어떻게 투자를 늘리겠나.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려면 낡은 노사문화부터 바꿔야 한다. '파업이냐 양보냐'의 소모적 구도를 벗어나 기업도 시장원리에 맞는 보상체계를 투명하게 세울 때다. 다만 동시에 연공서열 중심의 임금체계를 직무와 성과 중심으로 바꾸는 개혁도 병행해야 한다.

노사 모두 지금의 호황이 지속될 수 없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내년 글로벌 경제환경은 올해보다 훨씬 더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으로 본다. 미국 중간선거 결과에 따른 인공지능 산업의 쇠퇴 전망은 이미 증시를 뒤흔들고 있다.

최근 유럽 제조업의 위기가 우리와는 무관할 것이라고 장담하지 못한다. 유럽이 겪는 고임금 부담과 복지 대혼란, 중국 기업의 파상적 공세는 벌써 우리에게도 나타나는 문제다. 이런 현상이 곧 닥칠 것이라고 예상한다면 나누는 데 골몰할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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