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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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신혼집 마련·양육비 부담…

(4) 신혼집 마련·양육비 부담… "결혼보단 당장 먹고사는게 우선"

<4> 막막한 현실에 늦어지는 결혼전셋값 나날이 치솟는데 대출 받자니 평생 '이자 족쇄' 최근 2년 이내 결혼한 남녀 "주택마련에 1억8천만원 투자" 구조조정·조기퇴직 확산 등 불안정한 직장환경도 결혼 미루게 되는 주요 원인 "한국, 가정보다 성공 중시 영유아·출산 정부지원 늘려 미래 그릴수 있는 희망 줘야" #1. 34세 회사원 박준표씨(가명)는 지인들에게 '아직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얘기한다. '조금 더 즐기다 가야지'하는 생각도 있지만 결혼 때문에 입은 상처도 발목을 잡는다. 한 차례 결혼을 준비하다 헤어진 경험이 있기 때문. 결혼을 안 하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결혼비용 등 경제적 고민은 당분간 하고 싶지 않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2.35세 직장인 이진효씨(여.가명)는 결혼 계획이 없냐는 주변의 질문에 한숨부터 나온다. 회사 일은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을 만큼 바쁘고, 주말 출근은 일상이 됐다. 이렇다 보니 집에 가면 잠자기 바쁘고 소개팅 할 시간은 커녕, 누구를 만날 마음의 여유 조차 없다. 이씨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 알아가려면 자주 봐야 하는데 시간도 없고 상황을 이해해 줄 남자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며 고개를 저었다.관련기사 ☞ 기획연재 ‘한국인의 삶’"결혼은 언제 할 거니."취업 전쟁에서 한숨 돌린 2030세대가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다. 하지만 최근 결혼은 우선순위에서 점점 밀리고 있다. 취업시기가 늦어지면서 자연스럽게 결혼시기도 늦춰진 데다, 늦게 시작한 만큼 결혼비용 마련도 쉽지 않다. 여기에다 일에 집중하다 보니 결혼을 미루게 되는 이들도 늘고 있다. 결혼에 대한 생각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 결혼은 적령기가 되면 당연히 해야 할 '인생의 통과의례'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선택의 문제로 바뀌는 추세다. ■"전셋값 막막…결혼 생각하기도 싫어"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과 헤어진 박씨의 경우 당시 주택구입에 대한 부담으로 마음고생이 컸다고 털어놨다. 박씨는 전셋집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에서 지원하는 신혼부부 전세대출을 알아봤지만 부부 합산 연봉이 5500만원을 넘어 대상에서 제외됐다. 박씨는 "전셋값은 매매가에 육박하는데 당장 모아둔 돈은 적고, 이를 은행 대출로 메우려니 이자 부담이 너무 컸다"며 "당장 목돈이 필요한 신혼부부를 위한 대출인데 현실적인 부분을 반영하지 못한 듯했다"고 토로했다.실제로 신혼부부가 결혼 준비 중 가장 많이 지출하는 내역은 주택마련 비용이다. 결혼정보회사 듀오와 최인철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가 함께 운영하는 듀오휴먼라이프연구소가 최근 2년 이내 결혼한 남녀 1000명을 설문조사해 분석한 '결혼비용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신혼부부들은 주택 마련에 1억8028만원을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3년 평균 초혼 남성과 여성의 연령이 각각 32.2세, 29.6세인 것에 비춰볼 때 스스로 감당하기에 부담스러운 액수다. 박씨는 "직장인이 한번에 큰 돈을 모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생각할수록 답답해 아예 생각조차 안 하게 된다"고 토로했다.A씨(38)도 부동산 정책에 대해 '신혼부부에 대한 배려는 없는 기성세대를 위한 정책'이라며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A씨는 "경기부양을 위해 집값을 올린다는데, 그렇게 되면 신혼부부의 전셋값 및 월세 부담은 되레 커지는 것 아니냐"며 "하나의 정책을 만들더라도 모든 상황을 아우르는 방안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혼 후 과연 행복할까? 결혼 후 닥칠 현실도 외면하기 힘들다. 젊은 세대에게 맞벌이는 당연한 일이 되면서, 여성에게 출산과 육아는 결혼을 망설이는 이유가 되고 있다. 물론 성공적으로 사회생활을 이어가는 워킹맘도 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주변의 도움 없이 육아와 사회생활을 병행하는 것은 힘들다. 이 때문에 출산을 하려면 아기를 돌봐줄 시어머니나 친정어머니의 허락부터 받아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여기에 회사에서는 워킹맘을 배려한다고 하지만 '일에 올인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는 상사도 부담이다. B씨(28·여)는 "야근도 잦은데 '승진하려면 회사에 더 투자하라'는 상사의 충고와 엄마를 찾는 아이 사이에서 힘들게 사는 워킹맘 선배을 보니 안타까웠다"며 "만일 육아로 인해 현재의 자리에서 밀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결혼이 망설여지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아울러 구조조정에 조기 퇴직 등 불안정한 노동 상황도 결혼 결정을 더 힘들게 만든다. 이렇다 보니 2030세대에게 결혼은 '새로운 시작'이라는 설렘보다 '계산기'부터 두드리게 되는 냉혹한 현실이 되고 있다.일에 치여 결혼이 늦어진 이들도 있다. 대기업 연구원으로 근무하는 C씨(39)는 "인사권을 쥔 상사가 야근과 특근을 근태의 기준으로 삼아 일주일에 두번 야근, 주말 특근이 공식이 돼버렸다"며 "쏟아지는 일들을 정신없이 하다 보니 나이만 먹고 결혼만 늦어졌다"고 한탄했다.기업은 '직원이 행복해야 회사가 성장한다'며 가족이 날을 정해놓고 이른 귀가를 권하지만 그때뿐인 곳도 많다. 야근과 특근을 반복하다 보면 누구를 만날 여유도 없고, 결혼한 이들을 봐도 가족은 방치될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이상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우리 사회가 가족보다는 일의 성공이 중요한 것처럼 만들었다"며 "이처럼 행복한 가정을 꿈꾸기 어려운데 누가 결혼하려고 애를 쓰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정부와 기업이 가족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고, 영유아 및 출산 지원을 통해 젊은이들에게 미래는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제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필수 아닌 선택이 된 결혼이렇다 보니 결혼연령층도 높아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3년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 32.2세, 여자 29.6세로 전년에 비해 각 0.1세, 0.2세 상승했다. 10년 전에 비해 남자는 2.1세, 여자는 2.3세 올랐다.결혼에 대한 인식도 달라졌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사회조사결과에 따르면 결혼을 '해야 한다'는 대답은 2008년 68.0%를 차지했지만 2012년 64.7%, 2012년 62.7%로 떨어지다가 2014년에는 56.8%까지 내려갔다. 반면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는 응답에 미혼여성이 55%로 미혼 남성(41.6%)보다 높게 나타났다.박수경 듀오 대표는 "금전적인 문제 외에도 결혼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에 결혼을 꺼리는 젊은이들이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결혼에 대한 긍정적 가치와 의미를 홍보하는 활동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애 둘 사교육비 최소 月100만원" 엄마들의 고민

"휴일근무 자청해 사교육에 투자" 엄마들은 월평균 사교육비가 23만9000원이라는 얘기에 코웃음을 친다. 오죽 했으면 '돼지엄마(자녀를 명문대에 보내기 위해 교육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엄마들)'라는 얘기가 나왔겠느냐는 것. 실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들의 고민을 들어봤다.직장맘 A씨(중3, 초6학년)=사교육비로 한 달에 100만원 이상 지출하고 있다. 이것도 국어, 영어, 수학 같이 교과목과 관련된 지출만 이 정도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만으로 공부를 잘하면 좋겠지만 그런 '효자'는 얼마 없다. 맞벌이를 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지만 주변에 외벌이를 하는 동료를 보면 학원도 마음대로 보내지 못한다. 월급에서 다른 것은 줄이더라도 사교육비를 줄이지 않는 게 엄마들의 심정이다. 비싼 족집게 과외를 시키는 동료가 있는데 아이 성적이 올랐다는 얘기를 들으면 기분이 좋지 않다.관련기사 ☞ 기획연재‘한국인의 삶’직장맘 B씨(초1, 2학년)=최근 고민이 많다. 태권도와 영어학원, 학습지를 하고 있는 아들이 수영도 배우고 싶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초등 1학년 딸도 발레와 학습지를 하고 있는데 내년부터는 영어학원도 보내야 한다. 최씨가 한 달 동안 이 같은 사교육비로 지출하는 비용은 70만~80만원이다. 식비와 옷값까지 더해지면 수입의 3분의 1을 넘어선다.전업맘 C씨(초3, 4학년)=아들과 딸의 학원비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고려 중이다. 한 달에 애들에게만 150만~200만원이 들어가는데 주위에서는 '이제 시작'이라고들 말한다. 남편 혼자만 버는 외벌이로는 감당할 수준을 넘어섰다. 기본적으로 태권도.검도나 수영 등의 운동은 해야만 하고, 영어와 수학 등 학과수업을 위한 학원도 빼먹을 수가 없다. 무리를 해서 올해 여름방학 동안 필리핀으로 영어캠프를 보냈더니 늘어난 영어실력만큼 뿌듯함과 부담감이 교차한다. 아들의 계속된 자랑에 딸도 '나도 보내달라'는 투정이 늘었다.전업맘 D씨(7세, 2세)=남편이 교육에 관심이 많아서 수입의 상당 부분이 아이들 앞으로 들어간다. 큰아이 유치원비와 작은아이 어린이집, 피아노학원 비용이 매달 꼬박꼬박 들어가고 책을 사는데 들어가는 돈도 사실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아이가 책상에 앉아 책을 읽는 모습을 보면 아끼려야 아낄 수가 없다. 남편이 자진해서 주말근무를 신청해 사실상 주 6일을 일한다. 아이들에게 투자하는 비용 중에 휴일근무수당을 받아 쓰는 부분이 크다. 김병덕 기자

  (1) 대학졸업까지 3억.. 사교육 부담에 결혼 미루고 애 안낳고

(1) 대학졸업까지 3억.. 사교육 부담에 결혼 미루고 애 안낳고

허리 휘는 교육비, 온국민이 생활고<1>재수·휴학·어학연수 포함땐↑ 가구 소득의 27%가 양육비로 자녀 2명땐 맞벌이해야 유지 급증하는 사교육비 잡아야 의학의 발달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81세(남 77세, 여 84세)까지 늘어났다. 만 60세, 회갑잔치를 하는 것이 쑥스러울 정도다. 늘어난 수명만큼 고민의 깊이도 더 깊어졌다. 조리원에서부터 납골당까지 어느 것 하나 경쟁 아닌 것이 없다. 경제력의 격차는 부의 대물림뿐만 아니라 학벌에까지 직결되고 있다. 희(喜)와 락(樂)보다 로(怒)와 애(哀)가 더 사무치는 세상인 셈이다. 이처럼 팍팍한 세상에서도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고 가정을 만들며 느끼는 보람과 희열은 우리 모두를 살아가게 만드는 생명수다. 치열함과 절실함, 불안과 행복이 공존하는 세상, 파이낸셜뉴스는 신년을 맞아 2015년을 살아가는 한국인의 희로애락을 짚어보기로 했다. <편집자주>엄마들 사이에서는 '자녀를 명문대에 보내기 위한 세 가지 조건'으로 할아버지의 경제력, 엄마의 정보력, 아빠의 무관심이 정설이 된지 오래다. 대한민국에서 자식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내용들이다. 여기에 아이의 체력과 도우미 아줌마의 사랑이 더해져 '5대 조건'으로 확장된 버전도 있고 부모, 친가·외가 조부모를 합쳐 '식스포켓'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관련기사 ☞ 기획연재‘한국인의 삶’■출산 후 대학졸업까지 '3억' 이상 필요요즘 유행하는 말로 '웃픈(웃기지만 슬픈)' 이런 얘기들이 통하는 것은 자녀를 키우는 데 경제적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12년 기준 자녀 1인당 대학졸업까지의 총 양육비는 3억896만4000원으로 이전 조사인 2009년의 2억6204만4000원보다 4692만원이나 급증했다. 시기별로는 0~2세의 영아기 양육비용이 3063만6000원, 유아기(3~5세)가 3686만4000원, 초등학교가 7596만원, 중학교 4122만원, 고등학교 4719만6000원, 대학교가 7708만8000원으로 나타났다. 아이 한 명의 양육을 위해 월평균 118만9000원이 드는 셈. 특히 이 조사에는 재수나 휴학, 어학연수 등이 빠져 있어 이를 포함하게 되면 더 늘어난다.4인 가족 기준 도시근로자 가족의 월평균 소득이 세전 기준 510만2800원인 것을 감안하면 실수령액(월 430만원 수준)의 27% 이상이 아이 한 명의 양육비로 지출되는 구조다. 자녀가 2명 이상이거나 대출까지 있는 가정이라면 맞벌이를 하지 않고서는 가계를 유지하기 힘든 상황이다.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연구소장은 "어느 나라나 보육비 부담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유독 사교육비 부문이 다른 나라에 비해 심하다"면서 "선진국의 경우 공적인 교육시스템으로 이를 보완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런 수준까지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잡히는 사교육비가 주범자녀 양육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은 역시 사교육비다.육아정책연구소에 따르면 가정에서 자녀 양육비용 중 부담되는 항목의 1위로 사교육비(57.9%)를 꼽았고 유치원 등 보육위탁 비용이 17.3%로 큰 격차를 보이며 2위로 나타났다. 2013년 기준 초·중·고생의 사교육비 총액은 18조6000억원에 달하며 초등학교가 7조7000억원, 중학교 5조8000억원, 고등학교가 5조1000억원 순이었다. 1인당 사교육비는 유럽발 재정위기의 영향으로 지난 2012년 월 23만6000원까지 줄어들었다가 2013년 월 23만9000원으로 다시 늘어났다. 이에 대해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관계자는 "사교육을 받지 않는 자녀들까지 포함돼 있고 방과후 학교와 EBS 교재 구입비도 빠져 있다"면서 "실질적인 교육비 지출과는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부모들의 애를 태우는 것은 사교육비 지출과 아이들의 성적이 정비례하고 있다는 점이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상위 10% 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1만6000원으로 하위 20%의 16만2000원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육비 중 증감률이 가장 높은 항목 역시 사교육비인 것으로 집계됐다.■교육복지 논란 속터지는 부모들이 같은 상황에서 부모들의 신경을 자극하는 것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는 교육복지 재정 문제다. 지난해만 해도 어린이집 휴원, 점심급식 차질 등으로 부모들은 직접적인 불편을 겪었고 심지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과 무상급식 예산을 둘러싼 정부와 일선 교육청 간의 갈등에 마음을 졸이는 상황이 이어졌다. 어린이집 누리과정은 사립의 경우 방과후 활동비 포함 월 29만원이 지원되고 무상급식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월 6만원 수준이다. 두 가지 중 어느 하나만 차질이 생기더라도 가계의 경제적 부담은 지원금 이상으로 늘어나게 된다. 결국 고령화 시대를 막기 위해 다자녀 출산을 권장하고 있지만 정작 낳고 난 이후에는 양육 부담으로 잠 못 드는 상황이다.정 소장은 "보육이나 교육 모두 기본적인 수준까지는 국가에서 보장해주는 것이 맞다"면서 "다만 교육의 경우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시장 메커니즘을 따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