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숙칼럼

기사 49개

  예고된 석유화학 위기

예고된 석유화학 위기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무함마드 빈 살만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폭소를 터뜨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그로테스크했다. 빈 살만이 자국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암살 배후자로 지목되면서 서방의 비난이 들끓던 시기 둘은 만났다. 지난 2018년 12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홀로 덩그러니 있던 빈 살만에게 푸틴이 팔을 흔들며 걸�

  '마스가'의 기회

'마스가'의 기회

대통령 박정희가 담배를 하나 꺼내 피워 물면서 정주영 현대 회장에게 한 개비를 권한다. 바로 불을 붙여주며 말을 이었다. "조선사업을 시작할 때 이 일이 쉽다고 생각했습니까. 일본, 미국이 안되면 유럽에 나가 돈을 구해보세요. 방법은 반드시 있을 겁니다." 정 회장이 훗날 현대의 조선업 출발점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 당시를 지목하며 떠올린 장면이다. '겨레의 빈�

  젠슨 황 프리미엄

젠슨 황 프리미엄

정확히 말하면 미국의 엔비디아 창업자 3명이 회사를 세웠던 곳은 새너제이의 레스토랑 데니스가 아니다. 창업자들은 젠슨 황이 한때 '알바'를 했던 데니스에서 몇 번 만나긴 했으나 사무실은 창업자 중 한명인 커티스 프리엠의 2층짜리 타운하우스에 차렸다. 커티스는 독특한 인물이었다. 넓고 길쭉한 이마에 천재의 전형 같은 얼굴을 한 그는 고교 시절 첼로 연주자를 �

  청년들을 뛰게 하라

청년들을 뛰게 하라

"하룻밤 사이 인간 노동력이 인공지능(AI)으로 대체될 것이다." 최근 이런 섬뜩한 경고문을 날린 이는 미국 오픈AI 대항마 앤스로픽의 최고경영자(CEO)인 다리오 아모데이다. 정확히 그날이 언제일지는 모르겠으나 머지않은 일이라고 장담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AI 투입 하루 만에 사무직 일자리 절반이 사라진다. 믿거나 말거나일 수 있겠으나 아모데이의 예상이 국내에서

  문 닫힌 편의점에서

문 닫힌 편의점에서

작가 김호연의 소설 '불편한 편의점(2021년)'의 내용은 제목에 붙은 '불편'하고는 사실 별 관련이 없다. 인생은 문제 해결의 연속이라고 믿는 배우 출신 작가 인경이 청파동 골목길에 등장한다. 바퀴가 시원찮은 트렁크를 질질 끌고 낡은 보도를 끝도 없이 헤매다 마침내 찾은 새 작업실은 삼거리 편의점의 건너편 빌라 3층에 있다. 자정이 너머 깨어난 인경이 이 편의점을 들렀을

  계륵 알래스카

계륵 알래스카

알래스카는 러시아 제국에 계륵 같은 존재였다. 내재된 자원의 가치를 제국 관리들도 모르는 바 아니었으나 수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너무나 멀었다. 통치가 쉽지 않았고, 점차 관리비는 감당이 안 될 수준에 이른다. 운명의 새 주인을 맞게 된 것은 비운의 왕가 로마노프 왕조 말기 알렉산드르 2세 시절이다. 얼지 않는 땅을 찾아 흑해까지 내려갔으나 유럽 열강을 등�

  유럽의 우울

유럽의 우울

"오바마를 보고 있으면 내가 어렸을 때 존경하던 사람들과 비슷한 구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을 단숨에 베스트셀러 작가로 끌어올린 회고록 '힐빌리의 노래(2016년)'에 나오는 대목이다. 명확하고 완벽하게 표준발음을 구사하는 오바마의 억양은 밴스에게 생경했다. 현대 미국의 엘리트 사회를 자신의 것으로 확신하고 행동하는 오바마를 �

  다이너마이트 트럼프

다이너마이트 트럼프

늦가을 마러라고의 밤은 묘한 들뜸과 긴장이 뒤섞여 있었다. 캐나다 총리 트뤼도의 지난해 11월 말 미국 플로리다행은 전격적이었고 은밀했다. 당시 당선인 신분이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SNS에 '캐나다산 25% 관세'를 올린 순간부터 트뤼도는 바빴다. 글이 올라간 지 2시간 만에 트럼프에게 전화를 걸어 만날 날을 요청한다. 그로부터 날짜 통보를 받은 것은 이틀 뒤다. 조용히

  수출마저

수출마저

폐허의 땅에도 수출 무역선의 뱃고동이 울렸다. 1948년 2월 화신무역이 빌린 낡은 화물선 앵도환(櫻桃丸)이 부산항에서 출발해 홍콩 빅토리아 부두로 향했다. 이 행로가 한국 수출의 첫걸음이다. 당시 앵도환에 실린 물품은 한천과 건어물이 전부였다. 상인들은 각지에서 소달구지로 옮겨와 다시 큼지막한 그물망에 담은 뒤 배에 실었다는 기록이 있다(한국무역협회, 무역연감).

  이단아 머스크의 계획

이단아 머스크의 계획

"그는 화성에 너무 과도하게 열중하고 있더군요. 그가 화성에 대해 생각하는 바를 설명하도록 내버려두었더니, 뭐랄까 좀 기괴한 느낌이었어요." 말하고 있는 사람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다. 언급된 '기괴한 느낌'의 이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다. 게이츠가 머스크와 화성 이야기를 언제 나눴는지는 모르겠으나 2022년 미국 텍사스 테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