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전 최소 무승부가 목표였다"… 지옥 문턱 다녀온 일본의 고백 [2026 월드컵]
가마다 "애초에 최소 무승부가 목표… 1점 차 버티면 기회 올 줄 알았다"
네덜란드 넘어선 뚝심, 이제 4년 전 패배 안긴 튀니지 향해 복수혈전 정조준
[파이낸셜뉴스] 세계 축구의 정상에 서겠다는 그들의 외침은 결코 헛된 허세가 아니었다.
'아시아 최강'을 자부하는 일본이 강력한 우승 후보 네덜란드를 상대로 두 번이나 지옥 문턱을 다녀오고도 끝내 승점을 챙기는 무서운 저력을 과시했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 축구대표팀은 15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네덜란드와 2-2로 비겼다. 승리를 거두진 못했지만, 유럽의 거함을 상대로 두 차례나 리드를 내주고도 악착같이 따라붙어 승점 1을 수확한 것은 '절반의 성공'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경기 후 모리야스 감독은 안도감과 자신감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그는 "물론 승리를 가져오지 못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하지만 두 번이나 리드를 뺏긴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선수단 전체가 하나로 뭉쳐 귀중한 승점 1을 따냈다"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의 투지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실제로 이날 경기는 일본의 끈적한 생존 본능이 빛을 발한 무대였다. 후반 5분 피르힐 판데이크에게 뼈아픈 선제 헤더를 내줬으나 단 7분 만에 나카무라 게이토가 환상적인 중거리포로 응수했다. 이어 후반 19분 크리센시오 서머빌에게 다시 일격을 당해 패색이 짙어졌음에도, 후반 43분 가마다 다이치의 극적인 헤더가 터지며 기어코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더욱 소름 돋는 것은 경기를 대하는 일본 선수단의 냉정한 마인드셋이다. 천금 같은 동점골의 주인공 가마다는 "사실 오늘 경기의 최소 목표는 무승부였다"고 털어놨다. 강팀을 상대로 무리하게 맞불을 놓기보다, 냉혹하게 승점을 계산하고 철저히 계획된 플레이를 펼쳤다는 의미다.
그는 "네덜란드 같은 최상위권 팀을 상대로 리드를 뺏기면 순식간에 0-3으로 무너져도 이상할 것이 없다"면서도 "하지만 한 골 차만 끝까지 유지하면 반드시 우리에게도 한 번의 기회가 올 것이라 굳게 믿었다. 지난 4년에서 8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일본 축구가 쌓아온 조직력이 이번 위기 극복의 진정한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월드컵 우승이라는 원대한 목표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멘털리티를 증명한 셈이다.
지옥의 1차전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일본의 시선은 이제 튀니지를 향한다. 일본은 오는 21일 튀니지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 격돌한다. 지난 2022년 맞대결 당시 튀니지에게 0-1로 일격을 당했던 아픈 기억이 있는 만큼, 일본으로서는 물러설 수 없는 복수혈전이다. 가마다는 "4년 전의 아쉬움은 잊지 않았다. 이번에는 반드시 승점 3을 챙겨 16강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며 굳은 결의를 다졌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