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비핵화 침묵', 美 정부 "대북정책 변화 없다"
UFS 축소·연내 북미 정상회담 추진 속
트럼프, 비핵화 질문엔 즉답 피해 논란
국무부 "완전한 비핵화 계속 전념"
목표 유지하되 협상 방식 변화 가능성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핵보유를 기정사실화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으며 대북정책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자 미 행정부가 "정책에는 어떤 변화도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트럼프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대화 재개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도 비핵화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자 미국이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한 채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6일(현지시간) 미 국무부는 미국의 대북정책 목표가 여전히 완전한 북한 비핵화인지를 묻는 질의에 "미국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계속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미 당국자도 "미국의 정책에는 어떤 변화도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의 잇따른 발언으로 불거진 대북정책 전환 가능성에 행정부 차원에서 명확하게 선을 그은 것이다.
이번 입장은 트럼프가 최근 북한 문제를 놓고 이전과 다른 신호를 잇달아 보내면서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는 한미 연례 합동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를 대폭 축소하도록 지시한 데 이어 김 위원장과 연내 만날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북한을 압박하기보다 정상 간 직접 대화를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됐다.
특히 트럼프가 지난 19일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그는 북한이 57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후 김 위원장과 관계를 다시 구축하려는 목적이 여전히 북한 비핵화인지 질문받자 "그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동안 미국 정부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공식적인 정책 목표로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트럼프의 침묵은 북한 핵문제를 다루는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는 해석을 낳았다.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현실을 인정한 상태에서 핵동결이나 군축 등을 우선 협상하는 이른바 '현실론'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김 위원장과 정상외교 재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실제 협상 테이블에서 비핵화가 어떤 방식으로 다뤄질지는 여전히 변수다. 최종 목표로서 비핵화를 유지하면서도 협상 초기에는 핵동결이나 핵무기 감축 등 단계적 조치를 논의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한국 정부도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 가능성을 경계하며 한미 간 비핵화 원칙에 차이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두순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5일 브리핑에서 "한미 양국은 지난해 11월 한미 정상회담 공동 설명자료에서도 기술됐듯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 비핵화 목표를 일관되게 견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경민 기자




